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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종(氣宗)과 검종(劍宗)

소요유 : 2020. 5. 9. 11:30


기종(氣宗)과 검종(劍宗)


화산파(華山派) 관련 이야기 한 토막을 해보려 한다.


소오강호(笑傲江湖)의 주인공 영호충(令狐沖)이 죄를 짓고,

(※ 令狐沖 : 令狐가 성, 沖은 이름이다.)

사과애(思過崖, 허물을 반성하는 벼랑이란 뜻)란 깍아지른듯한 절벽 위에 갇혀있을 때다.

그는 우연한 계기로 동굴을 헐어 안에 들어가게 된다. 

석벽엔 여러 유파의 검법을 제압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그는 이를 따라 배우게 된다.


어느 날, 그의 사부인 악불군(岳不羣)과 악부인이,

영호충이 아프다는 말을 듣고 직접 찾아왔다.

악불군이 영호충의 맥을 짚었는데,

병은 나았는데, 내공(內功)이 외려 퇴보하였음을 알게 되었다.

이에 악불군은 크게 실망하며 보름 후에 다시 점검하겠다며 하산한다.


드디어, 보름 후, 영호충은 악부인과 점검 시합을 하게 되는데,

지켜보던 악불군은 영호충의 검법에 문제가 있음을 간파하게 된다.


악불군은 시합을 중지시키며, 대로한다.

영호충이 사도(邪道)의 길로 들어서고 있음이라.

악불군은 일행 모두를 앞에 두고 화산파에 숨겨져 있던 과거의 내력을 들려준다.


오늘 주제 글과 관련된 핵심 장면이므로,

부분부분 조금씩 소설 속의 대목을 꺼내보고자 한다.


「二十五年之前,本門功夫本來分為正邪兩途。」令狐沖等都是大為奇怪,均想︰「華山派武功便是華山派武功了,怎地又有正邪之分?怎麼以前從來不曾听師父說起過。」岳靈珊道︰「爹爹,咱們所練的,當然都是正宗功夫了。」岳不群道︰「這個自然,難道明知是旁門左道功夫,還會去練?只不過左道的一支,卻自認是正宗,說咱們一支才是左道。但日子一久,正邪自辨,旁門左道的一支終于煙消雲散,二十五年來,不復存在于這世上了。」


“25년 전, 본문에 본래 정, 사 두 파가 있었다.

영호충 등 모두는 매우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균상이 말하였다.


‘화산파 무공은 그냥 화산파 무공이 아닙니까?

어떻게 정, 사로 나뉜단 말입니까?

어째서 이전엔 사부님으로부터 들어 보지 못하였습니까?’


악령산(악불군의 딸)이 말하였다.


‘아빠, 우리들이 수련한 것은 정파 무공입니까?’


악불군이 말하였다.


‘그야 당연한 것이다.

좌파(사파) 무공인 것을 알고서도, 어찌 연마하겠느냐?

다만 좌파 사람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정파라 하며, 

외려 우리들을 두고 좌파라 하였다.

허나, 시간이 흐르면서,

정과 사는 자연 구별이 되었다.

사파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고, 

25년 동안 세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岳不群道︰「你知道甚麼?所謂旁門左道,也並非真的邪魔外道,那還是本門功夫,只是練功的著重點不同。我傳授你們功夫,最先教甚麼?」說著眼光盯在令狐沖臉上。令狐沖道︰「最先傳授運氣的口訣,從練氣功開始。」岳不群道︰「是啊。華山一派功夫,要點是在一個‘氣’字,氣功一成,不論使拳腳也好,動刀劍也好,便都無往而不利,這是本門練功正途。可是本門前輩之中另有一派人物,卻認為本門武功要點在‘劍’,劍術一成,縱然內功平平,也能克敵致勝。正邪之間的分歧,主要便在于此。」


“악불군이 말하였다.


‘소위 좌파라는 이들은 진짜 사마외도는 아니었다.

본래 본문의 공부를 하였었다.

다만 수련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달랐다.

내가 너희들에게 전수한 무공의 최우선 중점 사항은 무엇이더냐?’


영호충이 말하였다.


‘최우선은 기(氣)의 구결을 운영하는 것이라 전수해주셨습니다.’


악불군이 말하였다.


‘충아, 화산파 공부의 요점은 氣자 하나이니라.

기공이 완성되면, 비록 권법, 각법, 검법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이후는 순조롭지 않은 것이 없는 것이다.

이것이 본문 수련의 정도이다.


헌데, 본문 중 한 무리들이 있어, 

본문 무공의 요체인 검(劍)이 완성되면,

설령 내공이 평범해도,

능히 적을 물리치고, 이길 수 있다 생각하였다.

정사가 갈리게 된 것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하는 본문은 다 남겨두데, 

번역은 요점만 취하여 축약해둔다.


岳靈珊道︰「爹爹,女兒有句話說,你可不能著惱。」岳不群道︰「甚麼話?」岳靈珊道︰「我想本門武功,氣功固然要緊,劍術可也不能輕視。單是氣功厲害,倘若劍術練不到家,也顯不出本門功夫的威風。」岳不群哼了一聲,道︰「誰說劍術不要緊了?要點在于主從不同。到底是氣功為主。」岳靈珊道︰「最好是氣功劍術,兩者都是主。」岳不群怒道︰「單是這句話,便已近魔道。兩者都為主,那便是說兩者都不是主。所謂‘綱舉目張’,甚麼是綱,甚麼是目,務須分得清清楚楚。當年本門正邪之辨,曾鬧得天覆地翻。你這句話如在三十年前說了出來,只怕過不了半天,便已身首異處了。」岳靈珊伸了伸舌頭,道︰「說錯一句話,便要叫人身首異處,哪有這麼強凶霸道的?」岳不群道︰「我在少年之時,本門氣劍兩宗之爭勝敗未決。你這句話如果在當時公然說了出來,氣宗固然要殺你,劍宗也要殺你。你說氣功與劍術兩者並重,不分軒輊,氣宗自然認為你抬高了劍宗的身分,劍宗則說你混淆綱目,一般的大逆不道。」岳靈珊道︰「誰對誰錯,那有甚麼好爭的?一加比試,豈不就是非立判!」岳不群嘆了口氣,緩緩的道︰「三十多年前,咱們氣宗是少數,劍宗中的師伯、師叔佔了大多數。再者,劍宗功夫易于速成,見效極快。大家都練十年,定是劍宗佔上風;各練二十年,那是各擅勝場,難分上下;要到二十年之後,練氣宗功夫的才漸漸的越來越強;到得三十年時,練劍宗功夫的便再也不能望氣宗之項背了。然而要到二十余年之後,才真正分出高下,這二十余年中雙方爭斗之烈,可想而知。」岳靈珊道︰「到得後來,劍宗一支認錯服輸,是不是?」岳不群搖頭不語,過了半晌,才道︰「他們死硬到底,始終不肯服輸,雖然在玉女峰上大比劍時一敗涂地,卻大多數……大多數橫劍自盡。剩下不死的則悄然歸隱,再也不在武林中露面了。」令狐沖、岳靈珊等都「啊」的一聲,輕輕驚呼。岳靈珊道︰「大家是同門師兄弟,比劍勝敗,打甚麼緊!又何必如此看不開?」岳不群道︰「武學要旨的根本,那也不是師兄弟比劍的小事。當年五岳劍派爭奪盟主之位,說到人材之盛,武功之高,原以本派居首,只以本派內爭激烈,玉女峰上大比劍,死了二十幾位前輩高手,劍宗固然大敗,氣宗的高手卻也損折不少,這才將盟主之席給嵩山派奪了去。推尋禍首,實是由于氣劍之爭而起。」令狐沖等都連連點頭。


악령산이 말하였다.


‘아빠, 

제 생각엔, 우리 본문 무공에 있어,

기공이 긴요한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검술 역시 경시할 수 없다 생각합니다.


기공이 대단하더라도, 검술이 평범하다면, 

본문 무공의 위력을 드러낼 수 없잖아요,’


악불군이 말하였다.


누가 검술이 중요하지 않다고 하였느냐?

욧점은 주종(主從)이 다르다는 것이다

결국엔 기공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악령산이 말하였다.


‘기공, 검술 두 가지 모두가 주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악불군이 노하여 말하였다.


그 말만 놓고 본다면, 

이미 마도에 가깝다 할 것이다.

두 가지 모두가 주가 된다는 말은,

곧, 두 가지 모두가 주가 아니란 말이 된다.

소위 강거목장(綱舉目張)이라, 

무엇이 강이고, 무엇이 목인줄,

명확히 나눠 차려 챙길 일이다.

네가 삼십년 전에 그런 말을 하였다면,

반나절도 되기 전에, 

목과 몸뚱아리가 다른 곳으로 나눠져, 뒹굴고 말았을 것이다.


악령산이 말하였다.


‘말 한번 잘못하였다고, 머리가 잘린다니, 

어찌 그리 흉악합니까?’


악불군이 말하였다.


‘내 소년시절엔 양파의 다툼이 끝나지 않았을 때라.

당시 그런 말을 공공연히 뱉어내었다면,

기종(氣宗)도 너를 죽일 터이지만,

검종(劍宗)도 너를 죽였을 것이다.


네가 기공, 검술 모두 중요하여,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말한다면,

기종에선 자연 네가 검종의 신분을 높였다 할 것이요.

검종에선 네가 중요하고 아닌 것을 뒤죽박죽으로 섞어 혼란스럽게 하니,

대역무도하다 할 것이다.’


악령산이 말하였다.


‘누가 옳은지 그른지 다툴게 뭣 있어요?

서로 대결을 해보면, 시비를 가릴 수 있잖아요?’


악불군이 탄식을 하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삼십년 전,

우리 기종은 소수였고,

검종의 사백과 사숙들이 대다수였다.

게다가, 검종은 성취가 빨라,

효과를 빨리 볼 수 있었다.


(utube)


모두 십년을 수련하였다면, 검종이 우세를 차지하였을 것이다.

이십년을 수련하였다면, 각 장단점이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십년 이후가 되면,

기종 공부를 익힌 이라면, 점점 더 강해지고,

삼십년이 되면, 검종 공부를 닦은 이는,

더 이상 기종의 사람을 넘볼 수 없게 된다.


...


악령산이 말한다.


‘모두가 동문사형, 사제인데,

뭣이 승패가 그리 중요하다고, 못 볼 듯 싸웠데요?’


악불군이 말하였다.


‘무학의 근본을 따지는 일인데,

사형제들끼리 무공을 겨루는 작은 일과 같겠느냐?’”


(※ 綱舉目張

그물의 벼리를 들어 올리면,

그물코는 자연 펼쳐지는 법.

사물의 핵심을 파악하면, 

그 밖의 것은 자연 따라 파악된다.


나의 지난 글 역시,

여기에 보충이 될 수 있으리라.

(※ 참고 글 : ☞ 공부 못하는 사람의 특징.)


사람들은 곧잘 말한다.


‘좋은 게 좋다고.’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 중 하나다.

(※ 참고 글 : 악한 말의 창고)

(※ 참고 글 : ☞ 찢어진 빤쓰)


검종은 미처 아지 못하여 잘못된 길을 들어섰을 뿐.

자신의 곧은 신념을 위해 투쟁하였다.

좋은 게 좋다는 무리들보다는 천배는 숭고하다.

이들은 결코 처음부터 마음보가 간악한 사마외도(邪魔外道)는 아니었다.


하지만,


‘좋은 게 좋다고.’라며 가볍게 뱉어내는 무리들은,


바로 악령산과 매한가지다.


最好是氣功劍術,兩者都是主。


‘기공, 검술 두 가지 모두가 주가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얼치기들은 이리 물러 터져,

아니 아둔하여,

사물의 요체를 제대로 살피려 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이 그 깊은 곳에 가닿지 않고,

거죽, 표면에만 머무를 뿐이다.


저 무리들의 큰 병통이라 할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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