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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하시난시(斜視下視亂視)

소요유 : 2014. 5. 30. 22:35


63
눈을 아래로 두고, 두리번거리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감각을 억제하여 마음을 지키라.
번뇌에 휩쓸리지 말고 번뇌에 불타지도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63 目不斜視,足不躊躇,守住感官,保護思想,不懷欲望,不受燒烤,讓他像犀牛角一樣獨自遊蕩

앞의 수타니파타 63귀를 보자 하니 익숙한 글귀가 겹쳐 떠오른다.

或曰 賊是小人 何多奸巧,
虛虛子曰 眼目得斜視下視亂視 故主奸狼
<相理衡眞>

어떤 이가 허허자(虛虛子)에 묻는다.
도적들은 소인배이거늘 어찌하여 간사함과 재주가 많은 것입니까?

허허자가 이르신다.
(저들은 사물을)
옆으로 삐딱하니 기울게 보고,
아래로 내리깔고 보며,
이리저리 어지럽게 보는 까닭으로,
저리 간악하고 모지니라.

※ 참고

① 적(賊)
여기서 나는 도적으로 풀어내었으나,
기실 賊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적만을 이르는 말이 아니다.
무릇 상해(傷害)를 입히는 것은 모두 賊이다.
현명한 사람을 해치고, 백성에게 위해를 가하는 자들도 賊이고,
사람을 죽인 살인자도 賊이며,
복숭아 안에 들어 살을 파먹는 벌레도 賊이라 이르는 것이다.

② 사시하시난시(斜視下視亂視)
사시(斜視)란 사물을 바로보지 않고 삐뚜름하니 보는 것을 이른다.
불교의 팔정도(八正道)의 첫출발은 정견(正見)으로부터 시작된다.
바르게 볾은 바르게 앎(正思惟)의 단초인 것이다.
그러하니 바르게 보지 못하면 결코 바르게 알 수 없음이다.
바르게 알 수 없음이니 어찌 정정(正定) 즉 바른 길, 삼매(三昧)에 들 수 있으랴.

하시(下視)란 다른 이(사물)를 대할 때 아래로 내리깔아 무시하는 것을 이른다.
남을 무시한다는 것은 곧 교만하다는 것이다.
교만한 마음은 욕심이란 기름에 꽂힌 심지인 것이라,
제 욕심을 불 질러 질러 남을 이용하고 동원하는데 쉼이 없다.

난시(亂視)는 한 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이 정처 없이 떠다니기 때문에 일어난다.
악한 일을 하기 때문에 사위(四圍)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혹은 탐심을 일으키는 자는 육합(六合)을 훑어 다니며 남의 것을 빼앗기에 분주하다.

***

실제 사람을 대하다보면 가끔 눈을 한 곳에 고정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흰자위를 희번덕거리며 굴리는 인사를 만나곤 한다.

사방팔방으로 사물을 경계하고, 사정(事情)을 살펴,
종내는 이로써 무엇인가를 도모하려 함이라.
지극히 위험하구나.

이 때에는 사시하시난시(斜視下視亂視)를 가만히 속으로 읊조릴 사.

그런데 수타니파타의 다음 구절은 어떠한가?

目不斜視,足不躊躇

눈을 두리번거리고,
발은 머뭇머뭇 주저하고 있음이니,
어디 주처(主處)를 정하지 못하고,
외물에 정신을 팔려 어쩔 줄을 모르는 형국이다.

욕망에 파괴되고, 끝내는 불타올라 재가 되고 만다.

상리형진의 斜視와 수타니파타의 斜視,
남의 욕망을 훔치는 이와,
불타오르는 욕망에 넋을 맡긴 이.
이 양인이 만나면 아주 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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