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시티 오브 엔젤 (city of angel)

생명 : 2012. 4. 21. 22:43



(Sarah McLachlan Singing Angel in Her Home Studio)

그린 것은 봄 꽃잎처럼 날아가고,
아끼는 것은 깨져 사라진다.

나이를 들어가며,
허공중으로 흩어지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만 간다.

서울 시절,
나는 틈만 나면,
낮이건 밤이건 북한산을 드나들었다.

사람들이 산을 다만 조금이라도 알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는 사뭇 착하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처음엔 큰 길 따라 북한산 입구에 이르렀지만,
더럽고, 추한 그곳들을 피해,
산자락 둘레에 뱀 허리처럼 숨어든 오솔길을 새로 개척해내었다.

비록 에돌아가는 길이지만,
산사가 밤하늘의 별처럼 점점이 박혀있어 마음은 자연 정갈해졌다.
산으로부터 내리 흘러오는 삽상한 바람은 매양 가슴을 적시었다.

하지만 이도 잠시,
저 아래 동네에서부터 숨을 헐떡거리면 차고 올라온 민가들이 오솔길을 침탈하고 있었다.
저들은 때론 황음(荒淫)한 폭군처럼,
때론 야음을 틈타 담장을 넘는 도적인 양,
패악질을 저지르곤 했다.

때론 드러내놓고,
때론 은밀하게.

기르던 고양이를 산기슭에 내던져 버리든가,
강아지를 한데에 묶어 방치하곤 했다.

이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자,
저 큰 길로 다니는 것보다 외려 마음이 편치 않았다.
더러운 것, 추한 것은 그저 참아내면 그 뿐이지만,
따뜻한 피가 흐르는 동물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그저 참아내는 것만으론 마음의 아픔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해서 수년간 저들과 인연을 지었다.

그뿐인가?
집 근처에 사는
고물할아버지는,
그가 다니는 교회의 교인들이 버리다시피 하는 개들을 받아다,
마당가엔 묶어두고는 밥도, 물도 주지 않았다.
(※ 참고 글 : ☞ 2008/04/29 - [소요유] - 낮달)

게서 빼앗아온 강아지 하나.
(※ 참고 글 : ☞ 2010/01/26 - [소요유] - 풀방구리(강아지))

‘풀방구리’

그는 북한산 매서운 겨울바람을 한데서 맞받으며,
평생 고생만 하고 살았다.
밥도, 물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그리 길고, 진 고생을,
그는 왜 감당했어야만 하는가?

도대체가 저 어리고 착한 생명은,
어이하여 이 땅에 태어나 그리 태심(太甚)한 질곡에 놓여져야만 하는가?
참으로 천도는 있는가?

余甚惑焉, 儻所謂天道, 是邪非邪

“나는 심히 헛갈린다.
천도(天道)는 과연 옳으냐 그르냐?”

사마천(司馬遷)의 이 말이 어찌 사람에게만 미치겠는가?
저들 버려진 동물들을 보자하면,
참으로 천지는 불인(不仁)하기 짝이 없다.

우리 집에 들어와,
태어나 처음으로,
잠깐 영혼을 내 곁에 누이고 쉬었을 터.

그동안 녀석은 오로지 나만 따랐다.
처가 늘 밥을 챙겨 주었지만,
먹을 때 뿐,
그 외엔 내가 책상에 앉아 있으면,
밑에 앉아 아무도 근접을 못하게 했다.
처가 다가와도 짖으며 경계를 했을 정도였다.

아마도,
이 세상 그 누구도 믿음을 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나를 만나고는,
단 하나 마음을 허락할 사람을 얻었다 여겼음이 아닐까 싶다.

데리고 올 때,
이미 다 죽어가는 녀석이었다.
의사는 수개월을 넘지 못한다고 했다.
하지만 그 후 2년 3개월을 넘겨 살았다.

녀석은 이미,
뼈가 허물어지고,
살이 물렀고,
오장육부가 삭았음이라.

최근 며칠간 밥도 먹지 못하고,
오줌도 싸지 못할 지경이면서도,
녀석은 악착같이 일어서서 버티었다.
안아 눕혀놓으면 바로 일어나곤 했다.
선 채로 졸다가는 아차 넘어질 것 같으면,
이내 몸을 추슬러 다시 곧추 바로잡곤 했다.

장좌불와(長坐不臥) 도를 깨우치려 함인가?
좌탈입망(坐脫立亡)하려 함인가?

이게 다 부질없음이라,
인간사 이런 요상스런 짓거리가 다 무슨 소용일 터인가?

아마도 풀방구리는 나를 지켜주려고 한 것이 아닐까?
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아저씨를 그리 사랑했음이라.

‘다음 생엔 굳이 다시 태어날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
혹여 사람으로라도 욕심을 낼 것은 없다.
다만 된다면 바람이 되거라.

북한산 바람도 좋고,
설악산 바람도,
한계령 바람도 좋지.
여기 한탄강 바람이라도 괜찮지.
아무렴.

아저씨를 만나거든,
뺨을 핥듯 스쳐 지나갈 테지.
그러면 아저씨는 우리 풀방구리구나.
이리 여길 것이야.

손등을 간질이며 지날 때도,
나는 풀방구리가 여기에 있구나 이리 말할 것이야.

네가 내 옆에 있어서,
아저씨는 고마웠고,
또 한편으론 미안하구나.’

가만히 쓰다듬으며,
몇 번이고 이리 타이른다.

여기 농원 언덕에 오르면,
바람이 분다.
풀방구리가 혼줄 풀어 아저씨를 이리 찾아온다.

풀방구리가 아플 때,
Sarah McLachlan의 Arms Of An Angel을 함께 들었다.

며칠 간,
얼레 돌리듯,
연신 되풀이 하여.

이 세상의 강아지들은,
이 험한 세상에 숨어들어온 천사들이다.
천국으로부터 지상으로 유배되어 내려온.

****************************************

In the Arms of an Angel - Sarah Mclachlan

Spend all your time waiting
당신의 시간을 보내세요

For that second chance
그 다음 기회를 기다리면서

For the break that would make it okay
잘 될 기회를 기다리면서 말이에요

There's always some reason
항상 무슨 이유가 있지요

To feel not good enough
좋지 않은 기분을 느끼는 건 말이죠

And it's hard at the end of the day
하루가 끝날 무렵엔 너무 힘들어요

I need some distraction or beautiful release
약간의 기분전환이나 근사한 휴식이 필요하죠

Memories seep from my veins
기억들이 혈관으로부터 스며 나오네요

Let me be empty oh and weightless and maybe
날 공허하고 가볍게 두세요

I'll find some peace tonight
아마도 오늘밤엔 평안을 찾을 수 있겠지요

In the arms of the angel
천사의 품에 안겨

Fly away from here
이곳에서 벗어나 날아가요

From this dark, cold hotel room,
어둡고 차가운 호텔방에서

And the endlessness that you fear
그리고 당신의 두려움으로 인한 막막함에서 벗어나서 말이에요

You are pulled from the wreckage of your silent reverie
당신은 소리없는 망상의 잔해로부터 건져져

You're in the arms of the angel
천사의 품에 안긴거에요

May you find some comfort here
여기서 조금이나마 평안을 찾길 바래요

So tired of the straight line
곧은 길로 가기에 너무 지쳐

And everywhere you turn
어디서든 방향을 바꿀때마다

There's vultures and thieves at your back
당신의 등 뒤엔 사기꾼과 도둑들이 노리고 있지요

The storm keeps on twisting
폭풍은 계속 몰아치고

Keep on building the lies
당신은 계속 거짓말을 해요

That you make up for all that you lack
당신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말이에요

It don't make no difference escape one last time
마지막 한번의 위기를 벗어나도 달라진 건 없어요

It's easier to believe in this sweet madness
달콤한 바보같은 행동을 믿는게 더 쉽겠어요

Oh this glorious sadness
아 이것은 찬란한 슬픔이에요

That brings me to my knees
나를 굴복시키는 그런 슬픔이죠

In the arms of the angel
천사의 품에 안겨

Fly away from here
이곳에서 벗어나 날아가요

From this dark, cold hotel room,
어둡고 차가운 호텔방에서

And the endlessness that you fear
그리고 당신의 두려움으로 인한 막막함에서 벗어나서 말이에요

You are pulled from the wreckage of your silent reverie
당신은 소리없는 망상의 잔해로부터 건져져

You're in the arms of the angel
천사의 품에 안긴거에요

May you find some comfort here
여기서 조금이나마 평안을 찾길 바래요

You're in the arms of the angel
당신은 천사의 품에 안긴거에요

May you find some comfort here
여기서 조금이나마 평안을 찾길 바래요

'생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친 아기 고양이  (0) 2012.07.25
하늘아래 순종이 어디 있으랴  (0) 2012.07.22
말벌  (2) 2012.06.11
헤미 가다.  (4) 2012.02.07
개를 키우지 마라  (7) 2012.01.06
보헤미안(강아지)  (0) 2011.11.29
Bongta LicenseBongta Stock License bottomtop
이 저작물은 봉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3.0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행위에 제한을 받습니다.
생명 : 2012. 4. 21. 22: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