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드잡이질

소요유 : 2014. 11. 3. 18:32


그저 달려가서 드잡이질을 하고 싶다.

여기 시골 동네는 현지 농부들이 율무를 주로 심곤 한다.
그런데 율무가 재미가 없는지 차차 다른 작물로 바뀌어가고 있다.
대개는 콩을 심는다.

멀리서 보니 며칠 전부터 동네 밭에서 콩을 수확하고들 있다.
그런데 저들이 떠나고 난 밭을 보니 용기 라면 통이 밭에 버려져 있다.
자세히 보니 일부는 태우고 나머지가 나뒹굴고 있는 것이다.   


내, 저 녀석들을 잡아 엎어놓고는 그냥 치도곤을 내고 싶다.
오늘 밭일을 다 마치고 근처를 가보니,
수북이 재가 쌓여 있고 그 위에 다시 각종 쓰레기가 버려져 있다.
며칠 사이에 켜켜로 쓰레기가 태워진 흔적이다.

내가 여기 시골에 와서 깨달은 것은,
밭은 그냥 놀려 두는 한이 있어도 절대 남에게 빌려주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저들은 제 땅이라 한들 귀하게 여기는 것 같지 않지만,
남의 땅은 더욱 엉망으로 홀대를 한다.
연년세세 저리 쓰레기들이 버려지고,
그것도 모자라 비닐 따위를 밭 한가운데다 태워버린다.

천박한 치들이다.
사내 녀석들이 무식하고 개차반이라 한들,
분단장 일삼는 계집사람은 좀 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내가 수년 관찰해보니 전혀 차이가 없다.
내 말은, 부부 중에 최소 하나는 바른 정신을 가지고,
저 짓을 말려야 하지 않겠는가 싶은 것이다.
어찌 저리 엉터리로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인가?

자신들이 살아가고 있는 터전을 저리 훼할 수 있음인가?
거기서 생명을 부축하는 백곡(百穀) 소출이 나오지 않겠음인가 말이다.
정말 저들은 천하디 천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주욱 돌아보아도,
밭을 정갈히 관리하는 이를 도무지 찾지 못하겠다.
저들에게 오만 정이 다 떨어진다.

저것을 어찌 할 것인가?
군청에 신고를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헌데 신고를 하게 되면 내가 그 임자임을 모두들 알게 된다.
가근방에서 나 말고 그럴 이가 없으니까.

하루 이틀 내에, 
결단을 내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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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14. 11. 3. 18: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