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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암호화폐

decentralization : 2018. 10. 11. 10:22


바람과 암호화폐


간밤에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천기(天氣)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라, 암호화폐시장 말이다.


하루 내내 시장 전반이 약 하락세를 이어가더니만,

밤 아홉시에 이르자, 디마켓(DMT)이 폭발하듯 드세게 치솟았다.

급기야, 새벽 01시 경 고점인 614원을 찍었다.

애초 230원 대에서 놀던 것이었으니, 물경 270%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upbit)


그러자 마치 기생화산(寄生火山)이 폭발하듯,

틈을 엿보던 암호화폐들이 비쭉비쭉 나오며 덩달아 세를 부풀렸다.


이를 두고 이제부터 암호화폐시장이 살아났다고,

북, 장구질을 하는 찢어진 갈잎처럼 가벼운 녀석도 나타나고,

그동안 물려 한숨만 쉬던 녀석들은 예의 그 천박한 ‘가즈아’를 외쳐댄다.

갈바람에 우쭐대는 허재비 같은 녀석들이다.

내 이런 녀석들 하는 꼬락서니가 뵈기 싫어,

도대체가 카페 놀음엔 뜻을 진작에 잃었다.


마음이 약한 인간은 절대 DMT에 투자할 수 없다.

그저 눈뜬장님 당달봉사가 되어, 눈알만 껌뻑거리며, 손가락만 빨 뿐,

하릴없이 혀만 차기 바쁘다.

조금 마음이 강하다는 인간도,

그저 기생화산이나 깔짝거리며 놀 뿐,

결코 본 화산인 DMT에 접근하지 못한다.


기생화산은 영어로 parasitic volcano란 한다.

parasitic은 말 그대로 기생(寄生), 기생충이니,

어디 빌붙어 명을 부지하는 상태를 뜻한다.


para는 beside(곁)을 의미한다.

주역(主役)이 아닌 것이다.

헌즉 앞길을 본류보다 더 예측할 수 없고, 험난하다.

올라도 본류보다 덜 오르고, 꺼져도 더 빨리 꺼진다.

양반은 고대 죽어도 곁불을 쬐지 않는다 하였다.

일류는 이런 어설픈 곳에서 놀지 않는다.

사람 심리란 얼마나 나약한가?

덜 위험한 곳을 찾으면서, 조금이라도 이문을 남기겠다는,

제 딴엔 영악한 셈을 한다.

하지만, 그러한 곳이야말로 제일 위험한 곳이며,

손실이 나기 쉬운 곳임을 알아야 한다.


투자를 하려면 DMT 같은 본 화산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아니면, 차라리 이부자리 펴고 일찍 잠을 청하는 것이 낫다.


(여담이지만, DMT는 이제 일대사를 끝내고 식어버렸다.
헌데, 부젓가락 들고 뒤적이며, 예서 전리품을 거두려는 자가 뒤늦게 나타나기도 한다.

(옛) 난지도에서 생활하려도 앞벌이가 되어야지, 이들이 다 훑고 지나간 자리를 따라 들어가,
뒷벌이 짓을 하고서야 어찌 체면이 서겠음인가?


다만 앞벌이가 되려면, 그만한 배짱과 스킬이 있어야 한다.

헌즉 내 말을 듣고, 아직 갖추지 못한 이가,

불쑥 앞벌이 흉내를 내는 것도 금물인 바,

이를 경계치 않을 수 없다.


내가 친절한 것인가? 

아니면 염려가 많은 것인가?)


기생화산格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이 왜 엉터리인가?

기생화산은 본디 화산이 되기 위하여 태어난 것이 아니다.

본 화산이 터지고, 그 에너지가 인근에 미처,

취약 지대에서 분출되고 만 것이다.

즉, 자체의 의지나 동력이 애초 있었던 것이 아니란 말이다.

헌즉, 앞날의 운명도, 어찌 될 수 없다.

앞날은 본 화산의 명운(命運)에 크게 의지할 뿐이다.


큰놈, 강한놈에게 붙어야 한다.

아니, 말을 잘 못하였다. 

상대하여야 한다.

본 화산은 폭발할 동기, 이유, 자료, 자원을 모두 가지고 있다.

이게 다 폭발되어 다 소진되기 전까지는 타오르는 것이다.

그리하기에 강하고, 힘이 세다.

애써, 약한 것에 의지하고서야,

어찌 명을 온전히 보전하길 기약할 수 있으랴?


하지만, 기생화산格 암호화폐의 시세 분출은,

마치 남이 장에 가니 똥지게 메고 따라간다는 격으로,

본원적 근거(fundamental)가 없다.

오로지 타오르는 동력은 사람의 마음에 이는 바람뿐이다.


아시겠음인가?


바람 말이다.


암호화폐 그 자체의 동인(動因)이 아니라,

그대 자신의 마음에 이는 바람이 불을 댕긴 것일 뿐이다. 


여기 시골 농장은 적지 아니 춥다. 

나는 이런 추위가 좋다. 

세포 하나하나가 팽팽히 살아나며 정신이 말짱하니 깨어난다.

산에 오르는데 바람이 산등성이로부터 불어온다. 

지난 가을에 진 낙엽들이 우르르 허공으로 날아오르다가 힘에 부치는가 싶자, 

이내 왼편 골짜기 쪽으로 좌르르 떠밀려간다.


사라지는 낙엽들을 쫓다 불현듯 생각 하나가 지피어 오른다.


바람은 볼 수 없는 것 아닌가?

다만 바람이 불러일으키는 흔적만을 우리는 지켜볼 따름이 아닌가 말이다.

바람이 켜 일으킨 품세에 낙엽이 허공을 나를 때, 

우리는 비로소 바람이 불고 있음을 ‘눈’으로 본 양 시피 여긴다.

본 것은 낙엽이로되, 불러 이르길 바람이 분다고 말한다.


퇴락한 사찰 처마에 풍경(風磬)이 아직도 매달려 있는 사연은 무엇인가?

바람이 처마 끝을 지날 때 풍경을 건드리자 가냘프게 딸~랑 딸~랑 소리가 허공을 번진다. 

그 소리로서 아직 여기에 내가 있음을 알리고 있다.

낡고 바랜 단청이 이제는 거의 잿빛으로 변해가고 있지만,

아직은 사찰이다라는 사실을 홀로 밝히는 증명법사(證明法師)인 양, 

풍경은 제 도리를 다 하고 있음이다.

구부정한 허리를 겨우 펴 다리며, 노승이 운판(雲版)을 겹게 두드리자,

때는 문득 사시공양(巳時供養)임이라, 

바람결에 때가 전해오고, 건너간다.

‘귀’로 쇳소리를 듣되,

다만 우리는 바람이 분다라고 말한다.


뱀은 혀를 날름거리며 바람을 핥는다.

개는 코를 씰룩 씰룩 대며 바람을 맡는다.

사람은 깃발이 날리는 것을 눈으로 보고, 

풍경 소리를 귀로 듣고서야 바람이 이는 것을 안다.


나는 20년도 더 된 바람의 기억을 아직도 가끔씩 떠올릴 때가 있다.

설악산을 다 타고 내려와 용대리에서 잠시 쉬고 있었다.

벗은 팔뚝 위로 감미로운 바람이 스치고 지나자,

숨구멍 하나하나가 열리고, 솜털이 깨어나며

정신은 그대로 황홀지경으로 빠져들었다.

그 순간 천년세월을 조우(遭遇)한 양,

넋은 그저 무량광(無量光), 무량수(無量壽) 피안으로 달려가던 그 날 그 때.


이렇듯 바람은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육입처(六入處)를 통해 불어온다.

정작 바람은 보이지도 않는데, 느낌, 감각만 남아 있는 게 아닌가?

도대체가 개시허망(皆是虛妄), 모두 바람처럼 허망한 노릇이다.

바람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이라.

바람을 어디메에서 찾으려는 게 과연 마땅한 도리인가?


육조(六祖) 혜능(慧能)의 비풍비번(非風非幡) 이야기는 또 어떠한가?


혜능 스님이 오조 홍인스님으로부터 전법 받아 남해 땅 법성사에 이르렀을 때다.

인종(引宗)법사가 열반경 강의를 하고 있을 때였다.

절 앞에 깃발이 펄럭이며 날리고 있었다. 

당시는 설법시, 기(旗)를 높이 달아 그 표시를 했다.

이 때 두 중이 서로 대론하되, 

하나는 깃발이 날린다고 하고, 하나는 바람이 분다라고 서로 자기의 주장을 할 때,

육조가 이르길,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니오,  깃발이 날리는 것도 아니다.

다만 그대들의 마음이 움직일 뿐이다.”


두 중이 송구스러워했다.



二十九 非風非幡

  六祖因風颺刹幡。有二僧對論。一云幡動。一云風動。往復曾未契理。祖云。不是風動不是幡動。仁者心動。二僧悚然。


【無門曰】


  不是風動。不是幡動。不是心動。甚處見祖師。若向者裏見得親切。方知二僧買鐵得金。祖師忍俊不禁一場漏逗。


【頌曰】


  風幡心動 一狀領過 只知開口 不覺話堕



육조가 마음이 움직인다고 말했으나,

그것으로 종결되었는가?

그나마 총기 있는 이라야 일으켜내는,

또 불같이 일어나는 이런 질문은 어찌 할 것인가?


“그럼 그 마음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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