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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소리가 노랫가락보다 더 듣기 좋다.

소요유 : 2011. 4. 7. 16:52


한 사람이 죽었습니다.
생전에 그를 그리 괴롭혔던 이가 저세상으로 갔습니다.
망자의 영전 앞에 그는 서럽게 웁니다.
사정을 잘 아는 지기(知己)는 그 정경을 목격합니다.

그가 내지릅니다.
哭得比唱的都好聽
곡소리가 노랫가락보다 더 듣기 좋구나!

곡소리를 노랫가락으로 돌려 듣는 이도 놀랍습니다만,
노랫가락을 곡소리로 낼 줄 아는 이는 차라리 무섭습니다.

기실 장례란  죽은 자를 조상(弔喪)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틈을 빌려 산자들의 넋두리, 위장, 서러움(恨)이,
연줄인 양 하늘가로 가없이 풀려나는 자리일 뿐입니다.
하기에 장례식장에 갔을 때는 원 없이 곡을 해야 합니다.
예전에 이게 잘 아니 되는 이는 곡비(哭婢)를 사서 쓰기도 했습니다.
(※ 참고 글 : ☞ 2008/02/29 - [소요유/묵은 글] - 問弔)
그게 곡이든, 내심 노래이어든,
쇼(show)이어든, 연극이어든 …….
우리는 그 자리를 열심히 빛내어야 합니다.

이 제례(祭禮)를 통해,
우리는 쌓인 한(恨)을 벗고,
구원(仇怨)을 씻어냅니다.
그리고,
내일을 기약합니다.
그게 슬프게어든, 기쁘게어든,
어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어쨋든.

그 멍석 깔린 자리 위에,
서자 세치짜리 은빛 칼날인 양,
초닷새 조각달은 교교(皎皎)히 밤하늘을 비웃듯 한 점 썩 베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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