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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龍頭蛇尾)

소요유 : 2018.12.12 19:36


용두사미(龍頭蛇尾)


어제 검찰이 이재명을 기소하였다.

거의 금년 내내 확성기 만들어 떠들더니만,

기껏 기소한 내용을 보니,

과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요, 용두사미가 아닌가?

일이 이 지경으로 엉터리로 돌아가고 말았음이라,

그래 그렇다면, 이제서야, 급할 것도 없으니, 

먼저 용두사미가 무엇인가 알아보자.


睦州問僧近離甚處(探竿影草)僧便喝(作家禪客。且莫詐明頭也解恁麼去)州云。老僧被汝一喝(陷虎之機。猱人作麼)僧又喝(看取頭角。似則似。是則未是。只恐龍頭蛇尾)州云。三喝四喝後作麼生(逆水之波。未曾有一人出得頭。入那裏去)僧無語(果然摸索不著)州便打云(若使睦州盡令而行。盡大地草木。悉斬為三段)這掠虛頭漢(放過一著。落在第二)。

(佛果圜悟禪師碧巖錄)


“목주가 어떤 중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디에서 왔는가?’


그러자 중이 갑자기 큰 소리로 할(喝) 하였다.

목주가 말했다.


‘노승이 그대의 할(喝) 한 소리에 당하였군.’


그 중은 또 다시 할 소리를 내질렀다.

목주가 말하였다.


‘그리 서너 차례 할 소리를 내지른 후에는, 어찌 할 터인가?’


중은 아무 소리도 하지 못하였다.


목주가 그를 치면서 말했다.


‘이런 엉터리 같은 녀석아’”


목주(睦州)는 흔히 진존숙(陳尊宿)이라 부르는 선승이다.

은거하여 짚신을 만들며 어머니를 봉양하였으므로,

진포혜(陳蒲鞋)라 부르기도 한다.


여기 할(喝)이란 선사들이 곧잘 내지르는 고함 소리를 말한다.

덕산방(德山棒) 임제할(臨濟喝)이라고,

선가(禪家)에선 몽둥이로 때리거나, 고함 소리를 질러,

선기(禪機)를 전하고 깨우침의 기연(機緣)을 짓는다.


탐간영초(探竿影草)라,

중에게 ‘그대는 어디에서 왔는가?’ 이리 묻는 것으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된다.


探竿이란 어부들이 긴 간짓대로 물고기를 한 곳으로 모는 것을,

影草란 풀을 뭉쳐 물속에 던져 그리로 물고기들이 모이게 하는 방법이니,

이로고서 그물을 던져 잡게 된다.


이는 본디 임제선사어록(臨濟慧照禪師語錄)이 출전인데,

임제의 주특기인 큰 고함을 질러,

마치 금강왕보검(金剛王寶劍)을 휘두르듯, 때론 금모사자(金毛師子)가 웅크리고 있듯, 

때론 探竿影草로 상대의 선기를 저울질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

有時一喝如金剛王寶劍、有時一喝如踞地金毛師子、有時一喝如探竿影草、有時一喝不作一喝用,汝作麼生會?

(鎮州臨濟慧照禪師語錄))


목주 화상이 ‘그대는 어디에서 왔는가?’ 이리 말을 던지니,

이는 그 상대 중을 지금 물고기 몰이하듯 시험하고 있는 것이다.


아, 그러함이니,

질문 앞에 노출된 이란 늘 이게 금강왕보검이나 探竿影草가 아닌지 의심하여야 한다.

자칫 어설프게 대꾸하다, 잡아먹혀 쫄딱 망하게 된다.


목주가 툭 던진 말이 금강왕보검인줄 모르는 중은,

임제의 할은 어디서 주어들은 바 있는 바라,

흉내 내어, 자기도 따라 할하고 소리를 질렀던 것이다.


벽암록을 지은 원오(圜悟)는 이 장면을,

作家禪客。且莫詐明頭也解恁麼去라며,

이 풋중을 作家禪客이라 부르며, 이 용케도 잘 해쳐나가 답을 하였다 평하고 있다.


여기 作家는 오늘날의 영어로 하자면 author쯤 된다.

이는 writer(作者)와는 구별된다.

말하자면, 말하고 글을 써낼 때,

그것이 온전히 자기 전속적인 창작 수준에 도달한 인물을 말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남의 목소리를 빌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목청으로 고고하니 말할 정도의 위인을 지칭한다 하겠다.

헌즉 불교에서 作家라 하면,

크게 깨달아, 남의 말을 빌거나, 글에 의지할 필요가 없는,

경지에 다다른 이를 말하는 것이다.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그러니, 고함을 지르거나, 몽둥이를 휘두른다 할 때,

무애자재(無㝵自在, 無礙自在) 아무런 것에도 걸림이 없다.


그러함이니, 원오가 저 풋중을 두고,

作家禪客이라 칭한 것은 벽암록의 이야기 전개 과정상,

그 극적 구성을 위해 잠시 이리 말하였다 여겨진다. 

어찌 목주가 첫 할에 저 풋중을 두고 作家禪客이라 여기며 넘어지겠음인가?


그러자, 목주는 짐짓 엄살을 부리며,

‘노승이 그대의 할(喝) 한 소리에 당하였군.’

이리 말하고 있는 것이다.

목주 이것 아주 음흉스럽고, 고약한 늙은이라 할 밖에.

어릿배기 중을 이리 가지고 놀아도 되는가?


陷虎之機라 이는,

호랑이를 함정에 빠뜨리는 기지라 할 밖에.


금모사자(金毛師子)가 웅크리고는,

이제 솟구쳐 올라 목울대를 콱 물어버리려는 참인데,

이 어릿배기 풋중은 이도 모르고, 다시 한 번 할을 내지르는 것이다.

목주가 이제 저자의 실체를 확실히 알겠구나 싶어진다.

저자의 꼬리가 잡혔으니,

그럴싸하나 사이비임이라, 인 듯싶으나 역시 아니며,

처음엔 용 머리인줄 알았더니, 뱀 꼬리도 되지 못하는 위인임이라.

(看取頭角。似則似。是則未是。只恐龍頭蛇尾)


바로 이 장면에서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목주는 이제 마지막으로 그물을 던져,

저자를 잡아낼 심산이다.

그래 다시 묻는다.


‘그리 서너 차례 할 소리를 내지른 후에는, 어찌 할 터인가?’


녀석 이제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마니,

꼼짝없이 그물 안에 갇힌 꼴이 되고 만다.


이제 본색이 드러난 저 녀석을 향해,

목주는 크게 나무란다.


이 허공에 대고 큰 소리치고 마는 허풍쟁이, 엉터리 같은 녀석아!


저 풋중, 이것,

문가 정권과 같지 않은가?


처음에 저들이 무엇이라 하였는가?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

전략적 모호성이니 하며, 사태를 관망하기 바빴던 저들.

자진하야하면 편리를 봐주겠다는 저들이 아니었던가?

시민들이 엄동설한 벌판에서 떨며 가까스로 판을 다 만들어 놓으니까,

뭉그적거리다가, 그제서야 촛불 광장에 뒤늦게 나타난 저들.

그러다 어쩌다 대권까지 거머쥔 저들이 아닌가?


저들은 처음부터 나타나자마자,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 하지 않았던가?

이게, 저 풋중의 一喝과 무엇이 다른가?


세상 사람들은

모두 저 풋중의 일할(一喝)에 속아,

저들 집단이 作家禪客인줄 알았겠지만,

나는 처음부터 저들의 정체를 간파하고,

양볼 터질 듯이 호루라기 불며 이를 경계하였다.

나의 예전 글을 들춰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폭등하고, 적폐청산 지지부진하고,

적폐본산 삼성 바이오는 코딱지만한 벌금으로,

분단장하여 멀쩡한 새색시 만들어 가마 태우고 시집보냈다.

저 홀로 일 잘하는 이재명은,

온갖 누명 씌워 사다리에서 끌어 내리는데 혈안이 되었음에도,

저 정권은 뭣이라 하였는가?


‘가슴이 아프다.’


조국도 그리 말하고, 문재인도 그리 말하였다.

이 어찌 저 풋중의 再喝과 무엇이 다른가?


시민들이 그래 다시 물었다.

네들 다시 믿어도 되니?


그러자, 저들은 무엇이라 하였는가?

묵묵부답


어찌 이쯤에 이르도록,

저들의 정체를 간취(看取)하지 못하고들 있는지?


似則似。是則未是。只恐龍頭蛇尾


그럴싸하나 사이비임이라, 인 듯싶으나 역시 아니며,

다만, 용두사미에 불과한 도당들임이라.


이를 어찌들 간파하지 못하고들 있는가?


하지도 않을 것,

내심 품은 뜻은 다른 데 있음인데,

큰 소리 뻥뻥 지르기 바빴으니,

허공을 훔치는 엉터리 불한당이 아니겠음인가?


작년 그러께 먹다 남은 깨엿,

솥뚜껑에 붙여두고,

시민들과 실경이질 할 이유가, 여유도 없는 것이다.

어서 달려가 남은 것 마저 먹을 욕심에,

시민들과 약속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닌 것이다.


這掠虛頭漢


아마, 저 풋중, 목주한테 크게 망신을 당하고서도,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씩씩거리며 분을 삭이지 못하였음이니, 

필시, 사하촌(寺下村) 선술집에 들어가,

술 처먹고, 계집질 하며, 술상 뒤집어엎고,

밤을 지새웠을 것이리라.

게다가 멀쩡하니 수행 잘하고 있는,

도반(道伴) 붙잡아 내어,

바지 벗기고서는,

부자지 잡아 빼고는 조리돌림하며, 

희학(戱謔)질에 여념이 없었을 것이다.


이러고서도,

부처가 될 것을 꿈꿀 수 있을 것이며,  

해찬이 노래하듯 매양 읊는, 

20년 장기 집권을 바랄 수 있겠음인가?


욕심도 사납구나.

흉코뇨.


這掠虛頭漢

같으니라고!


네들 무리들에게 고하노니,

一合一喝

이 하늘의 천둥 벼락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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