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道可道,非常道

소요유 : 2017. 9. 27. 17:48


내 글을 통으로 복사해서,

제 글인 양 올린 글이 하나 있다.

작자에게 제대로 처리하라 일렀으나,
감감 무소식이라, 

그 출처를 따라 그곳에 들렸다.


내 점잖게 글 하나를 닦아 올리며,

표절, 복사질에 대한 일반론을 펴며 공론화하였다.


하였더니 별별 피라미들이 날뛰며 달겨들더라.

거긴 낚시 사이트라,

생명을 낚는 일에 종사한 적이 없는,

내가 노닐 곳이 못된다.

하지만 회원 가입하지 않으면 글을 쓸 수 없는 고로,

부득이 일시 가입하기로 하였다.

나중에 탈퇴할 예정이다.


내 글을 보더니,

거기 회원들이 난리를 치더라.

발의된 주제엔 접근도 하지 못하고, 

글 앞에서 오줌 지리며 기함을 하기라도 하는 것일까?

한자어를 처음 보는지, 이를 들어 시비를 거는 이가 있는가 하면,

글이 어려워 이해를 하기 힘들다며, 투정을 부리는 이도 나타났다.

게다가 하게 투로 말을 내뱉으며 자신도 한문 공부를 한 폭이라며,

잔뜩 허세를 부리며 자신의 공부 이력을 자랑하는 이가 나타났다.


마지막엔 이런 분이 나타나셔서,

좀 분에 넘치는 분부를 내리셨음이니,

민망할 뿐이다.


바둑으로 치면, 본문은 9단이요, 댓글은 9급이라. 그런데 9급이 9단이 두는 수를 가지고 알아듣기 힘드니 9급이 이해할 수 있는 수를 두라고 훈수하는 격이니 댓글을 보면 헛웃음밖에 안나옵니다. 

9단에게 9급이 두는 수를 두라는 지적질은 그동안 밤하늘 보면서 낚시께나 한 그많은 세월의 깨달음을 한순간 무위로 돌려버리는 악수가 아닐까 합니다. 


이제 한문 공부 많이 했다며,

빈정거리던, 그자의 댓글을 하나 소개해보도록 한다.


그자가 말하길,

‘우주 변화의 원리 / 한동석/ 대원출판’ 이라는 책을 구입은 하였지만,

이해를 할 수 없어 포기를 하였다고 한다.

기실 이 책은 동양철학적 기초가 없으면 제대로 소화를 할 수 없다.
아마 문외한이라면, 미처 두어 페이지도 읽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 것이다.

그러니까 자신도 공부할 만큼 한 이란 이야기 끝에,

이처럼 어려운 책도 접근은 해보았단 소리다.

기실 이 책에 대한 평가는 극단을 나눠 달린다.

이 책을 대상으로 석사학위 논문까지 쓴 이도 나왔지만,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이도 적지 않다.


이리 제 공부 내력을 까발리며,

도올을 한참 탓하고 있었다.

개나 소나 쥐뿔도 학문적으로 내세울 것이 없는 이가 곧잘 하듯,

도올 같이 널리 알려진 이를 까내리면,

자신의 위상이 한껏 높아지기라도 하는가?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道可道 非常道

이 구절에 대한 도올의 풀이가 한마디로 엉터리라는 것이다.


"도를 도라고 말하면 그것은 늘 그러한 도가 아니다. 

이름을 이름 지으면 그것은 늘 그러한 이름이 아니다“


그러면서, 구름이의 

‘노자를 웃긴남자라’ 책을 읽고는 큰 깨달음에 이르렀다는 식이다.

그의 설명을 더 들어보자.


노자는 문장을 놀랍도록 정확하게 구사하는 사람이지 애매하고 모호하게 적는 스타일이아냐. 

"가(可)" 자는 '무엇을 할 수 있다" "해도 좋다" "가하다" 는 의미를 가진 글자다. 

그래서 "도가도(道可道 )" 라는 말은 "도를 도라고 하는 것은 가능하다" 라는 뜻이다. 

그리고 "비상도(非常道)" 는 '하지만 언제나 도라고 할 필요는 없다' 가 된다. 

즉 '도를 도라고 불러도 좋지만 꼭 도라고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소리다.


이 첫 문장은 노자가 지금부터 설명하려고 하는 무엇에 대해서 이름을 '도(道) 라고 붙인다는 것을 말함과 동시에 

자기가 지금부터 그것의 이름을 '도(道 ) 라고 하기는 하지만 꼭 그것의 이름이 '도(道 ) 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데 

후대의 엉터리 학자들이 그 말을 못 알아먹고 2천 년 동안 헛소리만 해온 거라. 

이름을 '깨달음' 이라해도 좋고, '섭리' 라 해도 좋고, '법칙' 리라 해도 좋다는 말이다. 

그냥 이 름을 붙이다 보니 '도(道 )' 라 했을 뿐이니 이름에 무슨 심오한 뜻이 있지 않은가 고민하지 말라는 친절한 설명이다. 
그것을 첫줄부터 못 알아먹고 딴 동네 가서 놀고 자빠졌으니 그 담부터는 볼 것도 없이 죄 횡설수설이 될 수밖에 없지.


나도 구름 아줌마의 글을 읽어 보았지만,

좀 들척이다가 그를 더 이상 쫓지 않았다.

나와는 가는 길이 다름을 알기에 더는 그에 대한 관심을 두지 않았다.


도올 같은 이를 제 성정에 맞지 않는다고 함부로 폄하하거나,

구름 아줌마 같은 이의 새로운 해석에 대하여 무작정 경도되는,

그 무학(無學)내지는 천학(淺學)들의 경박함을 대하면,

그저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하여, 위 글에 대한 나의 견해를 밝혀두었다.

기왕에 내가 써내놓은 것이니,

여기 그 부분을 남겨두려고 한다.


구름 아줌마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 

그 분 주장을 존중을 하고 아니고는 별론으로 하고, 

저는 그 분 해석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이와 같이 독창적인 의론을 펴는 일에 대하여는, 

마음을 열고 즐거이 받아들입니다. 

더 많은 이가 나서서 학문에 윤기를 더하고 다양한 꽃을 피우기를 바랍니다. 


구름은 쉽고 단호하게 문장을 번역하는데 장기가 있지만, 

은밀하고 깊은 곳에 이르러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더군요. 

바로 道可道,非常道;名可名,非常名。 

이 해석도 그러한 예가 되지요. 


'도(道 ) 라고 하기는 하지만 꼭 그것의 이름이 도(道) 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해석은 이러하다며, 

구름이에게 흠뻑 빠져 그가 옳다며 무작정 추종하고 계신데, 

그리 서책을 많이 보셨다는 분이, 

어찌 남의 이야기는 잘 하시면서 스스로 깨우친 바는 소개를 하지 않으시는지? 


나는 道可道,非常道;名可名,非常名。을 이리 이해합니다. 


도라는 것은 입을 열어 설명하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가 있기에 그러하기도 하지만, 

도라는 것의 본질적 성격이 그러하기 때문입니다. 


저 글귀를 이해하는 핵심어는 常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道란 고정 불변적, 항구적인 게 아닙니다. 

그러니 조동아리를 헐어 말로써 도라고 이를 수는 있지만, 

그 순간 특정되어 고정되어 버리고 마니, 

도의 본성과 바로 어긋나 버리고 맙니다. 

道可道,非常道 

이 말은 바로 이를 지적하고 있는 것입니다. 


봄철 아지랑이처럼, 

손아귀로 잡았다 하는 순간, 

손가락 사이로 빠져 나가버립니다. 

이렇듯 도란 결코 대상화 되거나, 

고정 불변한 실체가 아니란 소식을 저 글귀는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色無常,受、想、行、識無常,一切行無常 


불교에서도 그렇기에 이리 無常을 말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격의불교라는 것도 도가가 불가와 비슷한 측면이 있기에, 

꽃다히 아름다운 종교철학적 역사를 만들어갑니다. 

(※ 그자는 또한 현장(玄奘)의 역경에 대하여 얕은 식견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내 이를 대고 따끔하게 나무라주었기도 하였으나, 이에 대하여는 약하기로 한다.)


구름이 식으로 도란 이 이름으로도, 저 이름으로 부를 수 있다. 

이리 해석하면 설혹 그 뜻을 어설피 얻을 수는 있을는지 몰라도, 

문장을 바로 해석하였다 볼 수는 없습니다. 


가령 ooo님께서 좋아하는 똥에도 도가 깃들고, 

밥에도 도가 있을 수 있은 즉, 

그 어떤 이름을 두고 도를 말 할 수는 있겠지만, 

구름이는 최소 저 문장 앞에서, 

非常性을 즉각 언급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불교는 無常性이니 아예 상조차 부정해버리고 맙니다만. 


活句翻成死句 


활구는 이내 뒤집어져 사구가 되고 마는 법. 


道可道,非常道 


여기서는 바로 이 장면을 어떠한 식으로도 그려내야 합니다. 

이를 소홀히 하면 구름이처럼 그저 재치있는 재주꾼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다만 구름이의 공덕은, 

直顯離言之妙라, 

전통적으로 도란 말을 떠나 신묘한 것으로 해석을 하곤 하였는데, 

이를 지상으로 낮춰 끌어내려 직절적으로 해석을 한 것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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