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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

소요유 : 2013. 8. 9. 16:51


제가 소싯적에 이웃 학과 강의를 즐겨 도강을 하곤 하였습니다.
동국대 교수인 김용정, 원의범 교수께서 저희 학교로 출강을 하셨던 것인데,
저는 구석에 끼어들어 열심히 청강을 하였습니다.

요즘 폭염이 기승을 부리니 원의범 교수님의 가르침이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소개를 하려 합니다.
이 분께서 인도로 유학을 가셨는데,
너무 더워 처음에 머릿속으로 열이 마구 치달아 올라,
거의 공부를 포기할 지경이셨다 합니다.
그런데 누가 일러준 한 가지 비법대로 하니 그런대로 견딜 만하였다고 합니다.

그것은 틈만 나면 찬물로 샤워를 하는 것이었는데,
체열을 바로 낮추는 것이었음이니,
신체 각 기관이 이내 정상 수준으로 복귀가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이 옛 기억을 따라,
좀 전에 저도 책상을 박차고 일어나 찬물을 뒤집어썼습니다.
순간 정신이 또렷해지고 몸이 한결 가벼워지더군요.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몸이 달궈지는군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다시 한 번 물 맞이를 할 것인가?
저녁 서늘해질 때까지 참아낼 것인가?
이리 궁리를 틀고 있습니다.

워낙 게으른 위인이라,
찬물 뒤집어쓰는 것도 일임이라,
더위를 참아내며 앙버티어내고 있습니다. 

원의범 교수께선 아흔이 넘으셨을 터인데,
지금도 샤워를 즐기실런가 모르겠습니다.
강의 도둑 학생 하나 여기 있어 이리 안부 여쭙습니다.

다수(茶壽)까지 내내 강령하시길 비옵니다.

(※ 『茶壽』 指一百零八歲。這是因為『茶』的草頭為『二十』,『茶』字下半部是『八十八』
다수 : 108세를 가리킴. 초두가 20(二十)을, 그 아랫 부분은 88이니 합하여 108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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