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소요유 : 2021. 1. 21. 13:43


기사 하나를 읽고 한 생각이 일어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최근 노바백스사와 SK바이오사이언스 간에도 계약이 추진되면서 지금까지 확보한 5천600만 명분의 백신에 더해 2천만명분의 백신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이 열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공장을 찾아 생산 현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 출처 : viewsnnews)

 

한참 자신이 뱉어낸 설화(입양아 교환)로 온 장안이 들끓는데 참으로 뺨도 두텁구나.

 

내 어렸을 때 도둑이 많았다.

먹고 살기 힘들기에, 남의 담장을 넘나들며 목숨을 잇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헌데 기이로운 말을 어른들이 하곤 하였다.

도둑은 반드시 똥을 싸놓고 달아난다고.

그러면 경찰에 붙잡히지 않는다는 저들만의 믿음이 있었다 한다.

실제 나는 도둑이 싸지른 똥을 목격한 적도 있다.

 

그런데, 저들이 똥을 싸는 이유를 다 커서 알게 되었다.

그것이 무엇인가?

남의 집 담장을 넘는 일 아무리 일류 고수 도적이라도 제법 겁이 나는 일이다.

온 몸의 세포 하나하나는 깨어 바짝 긴장하게 되며,

피부는 북에 쇠가죽 메우듯 팽팽히 당겨진다.

 

이제, 문고리를 잡고 살짝 열려하는데,

몸에 천근 쇳덩이를 매달은 듯 무겁고 둔함을 느낀다면 난처한 일이다.

원래 도적질 나설 때는, 밥을 먹지 않는 법이다.

저녁을 많이 먹게 되면, 이를 소화시키느라, 

몸의 자원이 총력 동원되고, 

기운도 적지 아니 소진되고 마는 법.

뱀도 먹이를 잡아먹고서는,

어디 안전한 곳에 늘어져 한 동안 이를 삭히느라 축 늘어져 쉰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 도적은 불안을 눅이려 마구잡이로 밥을 처넣게 되는데,

이러다 나중에 크게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하여간 조금이라도 밥이 위장에 남아 있으면,

몸을 운신하는데 장애가 되는 법.

게다가 창자에 변이라도 가득 차있다면,

더욱 문제가 커진다.

창자에 남겨진 오물들은,

장내에서 분압(分壓)에 따라 가스 교환 작용이 일어나는데,

가스가 창자 외벽을 타고 안으로 들어와 피가 탁해진다.

아시다시피 헤모글로빈은 폐로부터 산소를 공급 받아, 인체 조직에 공급한다.

헌데, 피가 더럽혀지니 이를 정화하기 위해 심장, 폐가 더 바빠지며,

노폐물 처리기관인 신장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도둑이 제 일을 제대로 잘 할 수 있겠음인가?

이 때 염치 접고, 마당가에 푸지게 싸질러놓으면,

아연 기가 살아 돌고, 몸은 가벼워지게 되는 법.

비로소 온몸의 세포는 옥에서 풀려난 수인처럼 깨어 일어나,
최상의 상태가 되고, 능력은 최대로 발휘되게 된다.

 

아, 그런데, 왜 똥 이야기를 하고 있지?

 

똥을 싸질러놓고 달아난 자는 몸은 가볍고,

훔친 물건은 넉넉하여, 

마음은 온 천하를 얻은 듯 날아갈 것 같다.

 

하지만, 저 남겨진 똥을 보는 이는 심사는 어떠할까?

문고리를 뜯기고, 장롱은 다 털려, 방안은 난장판인데,

저 도둑이 싸지른 똥은 또 어찌 치울 것인가?

마음은 헝클어지고, 기력이 다하여 그저 땅바닥에 주저앉고 만다.

 

헌데, 똥 싸지른 이가,

시침 딱 떼고 남의 집 잔치에 놀러가 부어라 자셔라 하며 논다면 어찌 되는가?

게다가 돌아올 때, 주섬주섬 챙겨 준 떡이며 나물 벌려놓고는,

이웃에게 우리 집식구 음식 솜씨가 여간내기가 아니라 자랑을 늘어놓는다면,

사정을 제대로 아는 이라면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니랴?

 

도대체가 이는 인간사 예법이 아닌 것이다. 

 

(출처 : 網上圖片)

노트북에 usb 단자가 하나인데,

usb extender를 이리 거푸 쓰면 얼마든지 port를 늘릴 수 있다.

하나를 빌려 나를 한껏 꾸미고, 잔뜩 위세를 더할 수 있다.

 

주변에 이런 이가 하나 둘은 있지 않은가?

그들은 자신의 실력은 하나도 없는데,

다만, 교제에만 힘써 요령껏 잘도 세상을 살아간다.

남의 어깨 위에 무등 타고 올라,
요리조리 세상을 휘젓고 다닌다.

 

본디 交言有信이라, 사귀는 말엔 믿음이 있어야 한다고 하였음이다.

하지만, 사귀는 뜻이 제 앞가림에 더하기 위함에 불과하다면,

어찌 그 사이 믿음이 있을 터인가?

 

하기에 입에 꿀 바른 것처럼 달달한 말에 의지한 사귐이란,

계집 사람의 夢交라 꿈속에서 노니는 일이며,

사내 사람의 失精이라 밤 사이 한바탕 꿈일러라.

 

헌즉, 꿀처럼 달달한 말로 다가오는 이를 밤도적처럼 대할 일이며,

언제 만나도 그저 물처럼 담담한 이를 진국으로 여겨 귀히 대할 일이다.

 

君子淡以親,小人甘以絕。彼無故以合者,則無故以離。

 

"군자의 사귐은 담백하기에 친해지고,

소인의 사귐은 달콤하기에 끊어지는 것이오.

저 까닭 없이 맺어지는 것은,

까닭 없이 헤지는 것이오."

 

저리 별반 인관관계도 없이,

남의 잔치 상에 벌여놓은 술을 빌어 취하고, 떡 빌어 배를 채운들,

그것은 자위(自慰)에 불과할 뿐, 

상대도, 

지켜보는 객들도, 

이게 모두 아무런 연고도 없이 지어진 것을 알고 있음이라,

則無故以離인즉, 어찌 이내 흩어져 헤어지지 않으랴?  

 

여기 이르면, 

몇몇 고사가 떠오르게 된다.

장자 산목편의 한 말씀과 

설인규(薛仁貴)에 얽힌 이야기가 그것이다.

 

일부는 다른 데서 이미 소개하기도 하였으나,

마저 다 챙겨야 하지만, 오늘은 눈이 아프니, 

그냥 원문만 덧붙여 두며 그치련다.

 

孔子問子桑雽曰:「吾再逐於魯,伐樹於宋,削跡於衛,窮於商、周,圍於陳、蔡之間。吾犯此數患,親交益疏,徒友益散,何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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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桑雽曰:「子獨不聞假人之亡與?林回棄千金之璧,負赤子而趨。或曰:『為其布與?赤子之布寡矣。為其累與?赤子之累多矣。棄千金之璧,負赤子而趨,何也?』林回曰:『彼以利合,此以天屬也。』夫以利合者,迫窮禍患害相棄也;以天屬者,迫窮禍患害相收也。夫相收之與相棄亦遠矣。且君子之交淡若水,小人之交甘若醴;君子淡以親,小人甘以絕。彼無故以合者,則無故以離。」

(莊子 山木)

 

唐貞觀年間,薛仁貴尚未得誌之前,與妻子住在一個破窯洞中,衣食無著落,全靠王茂生夫婦經常接濟。後來,薛仁貴參軍,在跟隨唐太宗李世民御駕東征時,因薛仁貴平遼功勞特別大,被封為“平遼王”。一登龍門,身價百倍,前來王府送禮祝賀的文武大臣絡繹不絕,可都被薛仁貴婉言謝絕了。他惟一收下的是普通老百姓王茂生送來的“美酒兩壇”。一打開酒壇,負責啟封的執事官嚇得面如土色,因為壇中裝的不是美酒而是清水!“啟禀王爺,此人如此大膽戲弄王爺,請王爺重重地懲罰他!”豈料薛仁貴聽了,不但沒有生氣,而且命令執事官取來大碗,當眾飲下三大碗王茂生送來的清水。在場的文武百官不解其意,薛仁貴喝完三大碗清水之後說:“我過去落難時,全靠王兄弟夫婦經常資助,沒有他們就沒有我今天的榮華富貴。如今我美酒不沾,厚禮不收,卻偏偏要收下王兄弟送來的清水,因為我知道王兄弟貧寒,送清水也是王兄的一番美意,這就叫君子之交淡如水。”此後,薛仁貴與王茂生一家關係甚密,“君子之交淡如水”的佳話也就流傳了下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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