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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로와 하드디스크

소요유 : 2008. 2. 1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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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작품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인 조르바는 한 때 도자기를 빚었다.
그는 녹로를 돌리는데 자신의 손가락이 걸리적거리기에 손도끼로 잘라버렸다고
대수롭지도 않은 듯 뱉어냈었다.

녹로든 하드디스크든 모두 둥그런 원판이 돌아간다.
녹로를 돌려 도자기를 빚듯이,
현대인은 하드디스크를 돌려 삶의 흔적을 담아낸다.

녹로를 돌리는 이들은 평생 도자기를 만들어내지만,
정작 그 도자기를 사용하는 이는 다른 사람이다.
그렇다한들 도공이 이를 탓하지는 않는다.
실인즉, 그는 도자기를 빚는 행위를 빌어 빛을 길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密陽(secret sunshine)인 게다.
비밀스런 존재의 빛, 그를 희원(希願)하고 있는 게다.
가운데를 虛로 비워 누군가 그를 채우는 순간
콩나물 시루에서 콩이 자라 나물이 되듯,
그릇은 존재의 빛으로 충만한다.
하니, 까짓 손가락이 대수랴.

목화솜을 자아 무명실을 만드는 우리네 어머니들,
역시 물레를 돌렸다.
물레를 돌려가며 하얀 실을 뽑아내지만,
정작 그들이 돌리고 있는 것은 곡진한 삶의 애환과 다를 게 없다.

현대인들 역시 열심히 하드디스크를 돌린다.
왜 그들은 그 딱딱한 원판을 돌려야만 하는가 ?
이 잿빛 도시를 걷다보면 사막에서보다 더한 먼지가 온몸에 덮힌다.
문득 뒤돌아보면 점점히 흘리고 온 혈흔들이 외롭게 포도(鋪道) 위를 적시고 있다.
골방에 들어서면 LED가 별빛인 양 깜빡이며 떨고 있다.
고장난 하드디스크 때문에 마침 두껑을 열어논 컴퓨터 속이 왜 그리 측은한지,
마치 응급실에 누워 있는 환자처럼 아파보인다.

그래, 이제 대답해야 하겠지.
나에겐 하드디스크가 곧 애환을 빚는 물레요,
은밀한 기도,
모종의 음모를 잣는 녹로임인 게라.

난 지금 몹시도 외롭다.
고장난 나의 하드디스크처럼 마냥 아프다.
하냥, 목이 마르다.

***

최근 컴퓨터가 말썽이라 부품을 사서, 아예 새로 시스템을 꾸며봤습니다.
80년대 컴퓨터는 10M 하드디스크면 제법 만만한 용량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일 때문에 하나 더 달아 20M를 채비했었지요.
도스 시절엔 거지반 text모드에서 프로그램이 운영되었습니다만,
설혹 용량이 많이 필요한 그래픽기반 프로그램일지라도 10M안에
여러 프로그램을 저장하였습니다.
메모리도 640K가 기본이었고, 1M를 장착하면 아주 행복하였던 시절입니다.

그런데, 요즘 보면 과히 정보 폭발의 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컴퓨터를 새로 사는 경우 일반인들도 하드디스크를 100G 이상 답니다.
저의 경우는 1T를 넘기고 있습니다만,
개인이 2T 넘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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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 1>

이미 하드디스크는 단품으로 1T가 출시되었습니다.
10M → 1T
10만배 차이가 납니다.
메모리는 보통 1G, 2G를 채비하고 있으니
1M → 1G
딱 1000배 늘어 났습니다.

참으로 전율할 만한 일입니다.
뻥튀기 기계에 넣고 튀겨낸다 하여도,
이처럼 가공할 만큼 늘켜지지는 않습니다.

선전문구에 보면 “꿈의 1TB 시대”라고 써있습니다만,
정말 꿈의 시대라 하겠습니다.

곱할 인자 명 칭 기 호
1 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0 = 1024
1 000 000 000 000 000 000 000 = 1021
1 000 000 000 000 000 000 = 1018
1 000 000 000 000 000 = 1015
1 000 000 000 000 = 1012
1 000 000 000 = 109
1 000 000 = 106
1 000 = 103
100 = 102
10 = 101
0.1 = 10-1
0.01 = 10-2
0.001 = 10-3
0.000 001 = 10-6
0.000 000 001 = 10-9
0.000 000 000 001 = 10-12
0.000 000 000 000 001 = 10-15
0.000 000 000 000 000 001 = 10-18
0.000 000 000 000 000 000 001 = 10-21
0.000 000 000 000 000 000 000 001 = 10-24
요타 (yotta)
제타 (zetta)
엑사 (exa)
페타 (peta)
테라 (tera)
기가 (giga)
메가 (mega)

킬로 (kilo)
헥토 (hecto)
데카 (deka)
데시 (deci)
센티 (centi)
밀리 (milli)
마이크로 (micro)
나노 (nano)
피코 (pico)
펨토 (femto)
아토 (atto)
젭토 (zepto)
욕토 (yocto)
Y
Z
E
P
T
G
M
k
h
da
d
c
m
μ
n
p
f
a
z
y
<자료 2>

***

제가 앞 글에서 예측시스템( forecasting system ), 감시시스템( monitoring system )을
구별해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외삽만 하더라도 기초 database가 없으면 무엇인가
하려고 하여도 할 건덕지가 없게 되지요.
그러하니, 쓰레기가 될지언정 일단은 자료를 모아 두고 보게 됩니다.
하지만, “garbage in, garbage out”이니
쓰레기 모아둔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지요.
실인즉, 곁에는 CD, DVD로 구워둔 것, 죽기 전에 다시는 보지도 않을 것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1T급 하드디스크가 판매되기 시작함과 동시에,
이제 단위 용량당 저장비용에 있어 하드디스크가 고품질 CD와 별반 다를 것도 없다는
기사가 연이어 나오고 있습니다.
CD가 비용과 안정성면에서 좋기는 하나,
실제 다시 읽어내려면 여간 성가신 게 아닙니다.
저의 경우 CD Catalog Expert라는 프로그램으로 CD를 관리하고 있습니다만,
이런 관리 프로그램이 없으면 정말 지난 자료 찾는 일은 지치고 짜증나는 일입니다.

그 외에도
CD Bank Cataloguer,
Visual CD v2.0-FREE
MCataloguer v2.6.1
....
등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만,
혹 아직 마땅한 것을 준비하지 못한 분들이 계시다면,
차제에 의견 교환하시기들 바랍니다.

정보량의 폭발적 증가와 더불어,
유통량 역시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이의 효과적인 유지, 조직, 관리가 대단히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비단 기관, 기업뿐이 아니고, 개인에게도 마찬가지 과제입니다.

하지만, 당연한 말이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으고, 관리하다가 다 늙고 말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
그를 여하히 분석, 활용하느냐 하는 핵심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전번 주제 글 "예측술"도 그의 일환으로 잠깐 소개해드렸습니다만,
혹여 다른 소식이 계시면 청해 듣자옵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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