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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함과 평범함.

소요유 : 2020. 10. 27. 19:31


특별함과 평범함.


일찍이 노태우는 ‘보통 사람’ 운운 하며,

그가 보기엔 한참 하수상하기 짝이 없는 세상을,

슬쩍 눙치고 언듯건듯 건너가려 하였다.


나는 이게 영 엉터리임을 전에 밝혔었다.

모든 사람이 보통 사람이 되면,

그 나라는 바로 폭삭 망하고 만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특별한 사람이 되면,

그 때라서야, 나라 전체가 비로소 보통의 나라가 된다.


허나, 여기서 그치면 지구 세계 온 나라가 망한다.

모든 나라가 보통 나라가 되면,

그 온 세계는 폭삭 망하고 만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제 각각 특별한 나라가 되면,

그 때래서야, 지구 전체가 비로소 보통의 세상이 된다.


보통은 그저 맹목적 규정이나, 부작위로서 획득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극(克)하여 도달한 특별함의 동적 평형 상태를 지칭할 뿐이다.


헌데, 노태우는 보통 사람 운운하며,

우리들은 이제 네들과 똑같은 사람이 될 터야,

하니, 노여움을 풀어.

이리 들이대었던 것이다.


도대체, 이런 따위의 작위(作爲)로,

꾀하는 바에 도달할 수 있겠음인가?


그러자 얼치기들은,

아, 나도 이젠 특별한 사람과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되었다든가,

저들이 아랫동네로 내려와 함께 술잔을 기우리겠거니 생각하였을 것이다.

넋 나간 녀석들.


깨엿 하나 입에 물려주었더니,

바로 울음을 뚝 그친 어린 아해와 무엇이 다른가?


사람은 낱낱의 사람 하나하나가 특별한 사람이고, 또 그리 되어야 하는 법.

만약, 한 사람이 있어 보통, 평범함이 좋은 것이야 이리 말한다면,

당장 그 녀석의 멱을 틀어잡고 숨통을 끊어나야 한다.

그럴 배짱이 없다면, 최소 바로 연을 끊고, 자리를 떠나야 한다.

그대 곁에 두고 있다면, 

종내, 그는 당신을 망치고 말 것이다.


우리가 군대에 가면,

사병끼리 이런 말을 주고받는다.

(※ 나는 결코 이 따위 말을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았다.)


‘군대에선 중간을 가야 해,

공연히 중뿔나게 앞서면 고(苦)로와,

그렇다고 뒤처지면, 고문관으로 찍혀 그것도 힘들지.’


군대 문화 중 가장 나쁜 것 중 둘이 있다.

하나는, ‘안 되면 되게 하라’고,

(※ 참고 글 : ☞ 안 되면 되게 하라)

다른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이리 수년간 시궁창 의식 속에서 절어 삭은 인간들이,

사회에 나오면 어찌 될까?

모두 부랄 떼어버린 고자(鼓子)가 되어,

뒷골목까지 수염 없는 사회가 되고 말 것이다.


사타구니에 국을 엎으면 어찌 되는가?

푸성귀에 끓는 물 끼얹듯,

이내 축 쳐져 오뉴월 쇠불알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이 시든 불알조차 까내버린 것이 고자다.


그런데, 요즘 사회는 어찌 돌아가는가?

특히 연예인들을 보아라,

‘튀지 않으면 죽는다.’

이런 모토로 세상을 휘젓고 있다.

허나, 열 중 아홉, 백 가운데 아흔아홉은,

다 흑싸리 쭉정이들이라, 비릿하고 유치하기 짝이 없다.


이것은 보통 수준의 아해들이,

가랑이 찢고, 특별함을 흉내 내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것 또 다른 역겨운,

켤레(conjugate) 현상이다.


허니까, 특별하지도 않은 것이 특별함을 흉내 내거나,

중화(中和)에 이르지 못한 것들이 천방지축으로 나대거니와,

이것들은 함께 바보들의 conjugate라 하겠다.


역겹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아니, 그 미욱함을 두고 측은지정을 일으킬 밖에.


이 둘은 목에다 거짓이란 멍에(yoke)를 스스로 걸쳐놓은 격이라 하겠다.

설혹, 미치지 못하여 서툴다 하여도,

최소 장부라면, 남을 흉내 내거나, 위선의 멍에를 걸칠 일이 아니다.


조주종심(趙州從諗)의 平常心是道도 자칫 잘못 알아들으면,

천 년 녹슨 동철(銅鐵)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된다.


대저, 아무리 천 날을 숫돌에 갈아 재낀들, 기왓장이 색경이 되지 못하는 것이며,

뱁새가 열 두 바퀴 거푸 죽었다 살아나도, 황새가 될 수 없는 법.


平常心是道。何謂平常心。無造作.無是非.無取捨。無斷常.無凡聖。故經云。非凡夫行.非聖賢行。是菩薩行。


평상심이 도다,

무엇을 평상심이라 하는가?

무조작, 무시비, 무취사, 무단상, 무범성.

그런즉 경에서 이리 이르는 것이다.

범부의 행도 아니요, 성현의 행도 아니다. 이게 보살행이다.


秖如今行住坐臥。應機接物盡是道。


행주좌와어묵동정(行住坐臥語默動靜),

사태, 문제 상황에 즉하여,

즉각 임기응변, 대응하는 경지를 도라 하였음이다.

임한 현장에서,

대가리 굴리고 있으면,

이미 늦는다.


보통 사람이 특별한 사람을 흉내 내거나,

특별한 사람이 보통 사람이 되려 하는 것은,

모두 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하겠다.


그런즉 노태우 보통 사람론 앞에,

부처의 천상천하유아독존은,

장하(長夏) 하늘에서 내리 꽂히는 불벼락 고함 소리라 하겠다.


모두 특별한 사람이 되려고,

얼굴에 칼 대어 깎고, 찢고, 붙인들,

平常心是道라는 조주의 다섯 글자를 당해낼 수 없다.


道不用修。但莫污染。


도란 닦아 쓰는 게 아니다,

다만, 더럽혀지지 않을 뿐이다.


실상은 어떠한가?

도 닦는다 하지만,

실인즉슨 늘상 더럽혀지고 있으니,

딱도 하지.


하기에, 진리에 이르는 길은,

부절(不絶)하니 이어지는 부정(否定)의 형식으로만 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 참고 글 : ☞ 화두(話頭)의 미학(美學) 구조)


다만, 이 공부가 다 끝난 몇 몇만,

부정의 형식을 초월한 위(位)에 도달하였을 뿐이다.

(※ 참고 글 : ☞ 매실 이야기)


헌즉 대매(大梅)화상은 스승인 마조가 짐짓 비심비불(非心非佛)로 고쳐 설하여도,

오불관언 즉심즉불(卽心卽佛)

하나만을 지켜 나갔다.


그러하기에 無凡聖인 것이다.

凡, 聖을 모두 초월한 경지.


아아, 그러하기에, 노자엔 이런 가르침의 말씀이 전해진다.

處中和,行無為,則天下自化。

(老子河上公章句)


무엇이 되려 하는 한,

아직은 아니다.


보통 사람도 되지 말고,

특별한 사람이 되려 애를 쓸 일도 아니다.


다만, 당신 자신이 될 뿐인 것을.


하여, 며칠 전 말했다.

(※ 참고 글 : ☞ 나는 나)


我只是我!


나는 나일뿐인 것을.


이것이야말로, 중화를 얻은 特이다.

特은 본디 큰 소를 지칭한다.


수타니파타(Sutta-nipāta)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역시 이 경지를 노래하고 있음이다.


(출처 : 網上圖片)


***


오늘 한 역겨움 앞에서,

떠오른 단상(斷想)을 엮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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