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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와 야간도탈(夜間逃脱)

decentralization : 2019. 2. 17. 13:22


암호화폐와 야간도탈(夜間逃脱)

가령, 여기 코인 하나가 있다 치자.
한참 코인 열풍이 불 때, 등장한 코인으로 설정해둔다.
이제 가상의 사례를 실재화하여 설을 풀어보자.

당시 발행 주체는 북 치고, 장구 치며 연신 객들을 끌어 모았다.
커뮤니티엔 부화뇌동(附和雷同)하는 추종자도 적지 않아,
이들이 제법 세를 불리고 있었다.
급기야, 코인을 발행했는데,
그들이 주장한 목적 사업을 보면,
그 정도라면 얼추 천하는 아니더라도,
지구촌 한 구석에서 역할을 하고도 남을 만하게 보였다.
게다가 제시된 목적사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으며,
향후 사업 영역을 넓혀갈 것이란 청사진이,
문득 비둘기 되어 푸르고 푸르게 창공으로 날려지고 있었다.

헌데, 1년이 가까워 오지만,
목적사업 대부분은 좌초된 느낌이다.
사회적 파급력이 하나도 없는,
소규모 몇몇 기업과 제휴하여 실험적으로 사업이 진행되었으나,
지금에 와서는 그나마도 모두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처음 프리세일인지, 블록세일인지를 진행하여,
거금을 모았지만, 이후, 목적사업이란 것이,
그저 빛 좋은 개살구라 별 실속도 없는 것에 집중되어 있을 뿐이다.
다만 저들이 애를 쓴 것으론,
거래소 상장에 목을 맨 것밖에는 별반 두드러진 것이 없다.
거래소라야, 메이저 거래소도 아니고,
변방의 3류라, 그저 명패만 덩그란히 걸어 논 수준에 불과하다.

상장을 함으로써, 프리세일에 참여한 자들의 불만을 일시 잠재울 수 있었을 터이며,
약간이나마, 체면을 챙길 수는 있었으리라.
하지만, 지금 그 코인의 가격은 수십 분지 일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게다가 거래량도 미미하여 거의 버려진 느낌이 짙다.

단기간에 이리 떨어져 버리자,
프리세일에 참여한 자들은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버렸고,
그저 덩달아 꿈을 부풀리던 소소한 투자자들도,
바람 빠진 풍선 꼬락서니가 되고 말았다.

가령 10,000,000원 투자하였는데,
그게 몇 개월도 되지 않아, 300,000~400,000원이 되었다면,
어찌 황당한 노릇이 아니랴?
저들은 프리세일 당시만 하여도,
거꾸로 20배 이상 뻥 튀겨질 것이라 기염을 토하였었다.
그러니 천만 원 던져 넣고, 이내 2억 원을 바랐던 것이다.

가당치도 않은 짓이라 할 밖에.
당시 목적사업이란 것을 아무리 훑어보아도,
별반 새롭거나 창의적인 면모가 보이지 않았다.
과시 ‘돼지발에 주석 편자’ 꼴이라,
내 눈에 저것은 사람을 꾀는 여리꾼 짓으로 만 보였다.

얼마 시간이 지나지도 않아,
목적사업은 별반 시작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중단되고,
가격은 폭락하는 참담한 일이 벌어졌다.
사태가 이리 흘러가자,
저들 가운데 거금을 투자한 이들 몇몇이 주도가 되어,
무슨 단체를 꾸리겠다며 나서고 있다.

사회적 큰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제일 먼저 정부 당국자가 하는 일이 무엇인줄 아는가?
위원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것 얼마나 그럴싸한가?
전문 단위 그룹에서,
이 일을 조사, 평가, 판단, 대책을 내놓는다 하니,
이 얼마나 미더운 일인가?
하지만, 이게 다 눈 가리고 야옹인 바라,
정작 원래의 책임 당사자인 정부, 정권은 슬쩍 물러나고,
위원회가 그 일을 몽땅 뒤집어쓰기 일쑤이다.

헌데, 실상을 알고 보면,
위원회 그 자체도 다 허울뿐인 게라.
실제 위원들 자신은 책임 당사자가 아니 된다.
다만 위원회란 이름만 덩그란히 홀로 남아 책임을 질뿐이다.
그러니, 모두들 한 몫 챙기며,
그저 모여 앉아 시간 축내고, 커피나 타 마시고,
녹봉이나 넉넉히 챙겨 돌아가면 그 뿐인 것이다.

어찌 보면 정부나 위원회 위원들 서로 한 통속인 게다.
적당한 자리 하나 챙겨 주고,
뒷구멍으로 실속은 다 챙겨 먹고,
그 후과는 시민이 치루는 이 기막힌 구조란,
얼마나 멋진가?

헌즉, 세상의 문제를 위원회를 만들어 해결하겠다 하는 말을 들으면,
이미 그 일은 십중팔구는 오리무중으로 빠져들겠구나.
이리 예단하는 것이 다시 또 속지 않는 길이 될 것이다.

이와 똑같은 일이 저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그 신설 단체의 주도자들이 과연 코인 자체를 위해 일을 할까?
내가 앞일을 예견하건데,
저들 간에 암투가 벌어지고,
개중에 사익을 도모하는 자가 나타나기도 할 것이며,
종내는 돌 주어내자 흩어지는 가재 꼴이 되어,
모두 풍비박산(風飛雹散), 지리멸렬(支離滅裂) 되고 말 것이다.

영악한 발행 주체라면,
저들에게 기득권을 헐어 나눠주고, 손을 빼고 말 것이다.
이미 가격이 바닥으로 추락하였으니,
까짓 코인 수천만 개를 가진들 푼돈에 불과한 것.
하나도 아깝지 않다.
이참에 차라리 손을 털고,
저 수렁으로부터 빠져 나오는 것이 수지맞는 일이 될 것이다.

이젠 저 야바위꾼처럼 좌판 거두고 둔주(遁走)함이 저들 셈에 합하리라.
자칫 더 서성거리다가는,
성난 코인 투자자로부터 소송이라도 당하는 날이면, 골치 아파진다.
차라리 눈깔사탕 던져주고 울지 말라고 달래는 일이 급한 것이다.
아이들이란 눈깔사탕 입에 물려주면,
그게 금인줄 알고 곧잘 투정을 부리지 않기도 하는 법이다.
그 틈에 성가신 아이 내팽개쳐 버리고,
바람난 정부(情夫) 손잡고,
야간도탈(夜間逃脱)이라도 할 일이다.



(출처 : 樂 樂 堂)

이쯤에서, 꺼내보지만,
이 사이비 역학 구조를 살피기 위해,
나의 지난 글이 혹 참고가 되지 않을까 싶다.
(※ 참고 글 : ☞ 야바위 환술(幻術))

유지대길(溜之大吉)이라,
아, 그러함이니,
병법에도 슬쩍 뺑소니치는 것을 으뜸으로 치지 않던가?

伏鼓旗三人:主伏鼓旗,明耳目,詭符節,謬號令,闇忽往來,出入若神。
(六韜)

이 글은 무왕(武王)의 하문에 태공(太公)이 답하는 가운데,
암복(暗伏) 고수, 기수 삼인을 둔다는 말을 하고 있는 장면이다.
이는 현대식으로 말하자면 military signalman이라 하겠다.
북과 기를 이용한 신호 정보 전달 체계를 암암리에 채비하라는 말이다.
그리하여 아군 병사의 이목을 밝히고,
(적에게) 부절로 속이고, 호령을 어긋나게 하여,
홀연히 출몰하되, 그 출입을 마치 귀신처럼 한다는 말이다.

그러니, 저 목적사업이란 바로 뭇사람을 꾀는 북(鼓)소리요,
위원회, 수습 단체란 중인(衆人)을 속이는 깃발(旗)인 게이니라.
자신들끼리는 이미 그 신호 체계의 허실을 다 약속하고서는,
적군을, 세상 사람들을 속이며 이리 나타나 웃음 짓고, 저리 숨어 흉계를 꾸미는 것이다.
그러하니 이를 일러 明耳目,詭符節,謬號令이라 하는 것이다.

아, 그러함이니,
결코, 세상의 북소리에 놀라지 말 것이며, 깃발에 속지 말 일이다.
대개 사람들이란 큰 소리에 혹하고,
화려한 색깔, 용무늬에 민감하며,
흔드는 깃발에 마음을 줘버리게 된다.
헌즉 사람을 속이려는 자는,
북, 꽹과리 치고, 
깃발을 휘날리며, 
계집사람을 분 발라 앞잡이로 내세우며,
일을 꾸미게 되는 법이다.

내 그 다음에 일어날 일도 명등(明燈)처럼 훤히 짐작이 서지만,
더는 나아가지 않으련다.
어찌, 입에서 준비된 독설이 없을까마는,
입을 더럽히는 수고를 하지는 않으련다.

다만, 혹 이런 예증(例證) 사례와 유사한 일에 얽혀든 이가 있다면,
내 말을 의심하지 말고, 잘 살필 일이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만을 남겨 두노라.

‘하나에게 속았어도 잘못이 큰데,

이제 다시 또 다른 무리에게 거푸 속는다면,

그 어리석음이 커서,

장차 하늘을 보기 부끄러울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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