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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난다.

소요유 : 2010.06.28 23:58


화가 난다.

전자밸브를 샀다.
아니 말은 그리 부르고는 있지만 실인즉 전기밸브라 하는 것이 더 맞다.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물건이라기보다는 그저 전기로 밸브를 여닫는 것에 불과한 것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게 시험을 해보니 영 신통치 않다.
수관(水管)의 단말을 전기적으로 개폐하려고 장만하려고 한 것인데,
이게 전기를 통하든 아니든 무조건 열려(open) 있지 않은가 말이다.
NC(normal colse) type이니 전기를 통하지 않으면 close, 인가하면 open 상태여야 당연한데,
어떠한 경우에도 open 상태이니 전기밸브의 효능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이건 분명 고장 난 것이다.

구매처에 연락하니 이 작자의 대응이 실로 가관이다.
자신이 그쪽 계통에 종사하던 이라면서,
관로 상황을 묻더니만 자신이 수압을 직접 체크할 태세다.
컨트롤박스를 뭣을 달았는가 묻는다.
현재 시험 중이라 단순히 전기 on/off 만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나는 이리 대꾸해주었다.

NC 타입이니,
전기 인가이전에 애저녁에 close 되어야 하는데 이게 물이 세차게 통과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그런데 이 자의 홈페이지에는 컨트롤 박스를 자가 제작하여 설치할 때는 A/S를 못하겠다는
협박성 문구가 달려 있다.
이 회사는 별도의 컨트롤 박스를 판매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는 그저 타이머 하나 달랑 단 것밖에 없는 박스를 수십만 원에 팔고 있을 뿐인데,
위 경고 문구는 이 컨트롤박스 구매를 은근히 부추기고 있다.

전기밸브를 정밀 제어하려든가 다수를 통제하려면 컨트롤박스가 필요할지 모르지만,
그저 간단한 일반 농원이라든가 시험할 때는 그저 power를 on/off 하는 것으로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내가 그자에게 말하길 내가 전공이 그와 무관하지 않으니,
잘못 설치하여 실수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 일렀다.
그런데 이자가 대뜸 말하길 그 농원은 이 물건을 사용하기 어렵다느니,
전공이 그러한데 그것 하나 처리 못하냐고 빈정댄다.

나는 화가 불같이 솟는다.
고장 난 것을 구매하여 내가 수리하여 쓸 이유는 없지 않은가?
우리 농원이 특별한 조건을 요구하는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전기를 다루는데 문외한도 아닌데,
고장 난 물건을 분별하지 못하겠는가?
당신의 대응은 너무 무례하다고 일갈했다.

그저 새것으로 교환 주겠다든가,
조금 더 친절하게 대하였다면 그런대로 참아 주겠는데,
한 치라도 손해를 보지 않겠다는 그자, 그 얄팍한 상혼에 화가 솟고 만다.
나는 내가 명색이 전자공학 출신이며 평생 그 일에 종사했는데,
그까짓 솔레노이드 밸브 하나 제대로 처리 못하겠는가 하며 성을 내었다.
그런데도 이 작자가 깐죽댄다.
나는 얼결에 내가 나온 대학교 이름까지 주어섬겼다.
고장 난 제품을 팔았으면 교환해주겠다든가, 반품을 받아들이면 족할 것을,
이리 악착같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고 그 작자의 태도에 분기가 탱천한다.
어쩌다 화가 치밀어 이런 남우세스러운 짓것거리까지 하게 되었는지,
나는 내게 부끄럽다.

만약 순진한 농부가 이런 작자와 맞닥치면 마냥 당하고 말리라.
이런 작자는 사뭇 더럽고 야비한 것이다.
나는 이자의 이악스런 태도를 그저 넘길 수가 없다.
어쩌다 고장 난 물건이 보내질 수도 있는 것,
그럴 때 이르르면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 잡아 응하면 될 것을 이리 적반하장으로 상대에게 허물을 덮어씌우는 작태는,
아주 흉한 것이다.
이런 태도는 이웃에게 해를 가하며,
자신도 양심이 편치 않을 터인데,
매사 당장의 단 몇 푼을 아끼려고 제 자존심을 팔고 뭇 세상 사람을 피곤하게 만든다.
나는 이런 얄팍한 자들을 깊이 혐오한다.

나는 뻔하디 뻔한,
경우, 도리를 피해가며,
제 사리를 챙기는 자들을 미워한다.

내가 대차게 나가자,
이 자가 세가 꺾이면서,
그러면 공급회사(수입업자) 담당자에게 연락을 드리라고 하겠다고 한다.

얼마 후 수입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 자도 횡설수설인데 그래도 앞의 판매자보다는 사뭇 낫다.
일단은 대화가 통한다.
문제가 있다는 것을 시인을 한다.

그 자가 내일 방문 드리겠다고 한다.
직원들이야 출장이 뭣 어려운가?
출장비 받아가며 시간을 메울 수 있을 터,
하지만 제품을 바꿔주면 될 터인데,
이리 출장을 나오면서 비용을 대며 처리할 지경이라면,
그 회사 어지간히 신간(身幹)이 편한 형편인가 보다.

하여간 처음 판매한 회사 그 직원은,
나는 일이 끝난 다음 그 판매회사 사장에게 직접 자초지종을 말하고 사과를 받아내고 말 것이다.
만약 내가 그 회사 사장이라면 이런 작자는 진작 fire out이다.

나는 이런 야비한 치들을 본원적으로 싫어한다.
사리, 이치, 경우를 어기며 자신의 이해를 무작정 도모하는 축들,
나는 이런 자들을 한없이 경멸하며 혐오한다.

나는 오늘 이런 자를 대하였다.
이런 상스런 인간을 마주하고 있는 내가 밉기도 하다.
그래서 화가 더욱 급해진다.

오늘 이리 남겨 그 야비한 자를 단죄한다.
야비한 자는 세상을 불편하게 한다.
나는 세상을 제 사리사욕을 위해 편취하는 자를 용서하지 못하겠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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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0.07.02 01:27 PERM. MOD/DEL REPLY

    얼마전 13명이 집단으로 저를 공갈협박범으로 고발했다 하지 않았습니까?
    경쟁 지역신문 발행인이자 한때는 제 밑에서 광고영업하던 조 뭐시기란 놈이
    저와 관계가 석연치 않은 인간들을 선동하고
    또 광고비며 600만원을 떼어먹고도 저를 폭행한 다대경제발전협의회장 김 뭐시기란 놈이
    다대2동 정보형사를 몇푼에 꼬득여 고발하게 한 사건이지요.
    무려 일곱차례의 조사 끝에 무혐의 처분이 되었기에
    사건이 끝났나 했더니만
    얼마전에 협회장 김 가란 놈이 또 고소를 해왔답니다.
    돈 600만원을 떼먹고 전치 3주 진단의 폭행까지 일삼은 놈이
    적반하장 격으로 명예훼손과 모욕으로 고소했답니다.
    "거지발싸게 같은 놈이 저를 괴롭혔다"며
    자신의 대단한 권능을 저를 매장하는데 사용하겠다는 겁니다.
    똥뀐놈이 오히려 화를 낸다는 속담이 그리 딱 떨어지게 들어맞는 겁니다.

    ***

    그래서 저도 돈을 벌기로 작정했던 겁니다.
    너무 없으니 무시당할만하다는 것을 터득한 겁니다.]

    ***

    세상엔 경우가 없는 사람이 어쩌다 한둘 있는게 아닙니다.
    제가 겪어본 바에 의하면
    열에 아홉은
    상황에 따라 쉽게 배반도 하고
    거짓말도 예사로 늘어놓고
    터무니 없는 억지를 부려 진실을 호도하는 경우가 익히 많습니다.
    그러니 성악설을 깊게 믿고 있으며,
    인간보다 더 악독한 생명체는 우주에 없다는 진리를 믿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각종 종교가 극성을 부리고
    신을 주둥이로 열나게 부르짖어도
    얼마나 사악하면 신이 인간을 버렸겠습니까?
    인간이 오로지 믿는 것은 저 자신과 돈뿐인 것 같습니다.
    저 자신만 깨끗하고 주위엔 온통 나쁜 놈들만 이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나쁜 인간임을 늘 자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이면서 인간을 믿지 못하고 증오하고 있으니
    저 역시 나쁜 인간이란 겁니다.

  2. bongta 2010.07.02 10:18 신고 PERM. MOD/DEL REPLY

    제가 그날은 너무 화가 나서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만,
    저는 경우 없는 처사를 대하면 참기가 힘듭니다.

    년전 밭 경계에 심어진 나무를 정리해 달라고 나무 주인에게 부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밭 경계도 불확실한데 상의 한번 없이 임의로 심었지만 내버려두었지요.
    하지만 농원을 조성하게 되면 그늘이 져서 문제가 될 수 있겠기에 이리 요청을 한 것입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그 사람은 그 다음해엔 역시나 의논 한번 없이 철말뚝을 쳐놓았지요.
    거기 철망을 두를 참이었는데 이것은 너무 심하다싶어 중지를 시켰습니다.

    이런 형편인데 나무를 정리해달라고 하자,
    그 사람은 대뜸 그럼 측량을 하자고 하더군요.
    저는 나무를 베어 달라고 한 것도 아니오, 그저 정리해달라고 한 것뿐입니다.
    사실 내 입으로 멀쩡한 나무를 베어달라고 하여 해를 가하는 것이 탐탁지 않았습니다.
    해서 베어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정리(처리)해달라고 한 것이지요.
    정리란 말 속엔 베는 것도 포함되지만, 가지치기 따위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말이지요.
    사실 이 정도라면 얼마든지 타협할 수도 있지요.
    살아있는 나무 베는 것 저는 원치 않는 일입니다.
    그것도 남이 저지른 일을 왜 제가 부담해야 합니까?

    집을 지을 것도 아닌데 돈 들여가면 측량할 일도 없지만,
    상의 한번 없이 나무 심고, 말뚝 박은 것은 그쪽인데 이를 기정사실화하듯,
    이리 나대는 마음보가 영 흉하다 하지 않을 수 없지요.
    그렇다고 이 사람이 나무를 사랑하기 때문도 아닙니다.
    플라스틱, 비닐, 포장지 따위를 그냥 태워버리는 위인이거든요.
    시골에 들어와 제일 못 마땅한 일 중의 하나가,
    폐비닐 따위를 거리낌 없이 밭에서 태워버리는 일이지요.
    참으로 죄스럽기 짝이 없는 몹쓸 짓입니다.

    그런데 코미디인 것이,
    이 자가 올해 그 나무를 모두 베어버렸습니다.
    그 근처에 농작물을 새로 심자니 그게 방해가 되었겠지요.

    임의로 나무를 심은 것도 온당치 못한 일인데,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엔 아랑곳하지도 않더니만,
    제 이해가 걸리자 바로 제 셈을 차리고 만 것이지요.

    낯간지러운 처사지요.
    도대체가 얼마나 혼자 오래 살겠다고 이리 경우 없고,
    사리 없이 뻔뻔히 살고 있단 말입니까?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이지요.

    ***

    그러나 저러나 송사가 끊이지 않고 있으니 선생님의 마음고생이 꽤 되시겠습니다.
    악연을 지은 사람이 같은 동네에 살고 있으니 연연(延延) 사단이 생기는군요.
    원증회고(怨憎會苦)
    원수와 함께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야말로 우리 중생들의 고통스런 존재조건이 아닌가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어느 날 다 지나와 있게 마련입니다.
    그 날까지 오늘을 즐겁게 의연하게 마주하시길 빕니다.

    제가 서울에선 방에 들어온 벌레도 고이 집어 밖으로 내보곤 했는데 말입니다.
    어제는 하루살이, 파리 따위의 물 것 때문에 잠을 설쳤습니다.
    해서 자다 말고 일어나 에프킬러를 잔뜩 뿌리고 말았습니다.
    아주 신경질적으로 이 짓을 저질렀습니다.
    그러자 방생(放生)하는 제 마음보라는 것이 얼마나 얄팍하니 위선스런 것인지 깨닫게 되었답니다.
    자신의 처지가 편할 때는 그럴 듯이 위선을 떨었지만,
    위태한 지경에 처하자 이리도 극악한 암상을 부리고 있지 않는가 말입니다.
    해서 다음번엔 스님을 만나면 절간에선 벌레를 어찌 다루는지 자세히 알아보려고 합니다.

    도대체가 저들 물것이 저보다 먼저 이곳에 터 자리 잡고 살고 있었을 터인데,
    뒤늦게 들어온 저는 무슨 대단한 물건이라고 저들에게 이리 포달을 부리고 있는 것입니까?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 문득 떠오릅니다.
    맹목적 생의 의지란 얼마나 가열찬가?
    아마도 이 세상의 그 어떠한 에너지 시스템보다 더욱 더 강한 것이 생명이 아닌가?
    생명이 가진 에너지야말로 가장 고준위(高準位)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살이가 비록 며칠을 못살지만 악착같이 생식(生殖)을 하여 다음 차 기회를 노립니다.
    한 인간이 도저히 못 참고 자다 말고 일어나게 하는 저들 생명현상의 목적지향처는 과연 어느 나변(那邊)에 있는 것인가?
    저 역시 저들에게 이리 원수가 되고 있음이니,
    갈등 때리는 이 사바세계는 참으로 혼란스럽습니다.

    여기 농원에 들어와 죄를 수없이 짓고 있습니다.
    멀쩡한 땅을 깎아내고 절개하여 무참히 속살을 헤집어내고,
    개구리를 예초기로 절단 내고,
    갖은 벌레들을 죽이고 ...
    게다가 얼마 전에는 우드칩(wood chip)을 식재한 나무밑에 깔려고 들였습니다만,
    이게 나무를 구하기 위해 또 다른 나무를 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습니다.
    사는 것이 이리도 무참한 노릇이거니와,
    사는 내내 참회하고 회개하면 살아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한데,
    4대강인지 운하를 파고 있는 저들의 마음보란 도대체가 얼마나 무정철한(無情鐵漢)들인지.
    참으로 흉칙한 것들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성악설, 성선설
    저는 악과 선이 말들이 통에 서로 섞여 있는 게 인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비자는 그러하기에 선악으로 사람을 보지 말고,
    그저 진위(眞僞)로 세상을 보기를 주문하였지요.
    인간 본성이 본래 그러하니 유가처럼 도덕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당위를 따질 것이 아니라,
    이를 통치 기술에 응용하고자 하였을 뿐입니다.
    그래서 부국강병할 수 있다면 이로 족하다고 보았지요.
    국가 차원에서는 통치기술이 됩니다만,
    개인차원에서 보자면 인간 심리의 깊숙한 곳을 꿰뚫고 있기에 인간경영에 응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실용적인 측면이 아니라,
    저는 한비자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읽습니다.
    슬픔을 동반한 체념, 그 냉혹할 만큼 차가운 태도, 더 이상은 어찌할 수 없는 인간조건,
    이를 인정하고 돌아선 한비자가 택한 것은 법(法)술(術)세(勢) 입니다만,
    실인즉 그의 마음 안에는 치유할 수 없는 슬픈,
    그래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인간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해봅니다.

    유가처럼 선을 부르짖으며 실은즉 실패하여 위선이 된다든가,
    노장처럼 탈속을 노래하면서도 실인즉 저 죽림칠현처럼 처세술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라,
    그는 담담냉냉한 법술로서 세상을 건너가려 하였을 뿐입니다.

  3. 은유시인 2010.07.03 03:44 PERM. MOD/DEL REPLY

    잠을 자다말고 너무 언짢은 생각이 들어서 일어났습니다.
    속이 부글거려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사연인즉...


    ***


    돈을 떼어먹는 자와 돈을 떼이는 자


    잠을 자다말고 울컥하는 기분이 들어 일어났다.

    동화집 '개들의 천국' 일러스트를
    일러스트 작가들이 활동하는 인터넷사이트에 소개된 모 작가에게 150만원에 의뢰하고
    우선 선금으로 50만원을 입금해 주었는데 최근 열흘이 지나도록 작업 진척도 없고 연락도 없다.
    일러스트만 완성되면 8월중에 자비출판할 계획이었다.
    처음 두 차롄가 시안이란 걸 보내오긴 했는데 일러스트라기보단 단순한 하나의 소컷이었다.

    1년 전에도 '한창훈'이란 일러스터에게 '임란진혼곡' 책자 표지를 100만원에 그리기로 약정하고
    선금 30만원을 입금해줬으나
    그는 선금만 꿀꺽 삼키고는 잠적해버렸다.
    전화도 받지 않고 아무런 연락도 없었다.
    사실 어디 사는 누군지도 모르고
    이름 석자와 이메일 주소, 그리고 휴대폰 번호를 알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런데 똑 같은 일을 지금 되풀이 겪고 있는 것이다.

    사람을 믿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곧잘 믿어주고 속아넘어가는 나는 미련한 것인지...
    아님, 우둔함 때문인지....

  4. bongta 2010.07.05 08:08 신고 PERM. MOD/DEL REPLY

    한비자는 동문인 이사에 의해 죽게 됩니다.
    믿겠거니 한 이사에게 턱 마음을 놓고 있다가 당하고 맙니다.
    도대체, 부모형제를 믿지 않고, 동문을 믿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누구를 믿겠습니까?
    게다가 이사와는 호형호제 하는 사이이며,
    먼저 벼슬길에 나선 이사가 나중에 이끌어주기로 약속까지 하였지요.
    그런데 한비자의 재능을 시기한 이사의 꾐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매사 믿지 않고 이 세상을 한 치라도 걸어갈 수 있겠습니까?
    예컨대 물건을 살 때 돈과 상품을 동시각에 교환할 수 없습니다.
    무엇인가 단 일초라도 먼저 상대에게 건네주어야 합니다.
    만약 먼저 받은 쪽이 상대에게 이미 대가를 지불하였다고 강변한다면,
    그 누가 이를 반증할 수 있겠습니까?
    믿음이 없다면 우리의 거래는 찰나간까지 통제할 대단히 복잡한 채비를 거치지 않으면,
    단 한건도 제대로 진행될 수 없을 것입니다.

    ‘한비자’로 알려진 10만여 자의 대작을 지어 진시황을 감복케 한 한비자.
    그조차 상대를 믿다가 거꾸러지고 맙니다.

    믿는 것이 잘못이 아니라 믿음을 배신한 상대가 잘못이지요.
    세상의 구조는 이러한 데 세상 사람들은 배신자, 사기꾼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외려 속임을 당한 사람을 비웃고 조롱합니다.
    아니 우선은 속임을 당한 사람 스스로 자책을 하기에 이르르지요.

    저는 여기 농원을 조성하면서 접한 여러 사람으로부터 손해를 보았지요.
    일부는 일방적으로, 일부는 알면서도 대안이 없어 그리 이끌려 따라가기도 하였습니다.
    큰 손해는 아니지만 잃은 재물이 아니라 그런 인간들을 만난 것이 더 기분이 상하지요.
    게다가 그 상대가 믿음을 주고받고 우정을 쌓아온 자라면 이게 얼마나 기막힌 노릇입니까?
    저들에겐 믿음보다 더 중한 것은 사리(私利)인 게지요.

    그런데 어찌하겠습니까?
    저러 그러한 인간을 제가 만난 것을 그저 운이라고 할 수밖에.
    그렇다고 세상사람 모두를 의심하고 살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한비자는 말합니다.
    부녀자가 누에를 치면서 그 징그러운 누에를 스스럼없이 만지는 까닭은 그게 돈이 되기 때문이며,
    장의사가 사람이 죽었을 때 신이 나는 것은 그가 악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게 벌이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선악을 떠나 요는 사람들은 제 이익을 취하며 살아갈 뿐이라는 것을.
    그러하니 이를 차라리 인정하고 맙니다.
    그리고 이런 토대 위에 법술을 전개합니다.
    그에게 세상을 구원하는 것은 王이나 神 따위가 아니라 法인 게지요.

    그랬던 그인데,
    그는 믿음을 이사에게 건네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장면에서 저는 한비자가 휴머니스트임을 확인했던 것이지요.
    인간에 대한 믿음을 끝내 저버리지 않은 한비자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를 생각할 때마다 무엇인가 슬픈 정조에 빠져들곤 합니다.
    수십 년 전이래 그를 마음속으로나마 사사(師事)하기로 작정하였지요.
    수천 년 지난 지금 이 자리, 암둔한 저를 그가 제자로 받아들일까 싶습니다만,
    다행이 일방적인 제 선언을 물리칠 수단이 그에겐 딱히 없는 게 제게 다행입니다.
    그와 나를 가르는 시간의 강폭은 그리도 넓습니다.
    하지만 장구한 시간의 강폭을 넘어 그를 배워 그와 가까이 가기를 저는 희망합니다.
    이게 요즘 저의 숙제이기도 하지요.
    그를 사랑하는 만큼 저녁마다 그를 만나는 즐거움이 한결 큽니다.

    손자병법의 손빈 역시 동문인 방연에게 당하여 종지뼈 아래를 도려내게 됩니다.
    손빈-방연, 한비자-이사의 관계가 아주 유사합니다.
    그런데 한비자는 죽었기에 후일담이 없습니다만,
    손빈은 나중에 제나라로부터 구원을 얻어 살아 돌아가게 됩니다.
    그 후 군사가 되어 방연을 죽여 버립니다.
    믿음을 배반하진 않지만,
    배반된 믿음에 대가를 치르게 만듭니다.

    한비자가 죽지만 않았다면 손빈의 길을 걸어갔을까요?
    아니면 다른 길을 걸어갔을까요?
    이것 역시 제가 설정한 의문 중에 하나입니다.
    앞으로 제가 한바지와 함께 풀어갈 여행 과제이기도 합니다.

    군자는 먼저 싸움을 청하지 않지만,
    싸움을 걸어오면 싸우기도 전에 이긴 상태에서 싸움을 맞이한다고 했습니다.
    의에 바탕하기 때문이라지요.

    중언부언 쓰다 보니 정리되지 않은 말이 흘러나와버렸군요.
    그 일러스트 작자를 찾아낼 수 있는 데까지 찾아내어 일이 잘 처리되었으면 합니다.
    그렇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 그저 운이라 치부하고,
    새로운 믿음의 인간을 만날 여행을 다시 떠날 수밖에요.

    저나 선생님이나 준비하면서,
    그런 아름다운 사람을 많이 만나게 되길.

    ‘개들의 천국’
    얼핏 풍자 글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니면 개들이 등장하는 순진무구한 세상이 그려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군요.
    전일은 이란 사람을 고용하여 작업을 하였습니다만,
    날씨가 아주 무더워 둘 다 아주 지쳐버렸습니다.
    저녁 일이 다 끝난 다음 부리나케 길 건너 앞집에 사육 당하고 있는 개들을 돌보았습니다.
    이 녀석들이 너무 더울 것 같아 빵을 조금 주고 우유와 물을 가득 따라 주었습니다.
    무뚝뚝이 한 녀석은 어지간히 물이 먹혔던지 쉴 새 없이 물을 받아먹더군요.
    이 집에는 물을 주는 그릇이 없더니만 얼마 전부터는 물그릇이 놓여지기 시작했습니다.
    늘 채워지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물 줄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여간 다행이 아니군요.
    그 집 주인이 얼마 전에는 견사 흙바닥 위에 마루판을 깔더군요.
    이제까지는 비가 오면 개들이 흙탕물 위에서 지냈는데 이런 생심을 내고 있는 그를 보자니,
    너무 고마운 생각이 들어 혹 합판이 부족하면 제가 사드리겠다고 하였지요.
    그는 노가다를 하는 사람이라 재료는 충분하다고 하더군요.
    저는 부러 장에 가서 커다란 수박 한 덩이와 맥주를 사다 그에게 전해주었습니다.

    더운 여름,
    짧은 생을 살다가 무참히 스러지는 이 땅의 많은 강아지들이,
    조금이라도 편히 잘 지내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우정 챙기셔서 강아지들 이야기를 써주신 선생님의 건필을 마저 빕니다.

  5. 은유시인 2010.07.13 10:25 PERM. MOD/DEL REPLY

    동물사랑실천협회에 2만원씩 내다가 이번달부턴 3만원씩 냅니다.
    저 대신에 고생하는 협회장과 임원들의 노고가 가상타 여겨졌습니다.
    수입이 늘면 더 액수를 올려나갈 생각입니다.
    학대받는 동물들을 위해 쓰인다면 조금도 아까울게 없습니다.
    그리고 협회 정회원 게시판엔 다른 회원들로선 차마 올리지 못할
    욕설로 그득한 글들을 수시로 올려놓곤 했는데
    의외로 시원하다는 반응을 보이더군요.
    남들의 시선이 부담스럽던지 아무도 욕설을 올려놓지 못하고 있는듯한데
    평소에도 못된 놈들을 보면 욕설이 절로 튀어나오는 소갈머리인지라
    염치불구하고 공공 게시판에도 욕설을 올리곤 한답니다.

    인간이 인간을 못믿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놈들을 만날 때마다
    "이놈은 안 그렇겠거니...."
    자꾸 속으며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인가 봅니다.

  6. bongta 2010.07.14 06:53 신고 PERM. MOD/DEL REPLY

    저는 말씀드렸다시피 어디 소속되어 활동하지 않는 고로,
    동물보호단체들에 대하여 속속들이 알지를 못합니다.
    그러나, 저는 kara(http://www.withanimal.net), 제인할배(http://blog.naver.com/autocafe)
    정도의 동물보호단체를 가끔씩 들리곤 합니다.

    kara는 제가 기르던 강아지가 아플 때 정보를 얻으려고 하다가,
    어떤 분이 이곳에서 활동한다는 말씀에 이끌려 방문을 하게 되었지요.
    이곳은 다른 동물단체에서 가끔씩 터지는 불미스러운 일이,
    제가 방문한 이래 수년간 별반 일어나지 않았고,
    활동하시는 분들도 모두 훌륭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인할배는 이제껏 댓번 밖에 방문하진 않았지만,
    모금횡령, 관지원금 착복 등등 동물보호를 빌미로 사리를 도모하는 이들을,
    발본색원 응징하는 일에 열성적으로 임하십니다.
    하지만 이런 고로 사방에 적들도 많아서 고군분투하시는 양 싶습니다.

    가입하셨다는 동사실은 예전에 물의를 일으켰던 적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를 위한 가시적인 활동은 꽤 왕성하게 하는 모습입니다.

    사람 사는 곳, 사람이 모인 곳엔 별별 문제가 다 생기더군요.
    좋은 뜻으로 모인 단체에서도 왕왕 부정이 생기고 다툼이 일어납니다.
    PETA만 하더라도 여러 문제가 있더군요.
    (* 'http://petakillsanimals.com' )

    신부가 운영하는 꽃동네, 중이 운영하던 xx마을 등도 한 때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다른 문제로 큰 파문을 일으키곤 했지요.
    회원 하나하나가 기부하는 성금은 적지만 이게 모이면 수십억을 훌쩍 넘습니다.
    이 정도 모이면 운영자는 애초의 좋은 뜻을 넘어 권세를 갖게 됩니다.
    권세(權勢)라고 할 때 권병(權柄)과 세력(勢力)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대표로서의 권능을 가진즉 성금을 임의로 재단하여 처분할 능력을 가졌음이며,
    한번 사리사욕을 채울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옆길로 쓸려 들어가게 되지요.
    파죽지세(破竹之勢)란 게 무엇입니까?
    대나무 한쪽 끝에 쐐기를 박아 넣고 훑어가면 그 단단하던 나무가 쭉 찢어져버립니다.
    처음이 어렵지 일단 욕심이란 쐐기, 칼자루가 돈 자루를 찢기 시작하면,
    눈깔이 확 뒤집히고 간이 배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더욱이 이런 단체들은 외부 감시라든가 내부 통제가 느슨하기 때문에,
    얼마든지 유혹을 받게 됩니다.
    이러할 경우 돈이란 더러운 것이 되어버립니다.
    해서 저는 나중에 혹 동물보호활동을 하게 된다면,
    100% 자비로 운영할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만약 여의치 않아 외부 도움을 받는다고 하여도
    회계는 완전 투명하게 열어 외부감사를 받도록 하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호단체 중에 장부를 숨기고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기미가 보일 때면,
    조심하셔야 합니다.
    애써 죽 써서 엉뚱하게도 파렴치한 인간을 부축할 일은 없지요.

    저도 욕을 합니다만,
    아무리 그래 보았자 세상은 요지부동이더군요.
    제가 북한산에 있을 때는 쓰레기 무단투기, 고성방가를 서슴지 않는 무뢰한들을
    간단없이 나무라곤 하였습니다만,
    여기 시골에 들어와서도 변함없이 저런 자들을 만나는군요.
    주말에 군부대 면회객들이 저희 농원 주차장으로 들어옵니다만,
    십중팔구 저들은 쓰레기를 버리고 가버립니다.
    막아서면 야박하다고 투덜대고 그냥 놔두면 어김없이 쓰레기를 버립니다.

    제가 부대장을 만나 고정을 하였더니만,
    이 작자가 말뚝을 길 가운데다 박으라든가, 쇠사슬로 입구를 막자고 하더군요.
    게다가 부대 정문 안쪽 깊숙이도 실인즉 우리 땅인데,
    무단점유하고 있으면서도 죄송하다는 말은 못할망정,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뻔뻔하기 짝이 없는 언사를 늘어놓습니다.
    안하무인 이런 몰상식스런 자가 성(城) 하나를 맡고 있는 격이니,
    참으로 부박스런 세태가 아닌가 합니다.
    정식 절차를 밟아 장단(長短)을 셈해줄 계획입니다.

    경우없는 사람들이 도농을 가리지 않고 제법 많습니다.
    제가 하나하나 차근차근 치도(治道)를 밝혀 가려 합니다.

  7. 은유시인 2010.07.16 02:37 PERM. MOD/DEL REPLY

    저도 몇몇 동물보호단체의 전횡을 언론을 통해 들은 바가 있습니다.
    심지어 할머니가 수백마리의 개를 키우면서 각종 지원금을 노린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지적하신대로 시간이 지나면서 개인 흑심으로 바뀐들 어찌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자비로 동물보호소를 운영하신다면 저도 기꺼이 동참하고 싶습니다.
    청소가 제 특기이니 청소담당을 시켜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중고등학교 다닐 때도 화장실 청소를 제일 즐겼습니다.
    제가 청소당번일 때는 화장실이 늘 번들거렸지요.
    평소엔 청소를 잘 안합니다만,
    가장 더러운 곳을 청소할 때의 기분은 상당히 좋은 겁니다.

    ***

    농장 기공식은 언제 하실 건지요?
    기대가 많이 됩니다.

  8. bongta 2010.07.16 23:24 신고 PERM. MOD/DEL REPLY

    본격적인 동물보호에 관련 된 일은 아직은 저의 희망사항입니다.
    지금은 농원 앞 이웃에서 몇 마리 키우는 강아지들도 구하지 못하고 보고만 있는 처지이며,
    동네 한쪽에 있는 보신탕용 개 사육장에서 간간히 들려오는 고통에 찬 신음소리를
    듣고도 속수무책인 형편입니다.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합니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죽 빼고 제 운명을 한탄하고 있는 모습이 말입니다.
    사육장 주인은 매일 트럭을 가지고 다니면서 잔밥을 모아 옵니다.
    매일 저 짓을 하는 것도 보통 노역이 아니겠습니다만,
    하고 많은 일 중에 어찌 하여 저리 죄업을 쌓는 일에 투신하였을까 싶군요.
    저마다 다 사연이 있을 터지만 그가 하루 빨리 좋은 일터를 찾아 돌아가길 빕니다.
    어느 날 그 자의 트럭을 보니 번호판이 찌그러져 잘 보이지도 않더군요.

    찌그러진 번호판.
    찌그러진 우리네 마음보들.

    강아지들은 무슨 죄가 있다고 이 염천에 우리에 갇혀 저리도 질고 진고생을 하여야 하는지?
    질곡(桎梏)에 든 저들 가여운 강아지들이라니 ...
    참으로 알 수 없는 세상노름입니다.

    어느 책에선가 읽었습니다.
    과수원에 날아다니는 해충을 가만히 관찰하니 귀엽게 생겼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잡은 것을 그냥 놔주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익충이라고 하는 것을 잡아 자세히 보니 아주 흉측하게 생겼더라는 것이지요.
    나방 등 해충은 초식동물이라 평화롭게 생겼지만,
    익충은 이들 해충을 잡아먹고 사니 육식동물인 게라,
    모습도 괴물처럼 사납게 생긴 것이지요.

    아마 사람도 다른 생명체가 보면 괴물로 보이지 않을까요?
    괴물 치고도 가장 험악하고 악독하게 생긴 것,
    필시 저들 눈에는 사람이 그렇게 보이고 말 것입니다.

    아지 못할세라.
    어이하여 사람들은 주인을 보면 꼬리를 흔들며 반기는 저 동물을,
    저리 학대하며 가두어 키우고 그것을 끝내 잡아먹기까지 한단 말입니까?

    집 앞 판잣집에 있는 개들을 제가 가끔씩 챙겨줍니다만,
    주인이 그 안에 먹다 버린 개 두개골을 넣어주었더군요.
    어제 제가 그것을 거두어 저희 밭에다 안장 시켜주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이를 보더니만 ‘개장’ 시키는 것이야?
    이리 말하며 피식 웃으며 지나칩니다.

    아마도 개 해골이라도 쇠뼈다귀 삼아 가지고 놀라고 넣어준 것일까?
    하마,
    아무리 말 못하는 동물이라지만,
    자신의 친구들 유해를 가지고 놀 기분이 들겠습니까?
    그게 아니더라도 최소한 인간적인 도리로서 그럴 염량이 서지는 아니할 것입니다.

    광우병이라고 불리는 것도 결국은 이 염치없는 짓거리를 인간이 자행하기 때문에,
    소들이 아픈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들 몸체를 먹으면 인간이 죽어가는 독극물이 되었다지만,
    이거야 인간들이 치러야 할 자업자득이지요.
    하지만 정작,
    제 몸이 독이 되어버리는 저들 소들의 마음이란 또한 얼마나 괴로웠겠습니까?

    저까지 포함하여 사람들은 제 몸을 두른 가죽 한 껍데기 밖으로,
    단 한치도 마음을 열어 남을 헤아리지 못하지 않나 싶습니다.

    업보입니다.
    고해에 빠진 중생들이란 정말 가엽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흉측한 마음보보다 차라리 이를 아지 못하는 것이 가련한 노릇이지요.

    농원은 별 것이 없습니다.
    과일이라도 열려야 초대를 드릴 터인데 지금은 덩그란히 나무만 심어져 있을 뿐,
    황량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 상태로 손님을 맞으면 욕을 들어먹기 딱 십상이지요.
    조금이라도 열매가 제대로 열리려면 내후년이나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 때에 이르러서는 제가 초청드리겠습니다.

  9. 은유시인 2010.07.17 00:19 PERM. MOD/DEL REPLY

    저는 사람 사귀는 것을 극히 꺼립니다.
    그저 스치듯 지나치듯 사람들을 그리 대하려 노력합니다.
    그래야 미운 정도 들지 않을 것이고
    원망이나 저주의 심정도 생겨나지 않을테니까요.
    그런데 호감을 갖고 다가서는 사람을 어쩌지 못하고 사귀다 보면
    그로인해 틀림없이 마음의 상처가 생기고 사람에 대해 더욱 닫혀진 마음으로 변해갑니다.
    아마 선생님께서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지니신듯 보입니다.

    사람에 대한 생각이 이럴진데
    늘어가는 것이 동물들에 대한 애정입니다.
    조건없는 사랑을 베풀고
    조건없는 사랑을 받아들이고...

    최근에 좋은 일이 하나 생겨날 듯합니다.
    월요일에 계약이 성사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10. bongta 2010.07.17 18:35 신고 PERM. MOD/DEL REPLY

    제가 선생님 말씀을 듣잡자니 조수불가여동군(鳥獸不可與同羣)란 말이 떠오릅니다.
    공자의 말씀입니다. 이 말은,
    “새와 짐승은 함께 무리를 같이할 수 없다.
    내가 이 사람의 무리와 함께 하지 않고 누구를 함께 하겠는가.”
    이런 뜻의 일부인데,
    이게 사람이 사람을 상대하여야지 사람 아닌 짐승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언명처럼 들립니다.
    하지만 저는 이 말씀이 사람과 동물을 가르고자 하는 데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인즉 사람 같지 않은 사람을 조수에 비유한 것이 아닌가 여깁니다.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동물을 사랑할 수 있겠으며,
    동물만을 사랑하는 사람이 과연 사람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저는 생각합니다.
    ‘제대로 동물을 사랑할 수 있다면 사람에게도 진실 된 사랑을 펼 수 있다.
    사람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동물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사람, 동물이 상호 배타적인 사랑의 객체일 수는 없습니다.
    다만 살아가면서 사람에게 치이고 배신당하다 보면 사람을 꺼리게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사람을 믿고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저는 말씀대로 사람을 그리 깊게 신뢰하지는 않습니다.
    철이 나면서부터 함부로 사람을 믿지 않기로 하였지요.
    지식이니 지혜를 가졌다는 분자(分子)는 역시나 가슴으로 말하기 앞서,
    머리로 셈하며 이해타산으로 타자(他者)를 경계하며 맞습니다.

    하지만 오늘 모처럼 서울에 올라와서 그리운 한 분을 만나 뵙고 정분을 나누고 돌아왔습니다.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 같은 분이지요.
    이 광기 어린 세상에서 저를 신뢰하며 사랑을 베풀어주신 분입니다.
    이 척박한 동토에서 감히 그 누구도 그리 할 수 없었음인데,
    주저 없이 제게 은혜를 내려주셨지요.

    공자는 아마도 사람을 깊이 신뢰하였는가 봅니다.
    그러하기에 조수불가여동군(鳥獸不可與同羣) 이런 말씀을 남기셨겠지요.
    물론 여기서 문자 그대로 조수는 그저 짐승을 뜻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하여는 기왕에 http://bongta.com/322 로 의견을 밝혔던 적이 있지요.

    사람을 믿지 않기 때문에 동물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면 실로 슬픈 일입니다.
    선생님의 앞선 말씀은 아마도 현실에서 느끼시는 일시적 안타까움의 토로일 뿐,
    마지막 순간까지 인간 자체를 무조건 부정하시고자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외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지순한 사람을 그리워하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람을 사랑하고 싶기 때문에 동물을 사랑하지 않을 수는 없겠는가?
    저는 이런 뜻에서 사람들이 동물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세상의 도래를 희망합니다.

    한비자는 참으로 역설적이게도 사람을 법으로 구속함으로써,
    사람을 구하고 종국엔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겠다고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그였기에 사람을 믿다가는 결국 목숨을 내주고 맙니다.
    그는 죽음으로써 그야말로 역설적이게도 사람의 믿음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진정,
    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정도로 동물을 사랑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이 도래하길 바랍니다.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군요.
    인정이 많으면 비가 올 때 우산을 빌리기 쉽다고 하는데, 到處有人情, 下雨好借傘
    선생님의 노력과 능력이 쉬이 좋은 소식을 빌려오리라 믿습니다.

  11. 은유시인 2010.07.18 03:37 PERM. MOD/DEL REPLY

    요즘은 또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리듬이 바뀌면 밤엔 잠이 오질 않고 낮엔 잠이 쏟아집니다.
    은둔자적 생활을 할 때엔 별 문제가 아닙니다만,
    요즘처럼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그로인해 전화가 자주 걸려옴으로써
    전화를 못 받는 결례를 자주 저지릅니다.

    저 역시 3개년 계획으로 전원 생활을 꿈꾸고 있습니다.
    남해 쪽으로 자리잡을까 하온데
    꿈이 이뤄질지 걱정입니다.

  12. bongta 2010.07.21 19:51 신고 PERM. MOD/DEL REPLY

    저는 서울에 있을 때 북한산 자락에서 살았는데,
    여기 시골보다 더 공기가 좋았습니다.
    게다가 사시사철 철따라 변하는 북한산 풍광도 제법 그럴듯 했지요.
    여기 시골은 평지에 속하여 훨씬 매력이 덜합니다.

    그러하니 일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전원생활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평야지대가 아니고 반드시 산자락을 끼고 있는 곳을 알아보시길 권합니다.

    며칠전 포천을 간 적이 있는데 여기 보다는 풍광이 훨씬 좋았습니다.
    역시나 산이 많은 곳은 공기도 좋고 경치가 사뭇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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