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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은 글 모음에 대한 변(辨)

소요유/묵은 글 : 2008. 2. 11. 14:17


인터넷 여기 저기 썼던 글들을 그곳에 남겨 두지 않고,
말끔히 삭제하여 왔다.

원래, 쓴 글에 미련을 두지 않고 그저 바람결에 날려 잊어버리곤 하였다.
이로서 세상엔 남겨질,
팡이실 같은 인연 한 오라기조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그리 하여도 남들이 그냥 놔두지 않는 경우가 있다.
예컨데,
내가 쓴 글을 옮겨 자신이 쓴 것처럼 한다든가,
나는 이미 잊고 있었는데,
내 글을 베끼어 내놓고 설왕설래 시비를 거는 경우가 그러하다.
이럴 경우,
정작 나는 글 조각 하나도 갖고 있지 못하니,
제법 난감하였다.

그래,
나도 남겨 둘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게다가 이리 하나 둘 모아 두다 보니,
나중에 참고도 되고,
자신을 돌아다 볼 염치도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자신의 사진조차 남겨 두지 않는 성미임에도 불구하고
조그만 애착이 봄싹처럼 돋아나고 있는 모습을 되돌아 본다.
성가시고, 단적스런 짓거리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언젠가 모두 다 불 사르고 말 작정이지만,
오늘, 지금은
이리 묵은 창고에서 꺼내어 되살려 본다.
두엄처럼.
새 봄 해토머리,
밭 이랑 앞에 서서,
바람 맞으며, 이리 새싹을 보살핀다.
가을 그 황금빛 소리를 잠깐 꿈꿔 보기로 한다.
이 유예된 놀음에 앞서,
간략히 변(辨)을 달아내,
길닦음에 代한다.

앞 선 글 또는 정황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글 맥이 다소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이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사전에 가해지기도 하겠지만,
이미 묵은 글을 따라 다니면서 온전히 힘을 보탤 재간이 내겐 부족하다.
그럴 경우는 그저 그려러니 하고 지나치면 그저 한가로니 족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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