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상은 불속에 있다.

소요유 : 2009. 9. 26. 14:48


어떤 분에게 답 글을 올리려,
적다 보니 얼결에 제법 양이 많아졌다.
또한 별도의 주제 하나로 꾸며 볼만한 이야기인즉 이리 본 글로 끌어낸다.

월왕 구천이 화가 난 개구리를 보더니 예식을 올렸다.
곁에 선 종자가 여쭙는다.

“왜 개구리에게 예를 갖추십니까?”

왕이 말한다.

“개구리에게도 저런 용기가 있다.
(용기가 있는 것에게) 예를 차리지 않을 수 없구나!”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는 이렇게 말했다.

“개구리에게 용기가 있음을 보시고,
왕께서 저리 예로써 대하신다.
항차 용기 있는 사람들에겐 오죽하시랴!”

그 해에 스스로 자기 목을 잘라 왕에게 바친 사람까지 있었다.

그리하여,
월왕은 오(吳)나라를 취하기 위해 그 가르침을 시험해보았다.
대(臺)에 불을 지르고 북을 치자,
백성들은 불로 뛰어 들었다.
(※ 북을 치는 것은 곧 공격 명령이다.)
상(賞)이 불 속에 있음이라.

강에 임하여 북을 치자,
사람들은 물속으로 온 몸을 던져 넣었다.
상(賞)이 물속에 있음이라.

전쟁에 임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머리를 잘리우고, 배를 가르는데도 주저하지 않게 함은,
곧 상이 전쟁 중에 있음이라.

또한 항차 법에 의지하여 현명한 선비를 가려 쓰니,
그 보탬 되는 바, 효용이 이리 대단하지 않으랴.

內儲說上
一曰。越王句踐見怒蛙而式之,御者曰:“何為式?”王曰:“蛙有氣如此,可無為式乎?”士人聞之曰:“蛙有氣,王猶為式,況士人之有勇者乎!”是歲人有自剄死以其頭獻者。故越王將復吳而試其教,燔臺而鼓之,使民赴火者,賞在火也,臨江而鼓之,使人赴水者,賞在水也,臨戰而使人絕頭刳腹而無顧心者,賞在兵也,又況據法而進賢,其助甚此矣。

나는,

賞在火也。
賞在水也。
賞在兵也。

이리 중심어 세가지를 빼내어,
다시 적어두고자 한다.

이런 류의 이야기는 기실 오기(吳起)에게도 있다.
소위 연저지인(吮疽之仁)이란 고사다.

오기가 장수가 되자,
사졸들과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옷을 입었으며,
잘 때도 자리를 깔지 않았고,
행군할 때도 말을 타지 않았고,
친히 식량을 싸가지고 다녔다.
이렇듯 사졸들과 노고를 함께 나누었다.

병사 하나가 종기가 나자,
오기는 그것을 입으로 빨아내었다.
병사의 어미가 그 이야기를 듣고는 통곡을 한다.

한 사람이 말한다.

“아들이 병사에 불과한데,
 장군이 스스로 그 종기를 빨아주었거늘, 어찌 통곡을 하십니까?”

어미가 말한다.

“그런 게 아닙니다.
지난 번, 오공(吳公)이 그 애 아버지 종기를 빨아주니,
그 아버지가 발꿈치를 돌리지 않고 죽음 무릅쓰고 싸우더니만 적에게 죽었습니다.
오공이 이제 또 그 아들을 빨아 주시니,
첩은 그 아이의 죽을 곳을 아지 못하겠습니다.
이에 그것을 곡하는 바입니다.”

起之為將,與士卒最下者同衣食。臥不設席,行不騎乘,親裹贏糧,與士卒分勞苦。卒有病疽者,起為吮之。卒母聞而哭之。人曰:“子卒也,而將,軍自吮其疽,何哭為?”母曰:“非然也。往年吳公吮其父,其父戰不旋踵,遂死於敵。吳公今又吮其子,妾不知其死所矣。是以哭之。”

***

한비자는

賞譽薄而謾者,下不用也,賞譽厚而信者下輕死。라 했다.

즉 상과 칭찬에 박하면 게을러진다.
아랫사람을 쓸 수가 없다.
하지만, 상과 칭찬을 두텁게 하여 믿음을 주면,
아랫사람들이 가벼이 목숨까지 버린다.

이게 다 그럴 듯한 말씀들이지만,
어찌 모두 어질다고만 할 수 있으랴.

하기사,
이런 이야기들은 어찌 이들 뿐에게서 만 접하랴,
둘러보면 늘 주위에 널려 있다.
특히 정치인들이 이런 쇼를 잘한다.
이들이 뜬금없이 장바닥에 나타나 악수를 청할 때면,
개구리를 떠올리거나,
종기를 생각해보면 어떠할까나?
최소, 저 가련한 어미 신세는 면하지 않을까 싶다.

자고로,

일장공성만골고(一將功成萬骨枯)라 하였다.

장수 하나가 공을 이루려면,
일 만 해골이 들판에 나뒹굴어야 가능하다.
(※ 萬 : 꼭이나 일 만이 아니라 많은 수를 통칭함.)
만약 장수가 이룬 공(功)이,
공(公)적인 것이 아닌 제 일신의 사적 영달과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면,
도대체 들판에 누어 해골 빈 구멍마다 바람이 드나들며 휘파람 소리를 냄은 무엇인가 말이다.

바람의지 사막 사면에 누운 해골,
마른 바람 맞아,
계면조(界面調)로 추연(惆然)히 울 때,
달만 휘영청.

무정도 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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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유 : 2009. 9. 26. 14:4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