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이유는 모르겠지만 즐거웠다.

소요유 : 2011.07.29 09:36


비가 내린다.
역시 이러한 때는 농원 일을 접어야 한다.
대신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누린다.

일드를 가끔 보는데,
나는 주로 시대 역사물을 즐겨 찾는다.

풍신수길이
우에스기家의 가신인 카네츠구를 취하려고 황금을 쌓아놓고 유혹을 한다.
하지만 카네츠구는 단호히 거절한다.
주군인 카게카츠를 5살 때부터 섬긴 카네츠구는 목숨을 건다.

의부(義父)인 켄신과 함께 카게카츠는 의(義)의 깃발을 높이 들고,
카네츠구는 애(愛)자 투구를 쓰고 자신의 길을 내어 간다.

황금도, 겁박(劫迫)도 남의 가신을 빼앗는데는 아무런 소용이 되지 못했다.
그날 이후,
풍신수길이 이들을 돌려보내는 자리를 마련하고 한탄하는 말.

"카게카츠, 카네츠구여

그대들 같이 무례한 사람은
처음 보았다.

그러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즐거웠다.

나는
벼락출세한 몸인지라
진심으로 나를 따르는 가신이 없다.

그런 까닭에
나는
금은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에스기는
내 세상의
동쪽 지방의 수호신
진심으로
의지하고 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한 사람을 안다.
돈으로 사람을 사고,
사람을 제 소용에 따라,
혀가 헤지도록
밑을 핥고 앞을 빨며,
끌고 당기다,
필요가 다하면 헌 짚신 버리듯 거침없이 내치는 이.

풍신수길의 저 말들을 접하다가,
나는 문득 저자를 떠올린다.

풍신수길은
황금으로, 말로서 천하를 다 접수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러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즐거웠다.”

이리 토로하며,
우에스기家 주종(主從)을 놓아준다.

황금,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을 그는 깨달았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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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은유시인 2011.07.30 16:17 PERM. MOD/DEL REPLY

    지켜야 할 도리가 의리가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의리는 실종된지 오랩니다.
    하다못해 한끼 식사값에도 쉬 팔아버리는 것이 현대인의 의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2. 사용자 bongta 2011.07.30 21:19 신고 PERM. MOD/DEL REPLY

    켄신처럼 뜻을 갖고 일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요즘엔 귀합니다만,
    그리고 제가 감히 좇아 가기도 부끄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주제에 불과하지만,
    저이들을 보면 참으로 맑고 향기롭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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