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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고추

소요유 : 2019. 1. 24. 18:21


토종 고추


여력이 된다면,

고추 뿐이 아니고, 모든 종류의 토종 식물을 기르고 싶다.


토종 고추는 진작부터 매해 심고 있다.

블루베리처럼 무멀칭, 무비료, 무농약으로 키운다.

미처 돌보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러하면 순식간에 풀로 뒤덮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버려 둔다.


수확량은 적을 수 있다.

고르지 않아서 그렇지 어떤 고추나무엔 엄청나게 달리기도 한다.

많으면 많은대로, 적게 달리면 적은대로,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풀숲을 헤치고,

말갛게 얼굴 내민 푸른 순정을 마주하게 되면,

마음속에서 절로 환희심(歡喜心)이 솟는다.


諸佛子!諸菩薩住是歡喜地,念諸佛故生歡喜心、念諸佛法故生歡喜心、念諸菩薩摩訶薩故生歡喜心、念諸菩薩所行故生歡喜心、念諸波羅蜜清淨相故生歡喜心、念諸菩薩與眾殊勝故生歡喜心、念諸菩薩力不可壞故生歡喜心、念諸如來教化法故生歡喜心、念能為利益眾生故生歡喜心、念一切佛一切菩薩所入智慧門方便故生歡喜心。

(十住經)


아, 환희심을 이리 잘 표현한 곳이 있을까?

구마라습(鳩摩羅什)이 번역한 이 경은 단권으로 되어 있다.

짧지만, 경을 외면, 

마치, 시원한 넥타(Nectar)를 마시듯, 

환희심이 절로 인다.


'모든 보살이 환희지에 머물며, 

부처를 염하니, 환희심이 일고,

불법을 염하니, 환희심이 일고,

보살을 염하니, 환희심이 일고,

보살행을 염하니 환희심이 일고,

......'


한 알의 토종 씨앗,

한 알의 고추일지라도,

그게 부처요, 불법이요, 보살이며, 보살행이 아닐 까닭이 어디에 있을 터인가?

나무 잎사귀를 헤치면,

고추가 바라밀청정상으로 우리 앞에 말갛게 나타난다.

어찌 환희심이 일지 않으리요?


물에 닦는 듯, 마는 듯,

풋고추를 입에 넣고, 한 잎 베어 물면,

조선시대 이래 이 땅에 전해져 내려온 신화가,

푸르게 푸르게 가슴으로 달려와 와락 안긴다.


저들은 늦여름의 열정을 향해 치달으며,

알알이 금옥 구슬로 영글려,

붉은 주머니에 고이 담긴,

그 고은 전설이 되어,

문득 어느 날 오후,

내 집 앞 뜨락에 주저리 주저리 달려,

찬란히 빛난다.  


사람은 이렇게 살아야 한다.


낮엔 햇빛으로 빚은 전설을,

저녁엔 달빛으로 물든 신화를,

열심히 텃밭 우물에서 두레박질하는,

저 순수한 토종 식물의 순수와 열정들과 함께.


사람은 그리 살아야 한다.


과비에 따른 비료 독을 염려하고,

착색제, 성장 촉진제를 걱정하고, 

농약을 두려워하며, 

박박 문질러 닦고,

GMO 유전자, 터미네이터(terminator) 종자니, 트레이터(Traitor) 종자니 하며,

찜찜해 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스스로 돌아보면 마구 화가 난다.

그 누가 있어, 이런 짓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며,

왜 인류는 이에 공동으로 저항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알겠지만 우리나라엔 식품에 GMO표시가 거의 없다 시피하다.

있어도 온전하지 못한 엉터리다.

정부는 시민 편이 아니라, 상인 편이다.

이런 정권을 물리치고, 바른 의식을 가진 정치 세력을 키워내야 한다.

내겐 진보니 보수니 하는 지들끼리의 권력 다툼으로 나뉜,

엉터리 정체성(政體性)에 관심이 없다.

다만 바른 의식을 가진 정치 세력이라면,

어떤 옷을 입든 관계치 않는다.

어차피, 선거 때만 되면,

정당 이름 바꾸고, 

수시로 고쳐 바꾼 정당 색 점퍼 입고,

거리에 도열하여,

천한 작부(酌婦)되어,

요사스런 웃음을 짓지 않던가?

그러함이니 좌우, 보진 따위를 가르는 색깔 따위가,

도대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명박 때의 쇠고기 파동도,

그게 광우병 쇠고기 위험이 있다, 아니다의 차원이 아니라,

왜 내 선택권을 빼앗아, 

저들 상인들에게 혼을 저당 잡혀야 했는가?

무엇보다 내겐 이게 참을 수 없는 고통과 분노를 일으켰다.


Terminator & Traitor 

The genetic modification of plants to produce sterile seeds (dubbed "Terminator" technology by RAFI - now ETC

Group -- in 1998) has been widely condemned by civil society, scientific bodies and many governments as an immoral

application of biotechnology. If commercialized, Terminator would prevent farmers from re-using seed from their harvest,

forcing them to return to the commercial seed market. "Traitor" technology refers to the use of an external chemical inducer

to turn "on or off" a plant's genetic traits - the same mechanism used to control seed sterility in Terminator plants. The

development of chemically-dependent plants and genetic seed sterilization threatens farmers, food security and the

environment. The ETC Group is campaigning with CSO partners world-wide to ban Terminator and Traitor technologies. 

(src : agriculturedefensecoalition)


57M 2010 ETC Group Latest Publications Terminator & Traitor Seeds February 28, 2010.pdf


(요약 & 정리)

불임(不姙) 씨를 만들기 위해 식물의 유전자를 조작하는 짓은,

시민 단체, 과학 기관, 많은 정부로부터 비난 받아왔다.


터미네이터는 농부가 수확한 후 씨앗을 재이용하는 노력을 방해한다.

트레이터는 식물의 유전적 특성을 활성화/비활성화 하는 기능을,

외부 화학물질로 통제한다.

때론 이 양자의 기술이 동시에 쓰이기도 한다.


한 마디로, 터미네이터는 한 번밖에 씨앗을 쓰지 못하게 하는 기술이며,

트레이터는 특정 화학 물질을 추가로 투입하여야 발아나 생장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로써, 농민은 씨앗을 매년 새로 사야하며,

종자회사는 매년 다시 팔아먹을 수 있으며,

가격 통제권을 거머쥐게 된다.


기실 이런 짓을 한 원조가 하나 있다.

위진(魏晋) 시대 왕융(王戎)이 그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다른 글을 참고하라.

(※ 참고 글 : ☞ 찬종취전(鑽種取錢))


수비초, 칠성초, 유월초 등 토종 고추 씨앗을 얻을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한다.

(※ 본문 말미 참조)

나는 매운 것을 꺼려 칠성초 위주로 텃밭을 꾸린다.

하지만, 매운 것을 좋아하는 이들이나,

고춧가루를 내어 김장까지 해볼 요량이라면,

이들을 모두 수확한 후,

한꺼번에 가루를 내 볼 만하다.

어떤 이가, 이리 하였는데, 

그 해 김장 김치가 너무도 삼삼하여,

가근방은 물론 원방의 모든 이들이,

입을 모아 칭송하였다 한다.


토종 고추엔, 매운 맛, 단 맛은 물론,

그리고, 신 맛, 쓴 맛, 짠 맛까지 오미(五味)가 모두 숨어 있다.

고추뿐이 아니고, 요즘 나오는 채소, 과수는 모두 단 맛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사과나무의 경우, 그래, 시장에 가면,

아예 새콤한 맛을 내는 홍옥 따위가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사과나무는 고작 4 가지 품종이,

거의 온 사과 시장을 싹쓸이 하고 있다고 한다.

오싹, 두렵지 아니한가?

품종 다양성이 사라져,

단일 과수일지라도 생물학적 다양성의 토대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요즘 나오는 과일이라는 것이,

모두 달기 만 할 뿐,

도대체가 과일 고유의 본원적인 맛을 느끼려야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천편일율적이고, 얄팍하여,

외할머니 댁, 그 웅숭 깊은 우물에 길어올리던,

그 그윽한 물 맛의 바닥을 가늠할 수 없는,

그런 깊이가 사라져 버렸다.


오늘날 거리를 횡행하는 계집사람들을 보면,

모두 다 얼핏 예뻐보이는닷 싶지만,

이내 비릿하여 나는 고개를 돌리고 만다.

도대체가 붕어빵도 아니고,

천편일률적이고,

저마다의 기품이랄까, 교양을 느낄 수가 없는 것이다.


토종은 본연의 품성을 고루, 간직하고 있다.

하여, 맛이면 맛, 색깔이면 색깔에 있어,

그 극한의 깊이에까지 이르는,

유전학적 인자가 함장(含藏)되어 있고,

그 발현 효과 또한 그에 따라 미치고 있으며,

종내는 약초처럼 약리적 작용 효과를 발휘한다.


현대의 종자회사에서 해마다,

패션 옷처럼 발표하는 종자라는 것은,

특정 기능 효과만 두드러지게 강조한 것이라,

만약 이를 빗겨간 약처(弱處)를 외부의 충이나 병이 공격하게 되면,

그냥 한 방에 속절없이 결딴이 나고 말아 버린다.

(이를 수직 저항성이라 한다.

반면 토종은 수평 저항성을 가져,

두루 팔방으로 저항 인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


오늘날의 계집사람처럼,

성형된 붕어빵 미인 역시 매한가지라,

이것은 마치 절화(折花)처럼 오래 가지 못하고,

조화(造花)처럼 향기가 없다.

헌즉 모두 가화(假花)라, 거짓 꽃이며,

공화(空華)라, 헛꽃이라 일러야 하리라.


이런 따위의 사이비(似而非) 종자가 아니라,

진짜배기 씨앗, 그 토종의 매력에 흠뻑 빠져 볼 일이다.

조그마한 텃밭이나, 베란다에 묘상(苗床)을 채비하고,

그 비밀스런 그러나 그처럼 은빛 찬란한 토종 씨앗의 향연을 함께 하게 되길 바란다.


(출처 : 경상북도농업기술원)


※. 토종 고추 씨앗 분양에 대한 정보 제공 사항.

(아마 이번 주 토요일이면 마감되지 않을까 싶다.)


☞ 토종 고유의 맛, 재래종 고추 분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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