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삼세번

decentralization : 2017.12.22 12:47


소싯적 한참 주식투자에 관심을 기우렸을 때,

어느 책을 읽었는데, 거기 어떤 이가 파도를 보고 깨우쳤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그 내용인즉, 

해안가 파도를 보면 큰 파도가 세 번째마다 밀려온다고 하였다.

일본의 투자 전문 기법 중에서 제법 유명한 사까다5법(酒田五法)에서도,

역시 삼산(三山)이니 삼천(三川)이니 하며, 특히 셋이란 숫자가 많이 등장한다.

(※ 참고 글 : ☞ 제3장 기본 봉형 – 6)


이 책의 원문을 보고 싶어,

이리저리 수배를 하여 입수를 하였다.

오늘날엔 원한다면 얼마든지 외국 서적을 구할 수 있게 되었지만,

당시엔 이게 쉽지 않았다.

광화문통에 있던 외국서적을 취급하는 범한서적을 통해 구입하였다.

(Harvey A. Krow, 『Stock Market Behavior』, Random House, 1969)


주문 후 한참 지나 도착한 책을 읽어보았다.

투자와는 관련이 없는 그저 평범한 수필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해당 내용은 뭐 별 것도 없이,

내가 애초에 읽었던 바와,

다름없이 간략히 몇 줄로 적혀 있었을 뿐이었다.


이 책을 통하여,

별로 새로운 깨우침을 얻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

왜 하필 세 번인가?

이런 궁금증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파도가 일어나는 것은,

물리적 역학 관계에 따른 것이겠지만,

주식과 같이 인문(人文)에 강하게 바인딩된 영역에서도,

왜 주가가 삼이란 숫자에 묶여 있는가?


나는 이런 현상은 물리적 세계에선 매질(媒質)의 저항(抵抗) 요소,

그리고 인문 영역에선 정보 전달의 지연(遲延) 효과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를 받아들이는 인식 주체로서의 인간,

그 인식 구조체의 결정(結晶, crystal) 특성에 강하게 묶여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 양자는 기실 그리 크게 다른 것도 아니다.

왜 그런가?


뉴튼의 운동법칙(Newton's laws of motion) 중 제1법칙은 관성의 법칙이다.


In an inertial frame of reference, an object either remains at rest or continues to move at a constant velocity, unless acted upon by a force.


관성계에서,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다면, 

모든 물체는 원래의 제가 가진 일정한 속도로 움직인다.


그런데, 파도의 경우, 

조력(潮力), 풍력(風力), 또는 지진파 등이 밀려 올 때,

물, 바다 지형 등의 전달 매질 특성에 따라 마찰력이 발생한다.

전달되는 힘의 파동과 이런 마찰력 때문에,

규칙적인 출렁임이 발생하는 것이다.

관성력과 마찰력 간의,

밀고 당기는 길항(拮抗) 작용 때문에 파동이 생기고 마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세 번인가?

이것은 인문적 현상을 마저 이야기 하고,

조금 있다가 종합하여 말하고자 한다.


나는 앞에서,

주가는 인문 영역에선, 정보 전달의 지연(遲延) 효과 때문에 출렁인다 하였다.

가령 시장에 어떤 충격 정보가 가해졌을 때,

이에 반응하는 투자자의 정보 입수 시기에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즉, 입수가 빠른 사람은 즉각 반응할 터이지만,

뒤늦게 입수한 사람은 처음 사람보다는 늦게 반응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주가는 시차를 두고 몇 차례 출렁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물리, 인문 어떤 영역이든,

충격과 반응, 힘과 마찰력 따위의 대항 요소들 간의 상관 작용 때문에,

수차의 출렁거림이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 세 번이냐?


이것은 실제와는 그리 상관이 없다.

그게 실제는 한 번일 수도, 두 번일 수도, 세 번 일 수도, 다섯 번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이런 외적 현상을 제 편리대로 나눠 인식하도록 진화하여 왔다.

현실의 세계에서 펼쳐지는 다기다양(多岐多樣)한 현상의 모든 스펙트럼을,

섬세하게 구분하여 대응하기 보다는,

상중하(上中下), 대중소(大中小) 등으로 삼분하여,

적응적(adaptive)으로 현실을 대할 뿐이다.


물론 음양오행설처럼 둘 또는 다섯으로 나눠 보거나,

주역처럼 둘, 넷, ... 예순넷 따위의 2진법으로 나눠 보기도 한다.


지금 논의할 여유는 없지만,

동양의 2집법 체계는 기실 인도 아리아족 문화에 훈습되었을 것으로 본다.

순수 한철학(韓哲學) 체계에선 3진법이 기본인 것을 지적해 두어야 하리라.

이에 대한 내 소론은 다음 기회로 미룬다.


음양오행, 역(易), 또는 오늘날의 컴퓨터 시스템의 접근 방법이든,

또는 지금 이야기 하는 3분법이든,

나는 이것이 그 무엇이든,

인간 인식 구조의 특징 또는 한계로 본다.

(이들 간 우열은 없다.

다만 차별적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주식에서, 사까다 삼산(三山)이 언제나 옳은 것이 아니다.

때론 이산(二山, two top)도 적지 아니 발생한다.


결국 인간의 인식 구조체는 이런 내적 특성으로 강하게 묶여 있는 것이다.

그런즉, 충격의 파동이 들이 닥칠 때,

사까다를 신봉한다면,

세 차례 출렁거림이 올 것을 예상하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게 실제의 세계에선 때론 한 번, 두 번, 다섯 번으로 등으로 달라질 수도 있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것까지는 다 알기 어렵다.


다만, 힘 또는 정보의 충격 전달 과정 중에,

마찰력, 정보 전달 지연 효과로 인해,

파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사실 정도는 이해해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최근, 유빗의 파산 선언, 빗썸의 핵킹 따위로 암호화폐 시장이 출렁거린다.

시장 자체의 궁극적 존폐가 달린 문제가 아니라면,

이런 국부적, 지역적 사고(事故)는 시장 참가자들의 정보 도달과 인식 지연에 따라,

조수(潮水)처럼 출렁거림이 연차적으로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대처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금 이야기 한, 지연 효과에 따른 출렁임이,

몇 차에 걸쳐  일어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첫째이다.


지진이 발생할 때도,

일차 충격파가 닥칠 때,

바로 놀라서 움직일 일이 아니다.

가령 사무실에서 일할 경우,

책상 밑에 숨어 가만히 기다리다,

소강 상태에 임하여 피할 일이다.

이것 기실 쉽지 않다.

하지만,

오늘 내가 전하는 이치를 깨우친다면,

믿음으로써, 참아내는 것이 좋은 방책이 될 것이다.


그 다음으론, 외국 거래소를 참고할 일이다.

동일 종목에 대한 서로 다른 兩시장의 평가가,

얼마만한 크기와 방향의 싱크로율을 가지는가를 살필 일이다.


만약 어싱크(asynch)하다면,

로칼 시장에 가해진 일시적 충격을 시장이 흡수하리란 전망을 할 수 있을 터이지만,

싱크가 크다면, 이는 본질적으로 내외 시장 내용이 동조하고 있는 것이리라.

이렇다면, 저런 충격에 굳이 매어 있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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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7.12.22 20:14 PERM. MOD/DEL REPLY

    봉타선생님,
    여전하십니다.
    둘러보고 원고 빼갑니다.

    사용자 bongta 2017.12.22 22:07 신고 PERM MOD/DEL

    이리 소일할 뿐,
    제 형편에 세상 이치에 무슨 깊은 이해가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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