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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별곡(猫別曲) - 사료 기증 부탁

생명 : 2018. 6. 19. 17:13


묘별곡(猫別曲)


서울에서부터 인연지은 길고양이 두 마리.

농장으로 데려왔다.


하나인 엘사는 동네 개들의 습격으로 절명(絶命)하였다.

하나 남은 아이.

너무 얌전하고, 

미모가 뛰어나다.

하여 이름이 ‘이쁜이’다.


년전 어느 날, 시골 들고양이 어미가, 갓 나은 새끼들 다섯을 데리고 나타났다.

녀석은 아이들을 농장 비닐하우스 안에 남겨 두고는 사라졌다.


녀석들은 무럭무럭 자라 성묘(成猫)가 되고,

또 다른 하얀 들고양이 씨를 받아 배태(胚胎)하고 새끼들을 낳았다.


나중에야 확인한 것이지만,

다섯은 모두 암컷이다.

모두 배태하고 새끼를 낳았다.

도합 열 두 마리다.


서울에서 데려온 예쁜이는 서울에서 TNR(Trap - Neuter – Return)을 받았다.

기실 나는 인간에 의해 강제 중절 수술을 받는 것에 회의적이다.

저들을 위한다는 말은 구실이고,

사실은 인간의 편의를 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에선 이런 의문을 거스리는,

처한 현실 조건 때문에, TNR을 생애 처음으로 당국의 협조를 빌어 따라가 보았다.


헌즉 농장 안엔,

애초 어미 고양이가 여섯이 살고 있었다.

모두 암컷이다.

봄철이 되자 가임 고양이 다섯이 새끼를 낳았고,

모두 모였을 때 헤아려보니 아이들만 열둘이 되더라.



(앞의 노란색 아이가 서울에서 데려온 이쁜이다. 언제나 양보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착한 아이다.)

그러니, 도합 열여덟이 되는 것이다.

아, 이들을 내가 어찌 돌볼 수 있으련가?

나는 서울에 있을 때, 유기견을 여럿 돌보았지만,

(※ ☞ 개망초(自註))

이런 사태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사료 한 부대를 사도,

이제는 게 눈 감추듯 축을 내어,

바삐 새로 주문을 내어야 할 형편이다.


게다가, 하우스 안이 더렵혀져,

이를 수습하느라 제법 품을 내어야 한다.


이는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지만,

문제는 사람은 언제나 자신을 앞세우고 셈을 하는 족속이라,

여러 조건 상황이 겹치게 되면,

저들에 앞서 나를 먼저 챙기게 되는 것이다.


아,

나는 이를 과연 어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하우스 안에 며칠 전부터 냄새가 심하다.

이쁜이가 무엇을 잘못 먹었는지,

연신 똥질을 하여 몸에 똥을 묻히고 다닌다.

며칠 전 이를 보고는 잡아다 목욕을 시켰다.

고양이 냄새는 실로 독하기 짝이 없다.

맨 손으로 처리 하였더니, 몇 차 비누로 씻어내었지만,

손에선 고약한 냄새가 가시지 않는다.


오늘 아침 일어나,

녀석이 흘리고 다닌 뒤처리를 하느라 수선을 떨었다.

헌데, 눈길이 미치지 않는 구석에 이르자,

놀랄 일이 전개되고 있었다.


어린 고양이 하나가,

풀어진 천막 실타래에 목이 감겨 죽어 있는 것이다.


아뿔싸.

사체엔 이미 구더기가 꾀고 있다.

제법 시간이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 참고 글 

☞ 덕순아

☞ 불한당(不汗黨))


급히 저 가여운 아이를 거둬 수습하였다.

어미를 불러 나무랐다.

나를 어이하여 부르지 않았는가?

녀석은 의아한 눈초리를 보일 뿐,

아무런 적극적 반응이 없다.


헌데, 어미가 무슨 잘못인가?

바로 곁방에 있으면서도,

저 아이의 위험을 알지 못한 허물은 바로 나에게 있지 않은가?


녀석을 거둬,

벚나무 밑에 묻어주었다.


내 아가에게 일렀다.


‘잘 가.

보살피지 못해 미안하구나.

행여라도 다음 세상엔 태어나지 말거라.’


그를 그리 떠나보냈다.


나는 그리하고서도,

아침을 먹었다.

산 자는 먹어야 산다. 

이 얼마나 시린 도리인가?


도대체가 천지불인(天地不仁)이란 말은 얼마나 적실하니 옳은가?


천지불인(天地不仁)이라 하였음이니,

천지간에 버려진 동물들의 세상 곧 불인(不仁)의 현장이다.

하지만 인간은 불인(不仁)하지 않다. 

아니, 않으려 한다.

인(仁)을 추수(追隨)한다.

 

나는 이를 대(對)하여 인인(人仁)이라 말하고 싶다.

천지가 불인(不仁)하다 한들,

인간은 인(仁)하다.

그런 의미에서 천도를 거스르는 것이,

바로 인간의 도리일런지도 모른다.

나는 이 길을 걷는 것이 인간이 마땅히 좇아야 할 태도라고 생각한다.

 

도교(道敎)에서 도를 수행하여,

삼천갑자 동방삭처럼 수십만 년 살게 되었다 할 때,

이게 어찌 자연스러운 노릇이겠는가?

도교 역시 자연을 거스르고 사람의 길을 닦고자 하는 것임이라.

하늘을 거슬려 인간의 가능성을 무한히 시험해 보고자 하는 노력,

이게 도 닦음, 즉 수도(修道)의 본래 진면목이다.

자연(도리)을 좇는 것이 아니라,

인간 독존(獨存)의 의지를 하늘에 대극(對克)하여,

창처럼 꼰아 든 인간의 자존(自尊)의식,

나는 이 의식을 꿋꿋하게 시험하고 펴보는 것,

또한 인간의 처연한 숙명이라고 생각해본다.


이렇듯 도교에서는 수심연성(修心煉性)한다 하였다.

유교에서는 이를 일러 존심양성(存心養性)이라 하였고,

불교에서는 명심견성(明心見性)이라 하였음이지,

그저 노자에서 말하듯 추구(芻狗)를 대하듯 무심한 자연을 따르라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아니 실인즉, 인인(人仁)은 천지불인과 함께 우주의 서로 다른 모습을 각기 드러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인(人)은 인답게, 천지는 천지답게 나아가는 것,

이게 불인(不仁), 인(仁) 전체를 초월하는 우주의 참 모습이 아닐까?


(※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天地之間 其猶橐籥乎 虛而不屈 動而愈出 多言數窮 不如守中.)


아기 고양이는 곁에서 죽었지만,

어미는 여전히 살아있고,

제 가슴을 헐어가며 아기들을 돌본다.

그 뿐인가 나 아닌 다른 무리들은,

궁박하여 쫓아낸다.

하지만 인간이라면 약한 이웃을 부축하여 일으켜 세우고,

또한 가난한 이를 보살펴 함께 손잡고 씩씩하니 웃음 지으며 거친 세상을 걸어간다.

전자가 천지불인의 실상이라면,

후자는 인인(人仁)의 길이다.

 

하늘을 향해,

올연(兀然)히 일어서서

사람의 길을 밝히고자 하는 태도,

당연 천지의 도를 거스를 수밖에 없다.

여기 천지와 인간의 대립이 있다.

인인(人仁)은 그러하기에 선한 의지가 작동하지만,

천지불인은 무심(無心), 무사(無私)할 뿐이다.

선악을 떠나 나는 이게 인간이 마땅히 가야할 길이거니와,

호오불문(好惡不問) 인간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하늘은 하늘의 길을 가고,

땅은 땅의 길을 가고,

사람은 사람의 길을 제 각기 걷는 것임을.

천도가 있다면, 이들 삼자를 전체로 아울러 일러야 마땅히 천도라 할 수 있지,

천지불인 이리 하나로 좁혀 천도라 이름할 까닭은 없다.


제안한다.


혹 가슴에 따뜻한 정이 흐르고,

머리에 옳은 뜻이 세워져 있다면,

다음을 쫓아 글을 주시길 바란다.


1. 고양이 사료 기증 바란다.

2. 상당금에 해당하는 블루베리 (30,000원/1kg) 보내드린다.
   (※ 원하시는 블루베리 양 적어주시면, 그를 따를 것임.)

3. 배송 시기 미약정, 사전 예약제임.

4. 지금부터 7월 한달 간 유효.

5. 연락처(주소) → 찾아오시는 길


비밀글 또는 폰 문자로 성함, 주소, 전화번호 주시면,

여기 농장 형편에 따라 신선과 수확한 후 당일 보내드릴 예정이다.

지금은 수확철이 일러, 충분히 보내드리기 어려우나,

7월이 되면 더욱 원활히 보내드릴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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