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사면

소요유 : 2015.08.12 20:55


우선 글 하나를 먼저 끌어 내본다.


.. 그러므로 명군이 신하를 기르는 데는,

법으로써 다하고,

방비로써 미리 잘못을 바르게 고쳐나갑니다.

고로 사사(赦死, 죽을죄를 면하게 함)하거나, 형벌에 관용이 없습니다.

사사하거나, 형을 면하게 하는 것을 일러 위엄이 어지로워진다고 합니다.

장차 사직이 위태로워질 것이며, 

국가 권위가 엉뚱한 곳으로 쏠리게 될 것입니다.


.. 是故明君之蓄其臣也,盡之以法,質之以備。故不赦死,不宥刑,赦死宥刑,是謂威淫,社稷將危,國家偏威。


오늘 나는 법가의 한 말씀을 이리 되새기고 있음이다.

작금에 광복절을 맞아 특사(特赦)를 하려는 조짐이 보인다.

정치인은 배제한다느니,

경제인들은 풀어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게 하여야 한다느니,

이로써 국민 대통합을 이뤄야 한다는 둥,

갖은 핑계와 논리가 동원되고 있다.


대저 형을 면하게 하는 현장엔,

이를 베푸는 이와 면형자(免刑者) 양 당사자만 부각되게 된다.

베푸는 이는 관용을 팔고,

면형자는 은혜를 사게 된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벌어진다.


허나, 

법률적 규율과 사회적 질서가 어지로워지는 것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이며,

범죄자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의 억울함은 그 누가 있어,

위로를 해줄 터인가?

위 양자가 짬짜미를 하는 동안,

피해자는 또 한 번 눈물을 흘리게 되며,

사회정의 구현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만다.


盡之以法 質之以備임이라, 

애오라지 법으로써 사회 기강을 철저하게 규율하고,

미리 예방함으로써 곧고 바른 세상을 만들어 가야한다.


집행 후, 도중에 사사(赦死)를 하려면,

차라리 애초부터 사형을 없애버려야 하며,

형에 관용을 베풀려면 법 제정 당시부터 형량을 낮춤만 같지 못하다.

왜냐하면 집행 도중에 형량을 낮출 일이 생겼다면,

애시당초 양형(量刑)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증이 아니겠는가 말이다.


이러저러한 핑계로 감형을 하며,

기왕에 정해진 형량(刑量)의 질서를 갖은 구실로 어지럽히면,

위음(威淫) 즉 위엄이 땅에 떨어지며 기강이 문란해진다.


경제인 사면의 중심에 서있는 자 하나를 보라.

이자는 상습적으로 죄를 짓질 않았는가?

먼젓번 사면 당시에 사면을 주도하던 이들 역시 금번과 매 한가지로,

경제인을 풀어 경제 활성화를 기하자고,

얻어 챙긴 깨엿 입에 물고 북치고 장구를 치지 않았음인가?

온갖 핑계와 구실로 세상의 법도를 허무는 이런 자들을 두고,

간사(奸邪)하다 하지 않으면 그 어느 누구를 향해 이르랴?


그런데 더욱 기가 찰 노릇은,

이자가 앞선 사면 당시 풀려나가자 마자 곧 이번 형벌의 원인 행위를 저질렀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함인데도 이번에도 역시 똑같은 구실(口實), 

즉 경제인을 풀어 경제 활성화를 기하자고,

외쳐대고 있음이다.


위음(威淫)만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

사면을 행하는 사람은 잔뜩 생색을 낼 수 있겠음이나,

시민들은 유전무죄(有錢無罪), 무전유죄(無錢有罪)임을 절감하며,

허탈(虛脫) 속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게 된다. 

이러고도 어찌 나라가 위태로워지지 않을쏜가?

허니 국가 권위는 엉뚱한 유전인(有錢人)에게 옮겨가고,

사람들은 살맛을 잃게 된다.


여기 법가의 한 말씀을 새로 또 하나 이끌어 둔다.


당시엔 진나라 사람들은 죄를 짓고도 가히 면할 수 있고,

공(功)이 없어도 가히 존엄을 유지할 수 있는 오랜 관습에 익숙해져,

새 법을 가볍게 범하였다.

이에 법을 범한 자를 엄히 주벌하고, 이를 반드시 지켰으며,

그것을 고발한 자를 후히 상주고, 이를 믿음으로 틀림없이 하였다.

고로 간악한 자로서 형을 받지 않는 자가 없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그를 원망하여 매일 허물을 탓하는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효공은 듣지 않고 상군의 법을 따랐다.

(※ 상군 : 상앙을 가리킨다.) 

마침내 백성들은 죄를 지으면 반드시 벌을 받는 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에 간악한 자를 고발하는 자가 많았다.

고로 백성들은 죄를 범하지 않았고,

그 형벌을 가할 데가 없어졌다.

이에 나라는 잘 다스려졌고, 군대는 강해졌다.

영토는 넓혀졌고, 군주의 존엄도 높아졌다.


이리 된 까닭은 죄를 숨기는 벌이 무겁고,

간악한 짓을 고발하는 상이 후하기 때문이다.

이 역시 천하가 자기를 위해 보고 듣게 하는 법도이다.

나라를 잘 다스리는 법술이 이미 이와 같이 명백한데도,

세상의 학자란 게 이를 모른다.


當此之時,秦民習故俗之有罪可以得免、無功可以得尊顯也,故輕犯新法。於是犯之者其誅重而必,告之者其賞厚而信,故姦莫不得而被刑者眾,民疾怨而眾過日聞。孝公不聽,遂行商君之法,民後知有罪之必誅,而告姦者眾也,故民莫犯,其刑無所加。是以國治而兵強,地廣而主尊。此其所以然者,匿罪之罰重,而告姦之賞厚也。此亦使天下必為己視聽之道也。至治之法術已明矣,而世學者弗知也。


원칙과 정의를 부르짖었음인가?


그러하다면,


盡之以法,質之以備。


법으로써 다하고,

방비로써 발라야 하리라.


나는 사면 반대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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