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화가 난다.

소요유 : 2010. 6. 28. 23:58


화가 난다.

전자밸브를 샀다.
아니 말은 그리 부르고는 있지만 실인즉 전기밸브라 하는 것이 더 맞다.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물건이라기보다는 그저 전기로 밸브를 여닫는 것에 불과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게 시험을 해보니 영 신통치 않다.
수관(水管)의 단말을 전기적으로 개폐하려고 장만하려고 한 것인데,
이게 전기를 통하든 아니든 무조건 열려(open) 있지 않은가 말이다.
NC(normal colse) type이니 전기를 통하지 않으면 close, 인가하면 open 상태여야 당연한데,
어떠한 경우에도 open 상태이니 전기밸브의 효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건 분명 고장 난 것이다.

구매처에 연락하니 이 작자의 대응이 실로 가관이다.
자신이 그쪽 계통에 종사하던 이라면서,
관로 상황을 묻더니만 자신이 수압을 직접 체크할 태세다.
컨트롤박스를 뭣을 달았는가 묻는다.
현재 시험 중이라 단순히 전기 on/off 만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나는 이리 대꾸해주었다.

NC 타입이니,
전기 인가이전에 애저녁에 close 되어야 하는데 이게 물이 세차게 통과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이 자의 홈페이지에는 컨트롤 박스를 자가 제작하여 설치할 때는 A/S를 못하겠다는
협박성 문구가 달려 있다.
이 회사는 별도의 컨트롤 박스를 판매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그저 타이머 하나 달랑 단 것밖에 없는 박스를 수십만 원에 팔고 있을 뿐인데,
위 경고 문구는 이 컨트롤박스 구매를 은근히 부추기고 있다.

전기밸브를 정밀 제어하려든가 다수를 통제하려면 컨트롤박스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저 간단한 일반 농원이라든가 시험할 때는 그저 power를 on/off 하는 것으로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내가 그자에게 말하길 내가 전공이 그와 무관하지 않으니,
잘못 설치하여 실수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 일렀다.
그런데 이자가 대뜸 말하길 그 농원은 이 물건을 사용하기 어렵다느니,
전공이 그러한데 그것 하나 처리 못하냐고 빈정댄다.

나는 화가 불같이 솟는다.
고장 난 것을 구매하여 내가 수리하여 쓸 이유는 없지 않은가?
우리 농원이 특별한 조건을 요구하는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전기를 다루는데 문외한도 아닌데,
고장 난 물건을 분별하지 못하겠는가?
당신의 대응은 너무 무례하다고 일갈했다.

그저 새것으로 교환 주겠다든가,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하였다면 그런대로 참아 주겠는데,
한 치라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그자, 그 얄팍한 상혼에 화가 솟고 만다.
나는 내가 명색이 전자공학 출신이며 평생 그 일에 종사했는데,
그까짓 솔레노이드 밸브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겠는가 하며 성을 내었다.
그런데도 이 작자가 깐죽댄다.
나는 얼결에 내가 나온 대학교 이름까지 주어섬겼다.
고장 난 제품을 팔았으면 교환해주겠다든가, 반품을 받아들이면 족할 것을,
이리 악착같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고 그 작자의 태도에 분기가 탱천한다.
어쩌다 화가 치밀어 이런 남우세스러운 짓것거리까지 하게 되었는지,
나는 내게 부끄럽다.

만약 순진한 농부가 이런 작자와 맞닥치면 마냥 당하고 말리라.
이런 작자는 사뭇 더럽고 야비한 것이다.
나는 이자의 이악스런 태도를 그저 넘길 수가 없다.
어쩌다 고장 난 물건이 보내질 수도 있는 것,
그럴 때 이르르면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 잡아 응하면 될 것을 이리 적반하장으로 상대에게 허물을 덮어씌우는 작태는,
아주 흉한 것이다.
이런 태도는 이웃에게 해를 가하며,
자신도 양심이 편치 않을 터인데,
매사 당장의 단 몇 푼을 아끼려고 제 자존심을 팔고 뭇 세상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나는 이런 얄팍한 자들을 깊이 혐오한다.

나는 뻔하디 뻔한,
경우, 도리를 피해가며,
제 사리를 챙기는 자들을 미워한다.

내가 대차게 나가자,
이 자가 세가 꺾이면서,
그러면 공급회사(수입업자) 담당자에게 연락을 드리라고 하겠다고 한다.

얼마 후 수입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 자도 횡설수설인데 그래도 앞의 판매자보다는 사뭇 낫다.
일단은 대화가 통한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인을 한다.

그 자가 내일 방문 드리겠다고 한다.
직원들이야 출장이 뭣 어려운가?
출장비 받아가며 시간을 메울 수 있을 터,
하지만 제품을 바꿔주면 될 터인데,
이리 출장을 나오면서 비용을 대며 처리할 지경이라면,
그 회사 어지간히 신간(身幹)이 편한 형편인가 보다.

하여간 처음 판매한 회사 그 직원은,
나는 일이 끝난 다음 그 판매회사 사장에게 직접 자초지종을 말하고 사과를 받아내고 말 것이다.
만약 내가 그 회사 사장이라면 이런 작자는 진작 fire out이다.

나는 이런 야비한 치들을 본원적으로 싫어한다.
사리, 이치, 경우를 어기며 자신의 이해를 무작정 도모하는 축들,
나는 이런 자들을 한없이 경멸하며 혐오한다.

나는 오늘 이런 자를 대하였다.
이런 상스런 인간을 마주하고 있는 내가 밉기도 하다.
그래서 화가 더욱 급해진다.

오늘 이리 남겨 그 야비한 자를 단죄한다.
야비한 자는 세상을 불편하게 한다.
나는 세상을 제 사리사욕을 위해 편취하는 자를 용서하지 못하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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