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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구준승(規矩準繩)

소요유 : 2014. 4. 3. 13:04


어떤 사태가 벌어졌을 때,
대개는 그저 마음이 상하거나 급기야 분노에 이르게 되지만,
이를 갚지는 않고 대개는 마음을 삭히며 시간의 등에 올라타고 만다.
때론 사태와는 별로 상관없는 일에 마음을 내맡기며 치달으며 과녁을 빗겨간다.
이로써 자신을 위로하고 현실을 잊곤 한다.

만약 갚고자 한다면,
세인(世人)들은 이를 모질다고 나무라거나,
때론 우정 동정을 펴는 양 싶지만,
속으론 히히닥거리며 구경거리 삼아 즐긴다.

때론 사태를 일으킨 적보다,
이웃이 더 위험할 때가 있으며,
친구야말로 더욱 무서운 경우가 있다.

이는 다 훨씬 시간이 지나서야,
그 전모가 밝히여지곤 한다.

여기 우리의 비극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난 경전 하나를 다시금 음미해본다.

여기 글에 등장하는 먹줄이니 수준기니 하는 것은,
법(法)에 상당하지만,
이를 운용하는 요체는 상벌(賞罰)인데,
이는 이 자리에서는 인용하지 않았다.

상벌 - reward

이에 대한 말씀은 다음 기회가 혹 있을 수 있겠다.

... 故曰:巧匠目意中繩,然必先以規矩為度;上智捷舉中事,必以先王之法為比。故繩直而枉木斲,準夷而高科削,權衡縣而重益輕,斗石設而多益少。故以法治國,舉措而已矣。法不阿貴,繩不撓曲。法之所加,智者弗能辭,勇者弗敢爭。刑過不避大臣,賞善不遺匹夫。故矯上之失,詰下之邪,治亂決繆,絀羨齊非,一民之軌,莫如法。屬官威民,退淫殆,止詐偽,莫如刑。刑重則不敢以貴易賤,法審則上尊而不侵,上尊而不侵則主強,而守要,故先王貴之而傳之。人主釋法用私,則上下不別矣。

... 고로 기교가 무르익은 장인은 눈짐작만으로도 먹줄을 댈 수 있지만,
반드시 규구(規矩)를 써서 재며,
지혜가 뛰어난 이는 재빠르게 행하여도 일에 그르침이 없지만,
반드시 선왕(先王)의 법도에 비추어 행한다.

이와 같이 먹줄을 곧게 대면, 굽은 나무도 반듯하게 깎을 수 있고,
수준기를 평평하게 놓으면 울퉁불퉁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으며,
저울대에 추를 걸면 무게를 고르게 할 수 있으며,
말로 물건을 대면 많고 적음을 잴 수 있다.
고로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면,
들고 내림과 같이 그 다스림이 간단하다.
.....
.....

(※ 규구준승(規矩準繩)
목수가 쓰는 그림쇠, 자, 수준기, 먹줄, 이 사물(四物)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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