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연소와 지속

소요유 : 2020. 5. 12. 09:21


‘멋지다’라는 말은,

최고의 현실 찬양이다.


헌데,

그럼 이것은 어떠한가?


‘고맙습니다.’


전자는,

소비 시대의 화법이다.

내 감정 불타게 하였어.


멋지게.


주체의 만족.


코로나19 방역 풀리자,

이태원 클럽에 가서,

멋지게 연소시킬 때,

거긴 네가 없고,

오로지 나만,

정오의 태양처럼,

빛나고 있다.


후자는,

혹여, 일순,

그 불타던 감정을,

되돌려,

곧장 근원을 거슬러 올라가,

순수,

영원을 향해,

향불을 지피어 올리는 거다.


환고향(還故鄕)


내가 환희에 불타오를 때,

순간 멈춰 서,

근원을 생각하는 찰나,

님을 그리게 되지 않을 수 없다.


‘멋지다’

‘고맙습니다’


전자는,

마냥 내 살을 불태우며,

하늘가 태양을 향해 재우쳐 오르지만,

후자는,

내 마음을 응시하며,

그 심경(心鏡)에 어린,

그 날,

십오야(十五夜),

풀잎에 맺힌 달님의,

은빛 은총을 기억해낸다.


요즘 것들,

툭하면,

폰으로 찍어대지만,

마치 욕망에 이끌려,

발정난 수캐가,

암캐의 앙탈에,

겨냥이 빗나가,

풀밭에 내깔긴 비릿한 정액처럼,

찰나의 연소된 기록이 남겨질 뿐이다.


하지만,

달님의 은총은,

십오야(十五夜) 언덕에 올라야,

은빛 이슬이 되어,

내 마음에 내려앉는 것임일 뿐.


이것의 내용은 베르그송이 말한, 순수 지속이다.

저 이태원 천박한 영혼들의 즉발적 순간 연소가 아니라,

십오야(十五夜),

은빛 달님 속삭임일지니.


그것은,

영원을 향한,

손곧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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