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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중

decentralization : 2021. 2. 2. 00:04


군중 

암호화폐 중에 리플(XRP)라는 게 있다.
이게 한국 시간 기준 2021.02.01. 22:30이 크리티칼 한 시점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야기 전개를 위해 우선 이 코인을 중심으로 한 최근의 배경 지식을 깔아둔다.

지난해 800원대를 넘나들며 고공행진했으나, 같은해 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해 피소되면서 300원대로 내려앉았다. SEC는 리플을 가상자산이 아닌 증권이라고 해석, 리플 최고경영자(CEO)와 공동설립자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해 13억 달러(약 1조4527억 원)를 챙겼다며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운동도 가격 상승에 한몫했다. 이들은 미국 유명 자유게시판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WallStreetBets) 포럼, 트위터,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리플 매수를 독려하고 있다. 한 트위터 계정 @CryptoBull2020는 1일 “현재 리플(XRP) 커뮤니티의 19만3000명의 회원이 지금부터 15시간 이내에 XRP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리플 매수 운동 관련 텔레그램 방 인원은 제한 인원 20만 명을 모두 채우기도 했다.
(출처 : donga)

여기 기사 중 지금부터 15시간 이내라는 시점이 바로,
2021.02.01. 22:30에 해당된다.

그 동안 이 소식은 전 세계에 퍼졌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SEC 제소에 따라 폭락하였던 가격은,
근일에 연일 폭발적인 상승세를 시현하였다.

헌데,
정작 차트를 보면, 
이미 15분 차트 기준 20:45부터 하락이 시작되었다.

 


주식 투자 격언에,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는 게 있다.

소문에 따라,
기대는 한껏 바람 넣은 풍선처럼 부풀고, 
꿈은 연신 바람에 실린 연처럼 날아가는 법.

하지만, 정작 사실이 확정되고 나면,
부풀어 오른 기대는 멈추고,
달아오른 꿈은 차갑게 식어버리고 만다.

필경, 큰 세력이 있었다면,
그림의 저 선행 구간에서 연신 팔아재꼈을 것이다.
기대 시점에 이르면 조막손 개미들이 들어올 수도 있겠지만,
그 큰 덩어리를 다 처분하기엔 시장 볼륨이 충분하다 할 수 없다.
그러니, 앞서 티 나지 않게 처리하는 게 순리다.

dumb money(조막 손, 개미)는 대개 smart money(큰 손, 고래)를 이길 수 없다.
이는 결코 돈이 작아서가 아니다.
다만, 돈이 흐르는 이치를 아지 못하게 때문이다.

차트를 보면 단 두 세 시간 만에,
시세는 반 토막이 나고 말았다.
그 동안 이리 오르기까지 근 한 달이 걸렸는데 말이다.

희비(喜悲)의 감정은 비대칭적이다.
싸늘하게 식어 급기야 공포감을 느끼면,
사람들은 패닉에 빠지고,
앞뒤 재지 않고 다투어 빠져나가기에 바쁘게 된다.

존 템플턴 경(Sir John Templeton)은 이리 말했다.

“Bull markets are born on pessimism, grown on skepticism, mature on optimism, and die on euphoria,” 

"강세장은 비관 속에서 태어나 회의 속에서 자라며, 
낙관 속에서 성숙하여 행복 속에서 죽는다."

그는 투자할 때, 대중(행동 양식)을 피하였다.

‘buy when there's blood in the streets.’

거리에 피가 철철 흐를 때,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중들은,
이 때 모두 거리를 떠나고,
모든 이들이 아우성을 칠 때,
갓난아기까지 엎고 시장에 나타나,
주식을 산다.

개인은 복잡하지만, 
대중은 피상적이고 단순하다.

이것 만고의 진리다.

소문에 모여든 군중,
이들 사이에 집단심리(groupthink)가 작동하게 되면,
비이성적 흥분(irrational exuberence)상태에 놓이게 된다.

프랑스의 Gustave Le Bon은 그의 책 군중(The Crowd)에서,
사람들이 군중으로 바뀌게 되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경우라고 말한다.

“모든 사람들이 감정과 생각이 하나로, 하나의 방향으로 된다. 
그리고 의식적인 개성들은 모두 사라진다. 
집합된 마음들은 의심할 여지없이 변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매우 뚜렷한 특성을 갖는다. 
이런 것들이 모두 모아지면 심리적인 군중(a psychological crowd)이 된다.” 

오늘도,
euphoria 속에서,
수많은 dumb money가 죽었나갔다.

이것 역시 만고의 진리다.

그러한즉,
속절없이 휩쓸려 죽지 않으려면,
대중을 떠나야 한다.

대중이란,
다만,
한 마리 짐승이 되어,
어두운 동굴로 피신하여,
저마다의 상처를 핥아가며,
서로의 아픔을 위로할 때만 필요할 뿐이다.
이것, 얼마나, 서글픈 사태냐?

헌즉,
대중을 떠나야 한다.
犀牛角一樣獨自遊蕩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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