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빚을 졌다
소요유 : 2011. 12. 30. 23:26
-서해성-
나는 빚을 졌다
김근태의 몸이 느려질 때
오늘 이 느린 걸음으로 뒤로 걷고 있다
고문으로 뒤틀린 신경줄들은 민주화 운동의 地圖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건 김근태가 아니라 민주주의다
민주주의는 그에게 빚을 졌다
條文마다
나는 용기에 빚을 졌다
숨소리 하나하나
괴로움조차 그에게 빚지지 않고는
어제를 지나올 수 없었다
내일 새벽 서울역을 떠나는 기차 바퀴소리는
남영동을 지나면서 이미 빚을 졌다
함성마저 빚진 광장이여
우리 성님을 깨워다오
나는 빚을 졌다네
이 슬픔마저
***
故 김근태.
국화 한 송이를 삼가 영전에 받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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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김근태
민주화운동에 뛰어들기란
아무나 할 일이 아니라 여겨집니다.
군홧발에 짓밟힘과 전기고문, 물고문을 각오하고
죽음까지 불사해야만....
저 또한 김근태님의 명복을 빕니다.
민주화운동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독립 운동할 위인 역시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금 독립운동하시던 자제들은 셋방살이를 전전하고,
김근태는 전번 도봉구에서 신지호한테 밀려 국회의원이 되지 못합니다.
물론 당시 전 정권에 실망한 사람들이 많아지기도 하였지만,
뉴타운 공약 때문에 그렇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쯤이면,
국민들이 얼마나 소리(小利)에 집착하는 우매한 집단인줄 알 수 있지요.
매화는 눈 속에서도 제 절개를 지킵니다.
지구상에 꽃이 수만 가지이지만,
모두 매화가 될 수는 없겠지요.
누구라도 민주화운동, 독립운동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으련만,
실제는 소수의 사람들만이 눈, 바람을 헤치고 매화꽃이 됩니다.
이를 어쩌겠습니까?
그저 저 같은 이는 국화 한 송이 바친다는 핑계로,
송구스럽게도 매화 향을 훔치고나 있을 뿐인 것을.
그러고보니
봉타 선생님께 새해 인사를 못 드렸네요?
새해엔 꼭 이루고자 하시는 일을 성취하옵시고
특히 건강하시길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재밌고 유익한 글을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저는 명절이라 하여 새삼 평상과 달리 지내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니 지내는 편입니다.
그래 혹여 인사가 전해오면 답례를 합니다만,
아니면 이 또한 무고한즉슨 고마운 일이리라 하고 지납니다.
은유시인님께서 이리 인사를 주시니,
외려 제가 먼저 차리지 못하여 송구합니다.
事事如意
萬事亨通
일마다 뜻대로,
일마다 형통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