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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장 봉형 인식 - 17

주식/봉도표 : 2008.04.12 08:30


통계적 인식의 한계

본서에는 많은 통계 결과가 소개되어 있다. 봉도표는 주지하다시피 수백년을 걸쳐 육안 차트 기법(visual charting technique)으로 발전된 것이다. 때문에 컴퓨터가 주관적 요소가 강한 봉도표 해석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본절에서는 본서에 제시된 통계 결과를 활용할 때, 유의하여야 할 사항을 정리하여 둔다.

① 통계는 통계이다.
통계는 대상 기간, 대상 종목은 물론 각종 조건이 통계 분석자에 의해 정해진다.
대상 기간을 달리한다든가, 조건을 바꾸면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통계는 과거 자료를 기초로 평균적인 결과를 나타낼 뿐이다. 더우기 미래의 개별적 특수 상황을 반영할 수는 없다.
어떤 의미에서 본서의 통계는 봉도표에 대한 저자의 의식을 기초로 제작된 자작 모델을 통해 과거의 자료를 살펴 본 결과에 불과하다 할 수도 있다. 물론 최대한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으나, 그것이 봉도표가 갖는 기본적인 특성인 주관성을 뛰어 넘었다는 것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② 개별 봉형별 적중률과 수익률의 한계
개별 봉형은 자료 수에 있어 다과(多寡)가 차이 난다.
일부 봉형은 흔치 않아 자료 수가 충분치 못한 경우도 있었다.
이럴 경우 자료가 풍부한 봉형과 절대적인 순위 비교는 그릇될 수도 있다.
상승기와 하락기의 구별 조건을 달리한다든가, 수익률 비교 기간을 제시한 1일, 3일, 6일...이 아니라 달리 변경한다든가, 봉형 인식 기준을 달리한다든가에 따라 통계치가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따라서 제시된 통계치는 절대적 기준으로서 보다는 상대적인 참고용으로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③ 제시된 차트
본서에는 수많은 차트(그림)가 등장하고 있다.
설명의 편의와 특징적인 봉형 포착을 위해 임의로 채록된 것이다.
봉도표가 100% 완벽한 것이 아닌 한 현실에서는 이론과 다른 결과에 봉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보다 실효성 있는 분석 결과를 위해선 다음 장에서 다룰 『봉테크』,『다중기술』등의 복합 기술을 구사할 것을 권한다.

④ 거래량 패턴
바로 앞에서 다룬 거래량 패턴은 적중률이나 수익률이 높은 경우의 패턴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봉형이 출현한 모든 경우에 대한 평균적인 결과이다.
현실에서 다소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형태를 취하여 응용하는 것이 좋다. 예컨대 상승 반전형 봉형에서 평균적 거래량 패턴은 V자형인데, 분석 대상 자료의 거래량이 우상향으로 지속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다면, 후반부의 거래량 증가 상태의 공통점을 취하여 강형으로 판단한다든가 하는 요령이다.

⑤ 시세는 계량적으로 예측 가능한가 ?
현대는 과학의 세계라 일컬어지고 있다. 일반 역학으로부터 발전하여 상대성이론, 양자역학의 과학적 지식이 컴퓨터, 핵융합, 초전도 등의 첨단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사실 이들은 이런 과학 이론이 없었다면 탄생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주식 시세의 예측이라는 문제에 관한 한 아직도 과학과는 먼 세계처럼 느껴진다. 일부 퍼지이론, 카오스, 신경망 이론, 유전演算방식 등을 응용한 주가 예측 시스템이 고안되고 있으나 아직은 활성화되고 있지 않다. 
더우기 거대한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아닌 일반 투자 수준에서는 아직도 “주가란 운(運)이 따라야 한다”,  “위험을 무릅쓰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  “육감상 오를 종목에 투자한다.”, “경험이 반 이상이다.”라는 등의 생각에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저자는 이런 태도를 전적으로 그릇되다고 부정할 생각은 없다. 다만 본서에서 시도한 통계적 접근 방법이 새로운 모색이며, 경험이 많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단초(端初)가 되기를 기대할 뿐이다. 시세의 흐름을 수량화하여 객관화하려는 이유는 시세가 계량적으로 예측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 아니고, 무엇인가 확실한 것을 찾으려는 소박한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시세가 움직이는 습관이랄까, 방법 같은 것을 좀더 정확하게 점검하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서에 제공되는 통계적 방법이 절대적인 것이 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시세 움직임을 정확하게 추적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나 모색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족한 것이다. 그렇지 않고 수량화, 객관화가 만능인 양 여기거나, 통계 결과를 금과옥조처럼 집착하는 등 그릇되게 수용하여서는 안된다.

⑥ 일기예보와 주가 예측
일기예보나 주가 예측은 모두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아 보는 점에서 같다. 그러나 일기 예보는 자연물을 대상으로 하나, 주가 예측은 인간이 만들어낸 증권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일기 예보는 인간이 내일의 날씨를 예보하였다고 하여 내일의 날씨가 변할 여지는 전혀 없다. 반면 증권시장에 대한 인간의 예측은 역으로 시장 자체에 영향(interaction)을 줄 수 있다. 가령 주식의 명인이 있어 내일의 주가가 강세라고 예측하였다 하자. 시장 참가자 모두 이 예측을 믿고 내일의 장세에 개입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 모두 사려고만 하므로 초 강세가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만약 강세를 노려 이 기회에 매물을 내놓아 처분하려는 사람이 많이 나타난다면 의외로 폭락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듯 예측 결과가 역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쳐 예측 결과를 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점에서 주가 예측은 일기예보와는 사뭇 다르다. 무릇 기술적 분석 지표가 잘 맞는다면 모두들 이를 이용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최후에는 약효가 떨어져 무용지물이 되지 않겠는가 ?
반대로 잘 맞지 않는 기술적 지표는 모두들 사용하지 않을 터이니 역시 수명이 길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잘 맞는 지표나, 잘 안 맞는 지표나 모두 수명이 짧다는 것인가 ?
그러나 수명이 긴 지표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봉도표는 역사가 300년이나 되니 아마도 기술적 분석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300년이나 사용돼 왔다는 것으로 미루어 잘 맞는 것은 차치(且置)하고 라도 최소한 잘 맞지 않는 지표는 아닐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 그럼 이렇게 장수하는 지표가 존재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
필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준다면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라 하겠다.

a. 망각(忘却)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을 만도 한데, 끊임없이 유사한 비극적 사건이 되풀이 되고 있다. 봉도표가 아무리 뛰어나도 그 가르침을 배우지 않거나, 배워도 잊고 행동하지 않는다면 봉도표보다 더 훌륭한 지표가 공표된다고 하여도 시장에서 지표는 사라지지 않고 소수에게 전용된 채, 남아 있을 것이다.

b. 기술
의술(醫術)은 전세계적으로 공표되어 있다. 그러나 누구나 의사가 되지는 못한다. 공표된 기술이라도 그 기술을 습득하고,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은 별도의 문제인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술적 지표가 공표되어 있더라도 이를 제대로 해득하고 구사하는 것은 노력과 숙련의 공(功)이 필요하다. 모든 사람이 이를 행하지는 않으므로 오직 구하는 자만이 얻게 된다.
봉도표는 쉽지는 않지만 배우는데 특별한 지식이나 자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만 되풀이 하여 익히고, 실전에 응용하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터득할 수 있다.

c. 욕심과 두려움
잘못을 저지르면 벌을 받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교도소는 늘 만원이다. 알면서도 피치 못하게 죄를 범하는 경우도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는 분도 계시겠지만, 주식 투자에서도 욕심에 눈이 어둡거나, 두려움 때문에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요는 기술 이전에 심리적인 컨트롤의 문제이다.
기술이 뛰어나도 마음을 다스리기란 모든 사람이 한결 같지 않다. 때문에 잘 맞는 지표라 하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제대로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이 주제에 대하여는 다음의 두 가지 어록으로 보충한다.
◎ 怯者無功 貪者見亡(겁자무공 탐자견망)
    중국의 바둑 高手인 마융(馬融)의 말로서
    “겁 많은 자는 공을 못 이루고 욕심이 많은 자는 망하고 만다”라는 의미이다.
◎  활황 장세는 비관에서 태어나, 의심에서 성장하여, 낙관에서 무르익어, 행복감에 묻혀 있을 때 사라진다.
     ( J.템플톤卿)

d. 집단심리(groupthink)
증권시장은 개인들이 참가하지만 집단화 된 심리가 특유의 구속력으로 개인을 잡아맨다.
프랑스의 Gustave Le Bon은 그의 책 군중(The Crowd)에서 사람들이 군중으로 바뀌게 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경우라고 말한다.[1]
“모든 사람들이 감정과 생각이 하나로, 하나의 방향으로 된다. 그리고 의식적인 개성들은 모두 사라진다. 집합된 마음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변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매우 뚜렷한 특성을 갖는다. 이런 것들이 모두 모아지면 심리적인 군중(a psychological crowd)이 된다.”
이는 갤브레이스(Galbraith,J.K.)가 공황의 원인으로 지적한 투기적 도취(speculative euphoria)와 궤를 같이 한다. 또한 미증시의 하락을 예고한 예일대 경제학과 쉴러의 비이성적흥분(irrational exuberence)이란 책 제목대로 미 증시는 2000년 3월부터 하락세를 시현하였는데, 이 역시 거품 형성에 함께 이바지하는 군중심리를 잘 표현한 말이라 하겠다.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현명할 수 있지만, 집단적인 투기적 열병(speculative fever)에 휩쓸리면 한낱 맹목(盲目)에 불과하다.
17C 화란의 튜립 투기(tulipmania) 열풍, 18C 영국의 남양포말회사(South Sea Bubble Company) 사건, 1920년대에 벌어진 미국 플로리다(Florida)토지 투기 등 역사적인 투기 사건들은 사람이 결코 이성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다.  
 




[1] David N. Dreman, 『Psychology and the stock market 』, p48, AM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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