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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농(解農)

농사 : 2018. 11. 17. 12:29


요즘 농장이 있는 시골에 별 일이 다 일어나고 있다.

멀쩡한 논바닥 한 가운데 집이 들어서질 않나,

한켠에선 아파트 공사가 한창 벌어지고 있다.

이게 절대농지가 아닌가?


절대농지 말엔,

절대적으로 농지로만 쓰여야 한다는 뜻이 함장되어 있다.


예전엔 절대농지에 행위제한이 엄격하여,

이를 훼손하여 집을 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헌데, 요즘엔 이까짓 하찮은 것 논이고 밭이고 없애는 것은 일도 아니다.

쌀값은 똥값으로 떨어져 있고, 

다른 농산물도 FTA로 인해 몇 년간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다. 

이미 농민은 천덕꾸러기로 전락해버렸음이니, 논밭이 뭣이 귀하랴?


비싼 대지(垈地)에 집을 지을 것도 없이,

헐한 논밭에 집을 짓는 것이 차라리 수지맞는 일이 되고 말았다.


문정권은 쌀값이 조금 오르자, 이를 막고자, 

추수기에 외려, 비축미를 풀 궁리를 틀고 있다.

지금 농촌 현장에서 인력을 하나 빌려 쓰려면, 100,000원 가량이 든다.

게다가 매 끼 밥 사주고, 때로는 차로 모셔오고 데려다 주어야 한다.

이들 뒤치다꺼리하기 위해선 한 사람은 종일 여기 묶여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그러하니 가외의 비용까지 계상하면, 20% 이상은 더 든다고 보아야 한다.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한다는,

농어업특별위원회는 정권이 선 지 사뭇 오래전 일이지만,

아직도 깜깜 무소식이다.

문정권은 농정에 철학이 없다 할밖에.

게다가 쌀값 조금 오른다고,

이를 억제할 궁리나 트고 있으니,

농정은커녕 해농(解農), 해농(害農)이라, 

농업을 흩어버리기로 작정을 하였다 싶다.

설령 지금보다 쌀값이 곱절을 오른다하여도,

다른 물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이라,

그 동안 10여 년간 하락하기만 하였지, 언제 오른 적이 있던가?


김성훈 前농림부장관은 이리 말하고 있다.


현재 농민은 전체 인구의 4% 정도인데 계속 줄고 있어요. 그런데 농림축산식품부는 갈수록 비대해지고 있습니다. 산하 공공기관도 자꾸 생기고 있고 직원들도 증원되고 있어요. 농민이 주는데 왜 농민을 지원하는 부처와 기관들은 늘어나야 하나요. 반대로 줄어야 정상 아닌가요? 

(출처 : DIGITALTIMES)


이는 내가 전부터 느끼고 있던 바라,

현지 농업 담당 기관을 접하다 보면, 참으로 가관이다.

농민들의 소득은 바닥을 기고 있는데,

저들 사무실엔 직원들이 넘쳐나고,

한가롭기 짝이 없어 보인다.

위인설관(爲人設官)이라,

농민은 곤고(困苦)한 생활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관리들은 함포고복(含哺鼓腹)이라,

과시 잔뜩 먹고 배를 두드리며 놀고 있는 형국이라 하겠음이다.


夫赫胥氏之時,民居不知所為,行不知所之,含哺而熙,鼓腹而遊 ...

(莊子)


본디 함포고복이란 장자에 나오는 말인데,

백성(농민)들이 배 터지게 먹어 즐겁고,

배를 두드리며 놀러 다녔다는 말이다.


헌데, 농정이 거꾸로 돌아가,

농민은 죽어 나가라 하고,

관리들만 살판이 난 세상이 하겠음이다.


皇祖有訓,民可近,不可下,民惟邦本,本固邦寧。

(尚書)


황조의 가르침이 있음이니,

백성(농민)은 가까이 하여야지, 멀리 하면 아니 된다.

백성이 오직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 나라가 편안하다. 하였다.


내가 여기 들녘을 거닐면서,

농지가 저리 집으로 바뀌고, 도로로 깎여나가는 볼 때마다,

농업의 앞날을 생각하면 참으로 심정이 착잡해지고 만다.


네들은, 언제고,

선불 맞은 멧도야지 짝이 나고 말리라.

그 때, 이리저리 뛰고 날뛰어야,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형편이 되어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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