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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유감(遺憾) 1

농사 : 2016. 10. 14. 12:16


관행농에 대한 반성으로 출발한 유기농(有機農).

혹은 농업의 본래 모습을 찾기 위한 자각의식의 발로라 하여도 좋다.


나는 이 유기농에 의문을 갖고 있다.

이는 여럿이 있는데 오늘은 그중 하나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유기농을 짓는 이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다.’


저들은 화학비료 대신 유기비료를 쓴다.

그들이 쓰는 것은 유박이니 어박, 골분, 퇴비 등인데,

유박은 전량 수입품으로 이것 공연히 비싸기만 하지 지력 회복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발효가 되지 않았지만 땅에 뿌리면 비교적 속효가 난다.

하지만, 리그닌 성분이 없기 때문에, 

당년도에 효과를 보지만, 이듬해엔 또 뿌려주어야 한다.

땅에 유기물이 축적되지 않는다.

이리 볼 때, 이것은 화학비료와 기능 발휘 기작이 그리 큰 차가 없다.

이런 측면에선 조성 영양 성분 차를 제외하면 어박, 골박도 유박과 그리 큰 차이가 없다.


퇴비는 유박보다는 사뭇 낫다.

왕겨, 톱밥 등이 섞여 있어 리그닌이나 셀루로오즈가 공급되므로,

땅심을 높이는데 일정분 보탬이 될 소지가 있다.

하지만 발효가 많이 진행된 것일수록 당(當) 성분이 이미 많이 분해가 되었기 때문에,

그 효력이 그만큼 저감된다.


하지만 상품화 된 것의 품질은 보장되지 않는다.

돈분, 우분, 계분 따위가 섞여 있는데,

필경 거기 항생제, 성장 호르몬 등이 섞여 있을 터,

도무지 미덥지 않다.

게다가 건축폐목재, 하수처리 슬러지, 도심 가로수 낙엽 따위를 섞는다는 소문도 있다.

건축폐목재, 하수처리 슬러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지만,

가로수 낙엽엔 차량 배기가스로부터 나온 수은 따위가 다량 침착되어 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실로 끔찍한 일이라 이르지 않을 수 없다.

  

하여, 부지런한 유기농 농부는 퇴비를 직접 만들기도 한다.

퇴비장을 만들고서는 볏짚이나, 왕겨, 가랑잎, 농산부산물, 패화석 따위를 퇴적하고,

미생물을 투입하여 발효를 시키기도 한다.


그런데 바로 이 장면에서,

내가 오늘 특별히 지적하고자 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저기 넣는 미생물을 산에 가서 채취하거나,

외부 상품 제재를 구입하여 넣곤 한다.

이거 깊은 산에서 구한 것이거나,

비싼 것일수록 농부들의 자부심도 높아만 간다.


헌데, 이것 뒤집어보면 그 농장에 유익 미생물이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하고 있는 것이다.

제 밭 토양이 살아 있다면 다양한 미생물이 활동하고 있을 터,

굳이 수고롭게 산에 가거나, 비싼 미생물 제재를 살 일이 어디에 있겠음인가?


유기농 짓는다고 틈만 나면, 입 열어 그리 선전을 해대면서,

어찌 미생물이 없어 외부 다른 곳에서 동냥질을 하는가 말이다.

자생 환경이 한참 못났기 때문에,

매년 저 짓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함이니, 화학비료 넣고 짓는 농사와 유기농과 별반 하는 짓이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화학비료 대신 유기비료 넣을 때,

기대한 바대로, 무엇인가 밭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야 하는데,

그게 아니 되니까, 매년 저 짓을 되풀이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게다가 병충해도 여전하다.

때문에 유기농 짓는 이들도 관행농과 다름없이 농약을 친다.

다만 화학농약이 아니라, 자가 제조한 약제 또는 고가의 유기농 전용 농약을 뿌린다고 한다.

이것 말은 그럴 듯하지만, 치루는 댓가가 여간 적지 않은 일이다.


나이 많이 잡수신 농부 말씀을 들으면,

예전에 농약도 없었지만 병충해가 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니 농약 하나 없이 수천 평, 수만 평 벼농사를 짓고,

밭농사를 할 수 있었지 않은가?

이리 말하고들 있다.

유기농을 짓는다면 최소 이 정도 수준까지는 가야되지 않는가 말이다.


그런데, 이런 농장은 흔치 않다.

나는 그 이유가 과도한 비료를 투입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게 만악의 근인(根因)이 된다.

화학 비료 넣지 않는다고 유기농이 되는 것이 아니며,

화학 농약 아니 뿌린다고 유기농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 근본 마음보가 경개(更改)되지 않고서는,

유기농 아냐 요즘 유행대로 슈퍼유기농을 짓는다고 떠들어도,

다 엉터리를 면치 못하게 된다.


본고와 관련지어,

나의 지난 글을 하나 더 소개해둔다. 


☞ 유기(有機) 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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