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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曲蟮) 진중권

소요유 : 2019. 9. 30. 08:31


곡선(曲蟮) 진중권


진중권은 정의당의 조국에 대한 태도에 실망하여 탈당계를 제출하였다.

남이 탈당계를 제출하든 말든, 그것 자체에 큰 관심을 가질 일은 아니다.

헌데, 그가 한 말의 조각들은 심히 파편화되어,

서로를 긁어 상처를 내고, 제 존재를 배반하고 있다.

이것은 내게 퍽이나 흥미롭구나.

하여 그의 말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쳐다본다.


중앙일보에 처음 나타난 최근 보도를 먼저 보자.


진 교수는 23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을 고위공직자 부적격 리스트인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은 것 등을 포함해 정의당이 조국 사태 대응과정에서 보인 태도에 실망해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출처: 중앙일보] 진중권 "조국 데스노트 제외 실망" 정의당에 탈당계 제출


최근 꼬리조차 찾아보기 힘든 진중권이,

드디어 외마디 소리를 지르고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우선 지난 일을 돌이켜 보아야 한다.

2018년 3월, 그는 정봉주 성추행 논란과 관련 글 하나를 오마이뉴스에 송고하였으나,

게재가 보류되더니, 결국 취소되었다.

철저하니 진영 논리에 복속된 오마이뉴스라면, 그러고도 남으리라.

하지만, 이어, 프레시안에 ‘봉도사, 축지법 쓰신다’라는 진중권의 글이 오른다.

이 글은 정봉주를 여전히 성추행범으로 까대는 글이다.


이 이후 진중권은 언론계로부터 밀려나기 시작하였다.

이게 원인이 되었는지?

그게 자의인지, 타의에 의한 것인지 나는 알 수 없다.

다만 거의 공론의 장에서 그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전 정권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보수계 논객들이 대개 언론계에서 밀려나,

보이지 않듯, 진중권의 그림자조차 어른거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허나, 보수 논객들이 대거 유튜버가 되어 여론 지형을 바꿀 지경인데,

진중권은 마치 장독대 뒤에 숨은 듯 숨소리를 죽이고 있었다.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기자가 탈당계를 낸 것이, 정의당이 보인 조국 사태 대응 방식에 대한 불만 때문인가라 묻자,

진중권은 그런 것 다 포함해 이것저것 세상이 다 싫어서 탈당계 낸 거다라고 말했다.


나는 늘 정의당, 녹색당 등, 

가치를 지키고, 외롭게나마 기치(旗幟)를 높이 들며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지지해왔다. 

내 표가 살아 돌아오든 말든,

그 심지에 불을 붙이는 일 자체에 어찌 뜻이 없으랴?

언젠가 횃불이 되고, 거대한 용광로를 달구는 대화(大火)가 되지 않으랴?


헌데, 정의당의 최근 행태는 민주당 2중대 노릇으로,

엉치뼈(長强)가 빠지고, 대추(大椎)가 탈골되어,

마치 문지도리가 빠그라져 문짝이 거저 흔들리 듯, 

모가지가 몸둥아리에서 따로 떨어져 놀아나고 있다.

저들은 허수아비가 가을바람에 우쭐대듯, 꼬붕 노릇에 재미가 단단히 붙었는가 보다.

(※ 大椎 : 第七頸椎棘突下凹陷處, 경추7번 극돌기 아래 움푹 들어간 곳)


평소의 진중권이라면,

탈당계를 내었어도 진작에 내었어야 했다.


헌데, 그가 뱉어내는 말들은,

이것 뭐 갈바람에 휘날리는 억새풀처럼 종잡을 수가 없고,

미친년 국거리 썰 듯, 말이 천지사방으로 달려나가며, 요령부득 횡설수설하고 있다.


"진영 논리에 몰입돼 다른 목소리에 귀를 닫으면 올바른 민주사회로 나아갈 수 없다“


이리 말하는 한편,


"(조 장관이)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명백하다. 다만 조 장관이 검찰 개혁에 목숨을 거는 것은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


도대체가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

제가 뱉은 말과 행동이 어그러진 이의 진정성을 어찌 믿을 수 있겠음인가?

하룻밤 사이에, 구천(九天) 높이 올랐다,

이내 구천(九泉) 땅 속 깊은 곳으로 떨어질 위인이로세.


진중권 그가 한동안 잠수를 타더니,

기어이 숨구멍이 막히기라도 한 것인가?

그 칼날 같던 판단력이 깨진 사금파리처럼 개천변에 나뒹굴고 있다.


'조 장관만이 검찰 개혁을 이룰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진 교수는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개혁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 장관이 최적격자임은 틀림없다"고 거듭 말했다.  


이 말도, 바로 앞뒤가 서로 제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

인재란 도도처처에 있는 법.

사람들은 인재를 찾지 않고,

다만, 제 주변에서만 구하며,

천하가 어둡다고 한다.

모두, 친소(親疎)만 따져,

대사를 치르려 하기 때문이다.


“조국 사태'는 공정성과 정의의 문제이지 결코 이념이나 진영으로 나뉘어 벌일 논쟁 문제가 아니다”


진영논리에 빠진 것은 바로 진중권이다.

그는 벌써 늙은 것일까?

갈짓자 걸음이 요란하다.


이제 더는 이 사람을 상대하고 싶지 않구나.

그런데, 더욱 압권은 다음 말이다.


"(조)국이와 나는 친구(서울대 82학번)다. 그렇다고 정의를 외면할 수도 없다. 그러면 나는 어떡하란 말이냐. 오히려 여러분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묻고 싶다”


장부(丈夫)가 왜, 제 일을 남에게 묻고 있는가?

어째서, 아녀자처럼 징징 짜며, 어정쩡한 자신의 모습을 불쌍하게 보아 달라 주문하고 있음인가?

깨진 쪽박 들며 세상사람 찾아다니며 동냥이라도 하겠단 말인가?


여기, 한(漢)나라 경제와 조착의 대화를 다시금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조착은 소싯적부터 신불해, 상앙 등 법가를 공부하였었다.

법가답게 개혁적인 정책을 많이 시도하였는데,

이는 당시 유씨 성 가진 왕들이 할거하여 나라 질서를 문란케 하였기 때문이다.

당연 조착은 천하 군왕(群王)들로부터 원망의 대상이 되었다.

끝내 오왕유비(吳王劉濞)가 반란을 일으켰다.

경제는 정국을 안정시키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조착을 죽일 수밖에 없었다.

경제는 조착을 불러들여 마지막 이별의 잔을 내린다.


漢景帝:老師,您過去曾說:世上對的事情就是對的,錯的事情就是錯的。可朕當了皇帝,慢慢覺得這世上的事情,也不完全是這樣。有的時候,錯的,也是對的。對的,有時倒是錯的。明明是錯的,有時偏得去做。明明是對的,有時偏又無法去做。


晁錯:  但臣還是認爲,對的,到頭來還是對的!錯的,到頭來它還是錯的!


漢景帝:老師,朕身爲皇帝,貴爲天子,可也有許多不得已的時候。您說過,若毒蛇齧指,壯士斷腕,爲天下者,不顧身家……


晁錯:陛下不必多言,臣都已明白。臣就以這杯酒,敬謝陛下。臣不敏,待罪侍奉陛下二十年,蒙受陛下知遇之恩,晁錯再世難忘……


경제 : 

사부님께서 전에 이리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에서 옳은 것은 옳은 것이며,

잘못된 건 잘못된 것이다라고.


허나 짐이 황제가 되어,

세상사를 천천히 생각해 보니,

꼭이나 그렇지 않았습니다.

때로는 잘못된 것이 옳은 것이고,

때로는 옳은 것이 잘못된 것이기도 했습니다.


분명 잘못된 것인데,

어떻게 하지 못할 데가 있고

분명 옳은 것인데,

어떻게 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조착 : 

허나 신의 생각에 옳은 것은, 

결국에는 옳은 것이었으며,

잘못된 것은 결국 여전히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경제 : 

사부님, 

짐은 황제라는 귀한 천자의 몸이지만,

저도 어쩌지 못하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셨습니다.

독사에게 손가락을 물리면, 

장사가 팔을 절단하듯이,

천하를 생각하는 자는,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


조착 : 

폐하, 더 말씀하실 것 없습니다.

신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신이 이 한 잔의 술로,

폐하께 예를 올리겠습니다.


어리석은 신이 폐하를 모시는 20년 동안

다행히 폐하를 알게 된 은혜를 입었으니,

조착이 내세에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


***


경제는 이리 말했다.

若毒蛇齧指,壯士斷腕,爲天下者,不顧身家

‘독사에게 손가락을 물리면, 

장사가 팔을 절단하듯이,

천하를 생각하는 자는,

자신을 돌보지 않는다’


이게 무엇인가?

자신이 살기 위해,

조착을 저 승냥이 떼들에게 던져주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진중권에게 들려주고 싶은 조착의 말이 여기에 있다.


‘결국에는 옳은 것이었으며,

잘못된 것은 결국 여전히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정작 독사에게 던져줄 손가락은,

조착이 아니라, 조국이 아닌가?


‘그러면 나는 어떡하란 말이냐. 오히려 여러분에게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묻고 싶다’


이리 징징거리며, 진영 논리에 갇힌 우중(愚衆)에게 제 신세를 의탁하고 말다니,

진중권은 한동안 잠수타더니, 끝내 복룡(伏龍)은커녕 지렁이(曲蟮)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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