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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이와 팽이채 그리고 문과 안

소요유 : 2012. 11. 25. 09:48


우습다.

원래 세인들은 박근혜와 민주당 대선주자와는 겨룰 만한 상대가 아니라 여겼었다.
소위 일컫는 박근혜 대세론의 내용은 이번에도 야권은 날이 샜다는 것이다.

그런던 차,
안철수 현상이라 칭하는 바람이 격렬히 불기 시작했다.
누웠던 풀들이 그 바람을 타고 다시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니, 민초들은 일어나 바람을 일으켰다.
그리고 이름 붙이길 안철수 바람이라고 했다.

급기야 멀쩡하니 가만히 있던 이를 정치판으로 끌어들이며,
네가 깃발을 흔들라 이리 주문하지 않았던가?

문으론 도저히 아니 될 것 같으니까,
그럼 하고, 사람들은 희망을 실어 안이란 연을 날렸던 것이 아닌가?

그래놓고는 조금 지나자 단일화하여야 한다고 사람들은 게거품을 물었다.
바로 엇그제까지 조국 같은 작자는 은근히 안을 나무라며 문을 치켜세우기까지 하였다.

다 죽어가던 팽이(陀螺) 하나가 여기 있다.
갑자기 팽이채(陀螺鞭)가 나타나 팽이를 패대기 시작하자,
고맙습니다 하며, 아연 팽이는 활기를 띠고 되살아나 팽팽 돌기 시작했다.

그러자 조국을 비롯한 사이비 진보는 조동부리를 한데 모아 값싼 부주를 한다.

'단일화하지 않으면 다 죽는다.'

'한 놈만 나서라.'

이리 주문하며 윽박지르기 시작한다.

게다가 팽이는 제가 잘나서 씽씽 잘 도는지 알고는,
이젠 거꾸로 팽이채를 욕하며 나무라기까지 한다.

'네가 물러나야 나라가 산다.'

우습다.
나라가 아니고,
내심은 나 혼자 살고 싶었었던 것이지.

도대체가 바로 엇그제까지만 하여도 팽이채 없이 팽이가 다시 돌 가능성이 있었는가?
그러지 않았다면 어찌 지난 총선에서 그리 민주당이 지리멸렬 아작이 났겠음인가?

그러함인데,
이젠 좀 살만해지니까 안을 몰아가며 물러서라는 압력이 거세진다.
팽이채는 그럼 내가 쉬마 하며 빠지고 만다.

이제 노빠돌이들 그리고 사이비 진보들이 원하는 단일화가 이뤄졌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단일화가 아니라 안철수 바람이 불기 전,
박근혜 대세론이 누항을 누비던 그 시절하고 아무런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사태는 다시 원점 회귀하고 만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가관인 것이,
이리 되자 곧바로 조국 같은 사이비는 조동부리 헐어 말한다.

'문은 안을 끌어 안아야 한다.
아니면 죽는다'

있을 때는 험을 잡고, 없을 때는 무등 태우려 든다.
이게 사이비 진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역겹기 그지없다.

팽이채 없어진 들판,
제 잘난 팽이가 혼자 돌아가고 있다.

이제 바람은 잦아 들고,
팽이도 조만간 제 명운을 조용히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궁한 놈들, 즉 국민인지 백성들인지 하는 이들도 마찬가지지,
언제는 안달내며 바람 일으켜 불러들이더니만,
그리고 그제는 단일화 하자고 외치더니만,
이젠 사라진 안 보고 훌륭하다고 칭송하기 바쁘다.

그럴 양이면 애초에 안은 왜 불러들였는가?
왜 깃발을 흔들고,
연을 날렸는가?

난 이들이 우습다.
역겹기 짝이 없다.
헛바람 든 것들.

***

陀螺

소라는 소라이되,
삐딱하니 기울어져 비탈진 것을 일러 팽이라 이른다.
그래 저 홀로 한 번 잘 돌아가보려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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