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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언장어(大言莊語)

소요유 : 2016.04.01 15:13


근래, 내가 차를 타고 동네를 지나다,

국회의원 후보가 제 홍보를 하는 것을 두어 번 목격하였다.


어제 우연히 광장을 지나다 이이를 만나게 되었다.

악수를 나누고, 그를 격려 하였다.


차를 타고 지나칠 때는,

만약 가까이에서 직접 대면하면 용기를 불어넣는 말이라도 해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헌데 직접 만나 악수까지 나눴는데,

외려, 이 날 이후부터, 다시 내 마음은 차분하니 가라앉았다.


대언장어(大言莊語)


바로 이 말씀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사리불(舍利弗)이 나무 아래에서 밥을 먹고 있을 때,

외도 여자 수행자가 사문은 어떤 식사를 하고 있는가? 하고 묻는다.


이에 대하여 사리불은 이리 말한다.


尊者舍利弗言:「姊妹!諸所有沙門、婆羅門明於事者、明於橫法、邪命求食者、如是沙門、婆羅門下口食也。若諸沙門、婆羅門仰觀星曆,邪命求食者,如是沙門、婆羅門則為仰口食也。若諸沙門、婆羅門為他使命,邪命求食者。如是沙門、婆羅門則為方口食也。若有沙門、婆羅門為諸醫方種種治病,邪命求食者,如是沙門、婆羅門則為四維口食也。姊妹!我不墮此四種邪命而求食也。然我,姊妹!但以法求食而自活也,是故我說不為四種食也。」

(雜阿含經)


“사리불이 말씀하시다.


‘자매여,


여러 사문, 바라문이 세속 일에 밝고, 풍수지리에 능해,

정당치 못한 방법(삿된 방법)으로 밥을 구하는 경우, 하구식(下口食)인 게입니다. 


여러 사문, 바라문이 하늘, 별을 관찰하는 점성술 등의,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밥을 구하는 경우, 앙구식(仰口食)인 게입니다. 


여러 사문, 바라문이 남을 위해 바삐 살며(※후에 상술),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밥을 구하는 경우, 방구식(方口食)인 게입니다. 


여러 사문, 바라문이 각종 병을 치료하는 의술 등의,

정당치 못한 방법으로 밥을 구하는 경우, 사유구식(四維口食)인 게입니다. 


자매여!


나는 이런 4 가지 삿된 방법으로 음식을 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는, 자매여!, 

법(法)으로써 밥을 구하고, 스스로 살아갑니다.

그런고로 나는 4 가지 삿된 방법으로 음식을 구하지 않는다 말하였던 것입니다.’”


여기 등장하는,  

하구식(下口食), 앙구식(仰口食), 방구식(方口食), 사유구식(四維口食)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세상의 모든 밥벌이 수단을 일컫고 있는 것이다.


하(下), 앙(仰), 방(方), 사유(四維)


여기서 앙(仰)은 곧 상(上)을 가리킨다.

또한 방(方)은 동서남북 사방을 가리키고 있다.

더하여 사유(四維)는 동과 남 사이 즉 동남, 남과 서 사이 즉 남동 .... 등과 같이,

동서남북의 인접한 방위(方位)의 중간 방위를 가리킨다.


상하, 사방(四方), 사유(四維) 모두를 지칭하자면 이내 시방(十方)이 된다.

이는 곧 공간을 이르는 말씀이다.

여기에 과거, 현재, 미래 즉 삼세(三世)를 가하여,

시공간을 아우르며 시방삼세(十方三世)라 이른다.


그러니깐,

하구식(下口食), 앙구식(仰口食), 방구식(方口食), 사유구식(四維口食)은,

세상의 모든 밥벌이 수단을 일컫고 있는 것이다.

여기 등장하는 橫法, 仰觀星曆, 醫方 등 때문에,

이 4 종을 풍수지리, 음양술법, 의술 등 방술이나 사술(邪術)을 가리키는 것으로,

오해를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이 경문에 대한 바른 이해가 아니다.


게다가, 대지도론 등에선 이 부분은 설이 좀 차이가 나서,

가령 하구식(下口食)을 合藥、種穀、殖樹로 나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출가인은 음악을 즐기지 말고, 농사를 지어서는 아니 된다고,

해석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말이다.

인간이란 농사를 짓지 않고, 식량을 구하지 않고서는 도대체가 명을 이어 갈 수 없다.

그러함인데 사문이 농사를 짓지 말라는 것은,

농사를 넘은 경계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 것이다.


가령 중이 농사를 지어,

내다 팔 궁리를 한다든가, 더 많은 소출을 위해,

가지를 자르고, 찢고, 농약 치고, 비료 듬뿍 넣으며 안달을 한다면,

차라리 모리(牟利) 상인이 되고 말지 중 노릇 할 까닭이 있겠는가?

헌즉 농사를 짓지 말라는 말은,

농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 탐닉하여,

수행을 게을리 하고, 성도(成道)를 그르침을 계(戒)하고 있음이라 하겠다.


저런 류의 나열법은 세상의 온갖 밥벌이 종류 중 특정 범주의 것을,

한 예시로 거론하는데 의의가 있지,

특별한 뜻으로 그것만을 한정, 구속하는데 주요 목적이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이는 나중에 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더욱 확실해질 것이다.


그럼 여기서, 방구식(方口食)의 예시로 등장한 위타사명(為他使命) 이것은 무엇인가?

점검해보도록 한다.

이는 타인의 심부름꾼이 되어, 바삐 뛰어다니며 종사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대지도론에선 曲媚豪勢,通使四方,巧言多求로 묘사되고 있다.

즉 이는 아첨하고, 호기로운 듯 위세를 부리며, 사방으로 심부름 다니며,

교묘한 말로써 이(利)를, 밥을 구하는 모습이니, 결국은 대동소이하다.


결국 이 모두는 貪圖利養 즉 욕심을 부리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기 바쁜 실상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나열한 직업군들에 대하여는 좀 의심을 갖고 이해하여야 한다.

가령 저 장면에서 음양술, 관상술이 아니고,

학자나 정치인을 꼽았다면 어이 다른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

학자가 곡학아세(曲學阿世)하고,

정치인이 탐권낙세(貪權樂勢)하고 있다면,

제 사리를 도모하는 모리꾼, 음양술사와 무엇이 다르겠음인가?


大言莊語而現威勢,以求利養者


큰 소리 치고, 말을 장려하니 꾸며, 위세를 드러내며, 

그럼으로써 이익를 도모하는 사람.


바로 이런 사람들의 밥벌이 방법, 그 정신을 부정한 것이지,

그 업을 무작정 가치 없다 이른 것이 아니다.


그런즉 사리불은 이리 말하고 있는 것이다.


但以法求食而自活也


“다만 법으로써 밥을 구하고, 스스로 살아간다.”


여기서 말하는 법이란 곧 불법, 진리를 뜻한다.


弘法利生


그 법을 널리 펴고, 중생을 이롭게 함으로써,

밥을 구하는 도리를 찾는다는 말씀이다.


그러자, 


淨口外道出家尼聞尊者舍利弗所說,歡喜隨喜而去。


“정구 외도 출가녀는 사리불의 말씀을 듣자,

연신 환희심을 일으키며 돌아갔다.”


大言莊語


저들 정치인들이란 것이,

큰소리치며, 표를 구하고,

장려한 말로써, 정치자금을 훑어가기 바빴지 않았는가?


요즘 거리엔 유세차가 돌아다니며,

대언(大言)을 팔고,

후보자는 골목길을 누비며, 

장어(莊語)를 늘어놓는다.


때문에 나는 저들 정치인들에게 잠깐 한 눈 판 것을 반성하며,

고쳐, 차분하니 지켜보기로 하였다.


... 須臾,武士獻馬謖首級于階下。孔明大哭不已。蔣琬問曰:

“今幼常得罪,既正軍法,丞相何故哭耶?”孔明曰:“吾非為馬謖而哭。吾想先帝

在白帝城臨危之時,曾囑吾曰:‘馬謖言過其實,不可大用。’今果應此言。乃深恨

己之不明,追思先帝之言,因此痛哭耳!” (三國演義)


“잠시 후, 무사가 마속(馬謖)의 수급을 계하에 바쳤다.

공명은 크게 울며 그치지를 않다.

장완(蔣琬)이 여쭙다.


‘이제 유상(幼常-마속의 字)이 죄를 얻음은,

이미 군법으로 정해진 바인데,

승상은 어이하여 그리 우시나이까?’


공명이 말하다.


‘내가 마속을 위해서 우는 것이 아니라,

선제(유비)가 백제성에 계실 제, 하신 말씀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위촉하신 말씀이 있음이다.


‘마속은 실속 없는 말이 많다.

크게 쓰는 것은 가하지 않다.’


오늘의 결과는 이 말씀에 바로 맞구나.

내가 밝지 못함이 깊은 한이 되고 있다.

선제의 말씀을 생각하니,

통곡을 하지 않을 수 없구나.’”


읍참마속(泣斬馬謖)


공명이 우는 것은 마속이 불쌍해서가 아니다.


선제 곧 유비가 마속을 두고 한 말씀.


言過其實


말은 번지르하나, 실제가 따르지 못한다.


이리 지적을 하였는데,

밝지 못하여 그를 장수로 삼았으니,

실인즉 허물은 자신에게 있다.


그리하여 공명은 표장(表章)을 올려,

자신의 관직 품계를 삼등(三等) 깎을 것을 청한다.


마속은 수재이나,

실전 경험은 없다.

상황에 즉하여,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고,

창의력 뛰어난 상상력을 발휘하며,

말 주변이 좋은 이도 때론 필요한 인재다.

하지만 전장(戰場)에 나아가면,

여러 예기치 않은 상황이 전개된다.

이러한 때는 실전 경험이 풍부한 이의 직감과 행동이,

이론가의 말보다 더 가치를 발할 수 있다.


마속을 더 다듬고 키운 후에, 등용하여도 될 것을,

유비의 말씀을 소홀히 하여 일을 그르쳤음이니,

이는 마속의 잘못이 아니라, 공명 자신의 잘못이다.


모름지기 인재 등용은 인사권자에게 있음이니,

인재의 업력(業力) 성패(成敗) 상당 분은 인사권자에게 있다.


이번 총선의 경우에서도,

大言莊語

이런 일을 일삼는 이를 철저하니 가려내야 한다.

매양 정치인을 욕하기 전에,

투표권자인 시민들 자신의 책임도 함께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공명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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