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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불구(既往不咎)

소요유 : 2014. 3. 14. 12:29


哀公問社於宰我。宰我對曰:「夏后氏以松,殷人以柏,周人以栗,曰使民戰栗。」子聞之曰:「成事不說,遂事不諫,既往不咎。」
八佾:
哀公問宰我,製作土地爺用哪種木頭。宰我說:「夏朝用鬆,殷朝用柏,周朝用栗,說:使人膽戰心驚。」孔子聽後說:「以前的事不要再評說了,做完的事不要再議論了,過去了就不要再追咎。」

애공(哀公)이 재아(宰我)에게 사(社)에 대하여 묻다.
재아가 답하여 아뢴다.

‘하후씨는 소나무를, 은나라는 잣나무를, 주나라는 밤나무를 썼습니다.
이는 백성들을 전율(戰栗)케 하려 함입니다.’

공자께서 이를 듣고는 이리 말씀하시다.

‘이뤄진 일이라 말하지 않고, 
마친 일이라 간하지 않는다.
기왕 지난 것이니 탓하지 않는다.’

나무 종류가 다른 것은,
백성을 전율케 함이 아니라,
당시 사정이 그러했을 뿐이다.
물리환경 조건이 그런 나무를 쓸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재아는 엉터리 복명을 한 셈이다. 

만약 공자께서 기왕불구(既往不咎)이리 말씀하셨음을 두고,
이미 지난 일이니 그냥 놔두겠다는 식으로 해석하면 큰 탈이 난다.
공자는 저로서 실인즉 참으로 딱하다는 의중을 드러낸 바임이다.

孔子射於矍相之圃,蓋觀者如堵墻。射至於司馬,使子路執弓矢,出延射曰:「賁軍之將,亡國之大夫,與為人後者不入,其餘皆入。」蓋去者半,入者半。

공자가 확상포(矍相圃)에서 활쏘기를 할 때,  
자로에게 이리 분부하시다.

‘전쟁에서 진 장수, 나라를 망하게 한 대부, 남의 후사가 된 자는,
모두 들이지 말고 나머지들만 들게 하라.’

이를 두고 보면 자명해진다.
어찌 공자의 말씀인 기왕불구가,
마냥 허물을 덮자는 말씀이겠음인가?

지난 간 일이라,
그냥 덮는 것을 능사로 하면,
종내는 전쟁에 패하는 장수를 길러냄이며,
나라가 망하는 대부를 키우는 일이 아니랴?

작금의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을 두고,
혹자가 있어 기왕지사 운운하며,
덮자고 하고 있음인데,
공자의 기왕불구를 잘못 해석하고 있음이다.

무릇,
기왕불구 이 말씀은,
너무도 기가 차고 한심해서,
탄식조로 하신 말씀인 것임을 알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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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14. 3. 14. 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