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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移巢)

생명 : 2019. 4. 18. 16:31


이소(移巢)


막내 고양이가 아가들을 낳았다는 이야기는 앞에서 했다.

헌데, 그들이 있는 옛집은 낮에는 몹시 덥고, 밤에는 춥다.

허니, 지내기가 여간 편치 않다.

하여 내가 차광막을 덮어주고, 환기를 위해 측창을 열어두었다.

하지만, 어미로선 이 자리가 내내 마땅치 않은가 보다.

(※ 참고 글 : ☞ 천지불인과 아기 고양이)


그는 수시로 내가 머무르는 방을 노리며 접근하곤 한다.

어제 내가 밖의 일을 마치고 오니,

박스를 쌓아둔 선반 위를 들락거리고 있다.

마침 박스 하나가 밖으로 열려 있었는데,

녀석은 거기에 아가들을 전부 옮겨 놓은 것이다.

사람 키 높이 거기를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인가?

네 마리를 모두 입으로 물어 저리로 이사를 가려면,

그 노고가 적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서둘러,

박스가 떨어지지 않게,

끈으로 묶는 작업을 해주고,

바닥에 방석을 깔아주었다.

혹시 밑으로 굴러 떨어질 것에 대비하여,

아래에 박스나 뽁뽁이도 깔아 주었다.


그러함인데도,

이게 성이 차지 않는지,

연신 새끼들을 입에 물고는,

새 곳을 물색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드디어 또 자리를 옮겼다.

아예 방 문 앞에다 자리를 잡았다.

그나마 방 앞에 제일 안전하다고 판단한 것이리라.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를 방불하고 있구나.


밥을 잘 먹지 않아,

이런저런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어째 시원치 않다.



여기는 추운 곳이라, 

이제야 매화꽃이 피고 있다.


송광매인데, 향이 수 십 미터 밖에서도 난다.

고급 화장품 냄새가 난다.

나는 화장품 냄새를 싫어하는데,

이 매화 향은 그렇지 않아 부러 냄새를 맡으러,

몇 차례 가까이 찾아 가기까지 하였다.



오른쪽엔 살구나무가 있는데, 향이 마치 꿀 냄새를 맡는 양 싶다.

애초 매화나무를 구한 것이었는데, 묘목상이 잘못 보냈다.

열댓 넘는 매화도 모조리 살구임이 판명되었다.

게다가 접목 부위가 부실하여, 죽은 것도 적지 않았다.

이로서, 수년을 거저 보냈다.


하여 대신 개복숭아, 수양 복숭아를 수배하여 심었는데,

올해는 어린 나무조차 모두 꽃을 피울 태세다.


저들이 피고나면,

또 한 세월이 가고 말 것이다.


아기 고양이들 역시 몇몇은 피지도 못하고 갈 것이며,

또 다른 어미에게서도 아마 더 태어날 것이다.


꽃잎처럼 피고질 저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매화 향을 맡는다.


(※ 참고 글 : ☞ 이소(離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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