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쓰레기 소각 단속 바람.

소요유 : 2011. 4. 7. 15:22


나는 농원 조성중인 관계로 작년이래 틈을 내기 어려운 처지다.
작년엔 잠시 짬을 내어 농원 주변 일대를 카메라를 들고 죽 둘러본 적이 있다.
논가 도랑엔 폐비닐을 비롯하여 각종 농자재, 생활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차마 목불인견이라 저것을 언제, 누가 치울 것인가?
이리저리 생각을 틀었으나 여기 실정에 비추어 참으로 난망한 심정이었다.

그러한 것인데,
요즘 밭갈이, 논갈이가 한창이다.
논가, 밭가엔 종일 연기가 피어올라오며 쓰레기 태우는 냄새가 등천을 하고 있다.
아하, 이제보니 저것들을 이 참에 모아 태워버리는구나 싶었다.

내가 서울에 있을 때는 농민들 편이었다.
저들이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산업구조 재편 속에서 밀려나는 처지임을 왜 몰랐겠는가?
하여 추곡 수매가 인상 요구, FTA 체결에 따른 불이익 등 농가와 관련된 사안마다,
나는 별 도움이 되는 것도 없지만 심적이나마 열심히 저들 편이 되어 응원했다.

그런한데,
내가 지금 시골로 내려와 있고,
농부가 되어 있는 마당이지만,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저들의 작태를 보고는 농민들에게 오만 정이 다 떨어지고 있음이다.

농부뿐이랴, 주변 농가치고 쓰레기 봉투를 사용하는 집이 하나도 없다.
어느 하루,
아침에는 저 윗집에서 소록소록 연기가 솟아 오르고,
저녁 나절엔 저 아랫 집에서 불기운이 싸르르니 솟는다.
모두들 제집 안마당이나 밭가에서 쓰레기를 태우고 있다.
일응 종이 따위를 태운다면 참아줄 수 있겠지만,
내가 조사한 바로는 오만가지 물건들을 다 태우고 있다.
치약, 칫솔, 화장품용기, 건전지, 쇼핑백, 비닐봉지 ...
이 모두 태우면 환경오염물질이 되는 것들 일색이다.
생각 같아서는 내가 나서서 모두들 치도곤 혼쭐을 내고 싶다.

하지만,
비겁한 나는 이내 참고 만다.
서울에서 내려온 작자라고 그동안 텃새를 부리고 위세를 떨던 그들이 아니던가?
이제껏 서너 분을 제하고는 도대체가 언로가 막히고, 불통인 형편이라,
나는 그저 입을 꼭 닫고 산다.
입을 열어야 해결될 성 싶지도 않고,
공연히 분란만 조장하고 말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쓰레기 무단 소각에 대하여 읍사무소 행정 담당자에게 말하였더니,
그는 신고하라고 한다.
신고하는 것이야 무엇이 어렵겠는가?
하지만 신고하면 내가 그라는 것을 삼이웃이 다 알 터인데,
이럴 양이면 내가 직접 나서지 번거롭게 신고를 할 까닭이 없다.

바라건대,
군(郡) 당국에서 사명감을 갖고 일 처리를 해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계도도 필요하겠지만,
수십 년간 그리 고착된 것이 이로서 해결될 일은 만무다.
그보다는 수시로 순찰을 돌아 감시하고,
적발 시 단호히 벌금을 물리면 좋을 것 같다.
이웃의 신고에 기댈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이 갖고 있는,
행정력, 구속적 집행력을 발휘해주었으면 한다.
또 필요하다면 파파라치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다른 것은 몰라도,
쓰레기 태우는 저 패악질만은 막아내어야 한다.
나날이 지구가 신음을 하고 있다.
농토는 그저 곡식이 나오는 곳이 아니다.
명(命)을 잇게 하고, 삶(生)을 가능하게 하는 원천이다.
이러 한 곳을 저리 패악질로 더럽히고 소홀히 할 수 있음인가?

여기,
농부뿐이랴,
특히 노동일 하는 사람들,
이들은 걸어 다니는 오염원이다.
이들이 휩쓸고 떠난 자리엔,
거지반 쓰레기가 제멋대로 버려져 있다.
참으로 딱하고 고약한 노릇이다.
나는 저들이 되우 각성하기를 촉구한다.

저것은 그저 단순히 쓰레기 투기, 소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인간성을 근원적으로 부정하는 악행(惡行)인 것임을 깨달아야 한다.

나는 이 고약한 냄새를 맡을 때마다 다시 서울로 돌아가고 싶을 지경이다.
서울보다 더 공기가 좋지 않다면,
내가 굳이 시골 생활을 할 까닭은 사뭇 덜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군청 당국의 지혜와 용기를 구(求)한다.

'소요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취(詐取)? 지취(智取)?  (0) 2011.04.11
애니멀 호더 오역  (0) 2011.04.07
곡소리가 노랫가락보다 더 듣기 좋다.  (0) 2011.04.07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  (2) 2011.04.05
완(緩)  (0) 2011.04.04
高築墻 廣積糧 緩稱王  (0) 2011.04.03
Bongta LicenseBongta Stock License bottomtop
이 저작물은 봉타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3.0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행위에 제한을 받습니다.
소요유 : 2011. 4. 7. 15: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