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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

소요유 : 2016. 8. 16. 19:03


헬조선


地獄朝鮮


나는 전에 웰빙과 힐링에 대하여 몇 편의 글을 쓴 적이 있다.

(※ 참고 글 : ☞ 2013/05/20 - [소요유] - 힐링과 약사불)

그런데 충분히 예상된 바이지만,

이즈음엔 웰빙과 힐링이란 말도 그리 자주 접하기 어렵다.

다만 헬조선이란 말만 들릴 뿐이다.


웰빙과 힐링은 사회역사학적 발전 단계상 분명 차이가 있으나,

이들과 헬조선과는 더욱 큰 차이, 아니 단절이 있다.

전자는 희망이나 기대가 남아 있었으나,

후자엔 절망과 포기만 보인다.


이 다음엔 무슨 세상이 예비되어 있을까?


이제 문득 목건련(目乾連)을 떠올려본다.


聞如是: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大目乾連始得六通,欲度父母,報乳哺之恩。即以道眼觀視世間,見其亡母生餓鬼中,不見飲食,皮骨連立。目連悲哀,即鉢盛飯,往餉其母。母得鉢飯,便以左手障飯,右手摶飯。食未入口,化成火炭,遂不得食。目連大叫,悲號啼泣,馳還白佛,具陳如此。


佛言:「汝母罪根深結,非汝一人力所奈何!汝雖孝順,聲動天地,天神、地神、邪魔、外道、道士、四天王神亦不能奈何!當須十方眾僧威神之力乃得解脫。吾今當為汝說救濟之法,令一切難皆離憂苦,罪障消除。」


佛告目連:「十方眾僧於七月十五日僧自恣時,當為七世父母及現在父母厄難中者,具飯、百味五果、汲灌盆器、香油錠爥、床敷臥具、盡世甘美以著盆中,供養十方大德眾僧。當此之日,一切聖眾或在山間禪定、或得四道果、或樹下經行;或六通自在、教化聲聞、緣覺;或十地菩薩大人、權現比丘,在大眾中;皆同一心,受鉢和羅飯。具清淨戒聖眾之道,其德汪洋,其有供養此等自恣僧者,現在父母、七世父母、六種親屬得出三途之苦,應時解脫,衣食自然。若復有人父母現在者,福樂百年;若已亡七世父母,生天,自在化生,入天華光,受無量快樂。」時佛勅十方眾僧,皆先為施主家呪願七世父母行禪定意,然後受食。初受盆時,先安在佛塔前,眾僧呪願竟,便自受食。


爾時目連比丘及此大會大菩薩眾皆大歡喜,而目連悲啼泣聲釋然除滅。是時目連其母即於是日,得脫一劫餓鬼之苦。


爾時目連復白佛言:「弟子所生父母,得蒙三寶功德之力,眾僧威神之力故。若未來世一切佛弟子行孝順者,亦應奉此盂蘭盆,救度現在父母,乃至七世父母,為可爾不?」


佛言:「大善快問!我正欲說,汝今復問。善男子!若有比丘比丘尼、國王太子、王子大臣宰相、三公百官、萬民庶人行孝慈者,皆應為所生現在父母、過去七世父母,於七月十五日——佛歡喜日、僧自恣日——以百味飲食安盂蘭盆中,施十方自恣僧。乞願便使現在父母壽命百年、無病,無一切苦惱之患,乃至七世父母離餓鬼苦,得生天人中,福樂無極。」


佛告諸善男子、善女人:「是佛弟子修孝順者,應念念中常憶父母,供養乃至七世父母。年年七月十五日,常以孝順慈憶所生父母,乃至七世父母,為作盂蘭盆,施佛及僧,以報父母長養、慈愛之恩。若一切佛弟子應當奉持是法。」


爾時目連比丘、四輩弟子,聞佛所說,歡喜奉行。

(佛說盂蘭盆經 西晉月氏三藏竺法護譯)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실 때,

대목건련(大目乾連)이 비로소 여섯 가지 신통력(六通力)을 얻고 나서,

부모를 제도하여 젖 먹여 길러 준 은혜를 갚고자 하였다. 

곧 도안(道眼)으로 세간을 관찰하니, 

그 죽은 어머니는 아귀도에 태어나 음식은 보지도 못하고 피골이 상접해 있었다. 

목건련이 슬피 울며 발우에 밥을 담아 어머니께 갖다 주니, 

어머니는 발우와 밥을 보자 덥석 왼손으로 발우를 잡고 오른손으로 밥을 움켜쥐었다. 

그러나 밥이 입에 들어가기도 전에 갑자기 불덩이로 변하여 먹지 못했다. 

이것을 보고 목건련이 슬프게 소리쳐 울며 부처님께 달려가 이러한 광경을 자세히 여쭈었다.

(※ 左手障飯,右手摶飯。원본엔 이리 되어 있는데, 飯이 겹쳐 있다.

盂蘭盆經略疏를 보면 이리 풀어져 있다. 左手障鉢。慳恐餘侵。右手揣食。따라서 이를 참고 하여 위와 같이 번역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어머니는 죄의 뿌리가 깊이 맺혀 있어, 

네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

네가 비록 효순(孝順)하여 이름이 천지를 진동할지라도,

천신(天神)과 지신(地神), 사마외도(邪魔外道), 

도사(道士), 사천왕신(四天王神)들도 어찌하지 못하니, 

반드시 시방의 여러 스님들의 위신력을 얻어야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이제 너에게 구제하는 법을 말해 주어,

온갖 어려운 이가 모두 근심과 괴로움을 여의고 죄업(罪業)을 소멸하게 하리라. 


부처님께서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시방의 여러 스님들이 7월 15일에 자자(自恣)할 때에,

7세(世)의 부모나 현재의 부모가 액난에 있게 될 이를 위하여,

밥과 온갖 맛있는 것과 다섯 가지 과일과 물 긷는 그릇과 

향유(香油)와 초와 평상과 와구(臥具)를 갖추고, 

세상에서 제일 맛난 음식을 그릇에 담아 시방의 여러 대덕 스님들께 공양하여야 할 것이다.

(※ 自恣 : Pravarana, 僧團生活中之一固定儀式。音譯「缽刺婆刺拏」,意譯「隨意」。指每年雨期夏安居末日,大眾就見、聞、疑三事,任由眾人恣舉自己所犯之罪,並對著其他比丘作懺悔,懺悔清淨,自生喜悅,稱為自恣。하안거가 끝나는 날, 잘못을 반성하고 참회하는 일)


이 날에는 모든 성현들이 산간에서 선정을 닦거나, 네 가지 도과(道果)를 얻거나, 

혹은 나무 밑에 경행(經行)하거나, 여섯 가지 신통이 자재하여서, 성문․연각을 교화하거나, 

10지(地)보살이 권도(~방편)로 비구의 모습을 나타내어 대중 가운데 있으면서,

모두 한결같은 마음으로 발우와 밥을 받는다. 

청정한 계와 성현들의 도를 모두 갖추니, 그 덕이 끝이 없다. 

누구라도 이 자자하는 승가에게 공양하는 이는,

현재의 부모와 7세의 부모와 6종(種) 친속이 3도(途)의 괴로움을 벗어나서,

곧 해탈할 것이며, 의식(衣食)이 저절로 이를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부모가 현존한 이는 백 년 동안 복락을 받을 것이며, 

만일 이미 돌아가신 7세 부모는 천상에 태어나되,

자재하게 화생하여 천화광(天華光)에 들어가 무량한 쾌락을 받을 것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시방의 여러 스님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두 먼저 시주(施主) 집을 위하여, 7세 부모를 빌며,

선정(禪定)에 들어 마음을 안정한 뒤에 공양을 받으라. 

처음 그릇을 받았을 때에는 먼저 불탑 앞에 높고,

여러 스님들이 축원을 마치면 자기 밥을 받으라.”


그때 목건련 비구와 이 모임의 대보살들이 모두 크게 환희하였으며, 

목건련의 슬피 우는 소리도 없어졌으며, 

목건련의 어머니는 이 날로부터 1겁 동안 아귀의 고통을 벗어났다.


[이하 번역 생략]“


이로부터 우란분재(盂蘭盆齋)가 유래한다.

지옥, 아귀에 떨어진 중생들을 제도하는 재가 오늘날에도 이어지고 있다.


오늘 날 여러 사람들이 조선이 지옥이라 자조(自嘲)하고 있다.

과연 우리에겐 목건련이 있는가?

부처님이 계신가?

부처나 관음보살을 부른다한들 그들이 과연 나타날 것인가?


엊그제까지만 하여도 웰빙이니 힐링이니 하며 자기 위안에 빠진 이들이,

급기야 땅바닥으로 무너져 앉으며 여기가 지옥이라 외치고 있다.


허나, 목건련과 같은 인연을 구할 것이 아니라,

자강자애(自强自愛)할 일이다.

그런데 자애(自愛)라 하여 자신만 사랑하라는 뜻이 아니다.

진정 자애하려면 자존(自尊) 의식이 있어야 한다.

자존은 연대하여 세상을 바꾸려 하지,

비굴하게 제 홀로만 잘 살려하지 않는다.


자존의식이 없으니까,

‘부자되게 만들어주겠다’

바로 엊그제 이 말에 속아 우르르 몰려들 갔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은 부자는커녕 헬조선을 외치고들 있다.

물경 80%가 대학으로 진학하고 있는데,

비정규직은 반이 넘고, 청년 실업률은 10%가 넘는다.

재벌들은 골목길까지 침탈하여 서민 생활경제까지 다 접수하고 있다.

그래 고작 그들이 흘린 콩고물 주어 먹으려 저들 마트에서 알바들을 뛰고 있다.

재벌 기업들은 고작 4% 정도만 고용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함인데도, 이들은 부자감세, 법인세 감면, 게다가 전기료 감면 혜택까지 받고 있다.


자강자애(自强自愛)는 자존감이 없으면 이뤄지지 않는다.

난 이 땅의 선남선녀들이 자존심을 회복하길 바란다.


웰빙부터 시작하여 힐링을 거쳐 헬조선에 이르는 이 땅의 형편에 대해,

감상이 일어나 잠깐 끄적여 보았다.


나는 그 숨은 내력을 알기에,

웰빙이니 힐링이란 말을 아주 싫어하여 쓰지도 않지만,

쓰는 이도 옳게 보지 않는다.


하지만 헬조선이란 말은 외려 현실을 제대로 잘 짚어내고 있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로되, 그르다 하지는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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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16. 8. 16. 1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