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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09. 7. 21. 17:32


곧 죽음을 앞두게 된 시베리안 허스키.
어느 날 그의 주인인 아들 친구의 공장으로 가게 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덴 며칠 전 이게 무산이 되었다 한다.
(※ 참고 글 : ☞ 2009/07/05 - [소요유] - 북두갈고리)

죽인지, 밥인지.
중생의 삶은 이리 뒤죽박죽이다.

덕분에 고물할아버지 집에는 강아지 하나가 더 늘었다.
요즘엔 비둘기도 가세했다.
이젠 안면을 텄다고 먹이를 그릇에 분배하는 중에도 겁 없이 대든다.
저들 중 용감한 녀석은,
강아지가 밥그릇을 받자마자 과감히 그릇에 달려들어 빼앗아 먹는다.
용감하지 않으면, 위험도 돌보지 않을 정도로 몹시도 허갈진 게다.

정찰병을 내세우는 것일까?
내가 고물할아버지 대문 가까이만 다가서도,
저들 열댓 마리 비둘기들은 지붕에서 쉬고 있다 차렷 자세를 취한다.
집 안으로 들어서면 이내 웅성웅성 거리며,
마당가로 내려선다.

필사적으로 삶을 구하고 있는 저들.
중생의 삶은 새벽 안개길처럼 이리도 아스란히 아프게 뿌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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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09. 7. 21. 17: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