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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를 통해 본 로또 당첨과 불행 경로

소요유 : 2024. 1. 20. 23:31


미국엔 거액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의 70% 정도가 불행해진다는 통계가 있다.
또한 영국 연구에 따른다면 44%가 5년 내에 당첨금 전액을 낭비한다고 한다.

(출처 : xinhuanet)

당첨 후, 유흥, 도박에 탕진하거나,
급기야 동생을 죽이고, 부인을 죽이는 일이 예사로 생긴다.
내가 어제 이런 사례의 주인공을 직접 면담한 심리학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가 그 한 사례로 곧바로 부인과 이혼한 예를 들더라.

그는 말한다.
문제를 일으킨 20여 면담자 중 단둘을 빼고 모두 부인을 버렸다 한다.
밤에 자는데 부인이 자기 목을 졸라 죽이는 꿈을 꾸게 되더라는 것이다.

그러하다면 이런 부인과 함게 어찌 한 집에 같이 살 수 있으랴?
재물이 없었을 때는 괜찮았는데, 재물과 함께 부인 마음이 바뀌기라도 한 것인가?
아니면 남자의 마음이 재물 따라 변개한 것인가?
사람의 마음이란 게 황금을 보자 이리 가볍게 바뀌는 것이라면,
도대체 그 마음의 실체라는 게 있다 할 수 있겠음인가?
저 부인은 실로 남편이 아니라 도깨비와 함께 살았다 할 밖에.
가끔 우중충하니 잿빛 구름이 낀 그믐밤 도깨비로 변하는,
변솟간 벽에 기대어 놓은 털 빠진 몽당 빗자루와 무엇이 다른가 말인가?

부자는 외롭다.
평소엔 데면데면 길 위에 구르는 깨진 기왓장 보듯 하던 사람들이,
모두 다투어 들러붙어 목마르게 그에게 구한다.
하지만 그게 그의 재물을 탐하여서지 진정 그의 인격을 흠모해서가 아니다.
그러니, 매사 의심하게 되고, 외부에 차폐벽을 쌓게 되는 법이다.
그러지 않으면 이 부를 지킬 수 없다는 생각으로 무장하게 된다.
그러니 외롭게 된다.

고독을 즐기는 이에겐 외로운 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늘 사람과 어울리며 그 가운데 행복을 찾는 데 익숙한 이에게,
이것 여간 괴로운 노릇이 아닐 것이다.
도에 들어 깨달음을 얻고 일상사에 평온함을 느낄 수 있다면 다행이나,
그럴 형편이 아니라면,
평소 훈련이라도 잘해두어야 한다.

위 예에서 30%에 속한 사람들은,
당첨 후에도 여전히 원래의 업에 종사하며, 
이웃에게 복을 나누고 행복하게 산다고 한다.
부를 나누고, 잘 지키며 살려면,
평소 정서가 안정이 되고,
감수성이 촉촉하니 잘 형성,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출처 : 圖片來自網絡)

平衡杆

아아,
마음가짐이 달라지면,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는 태도 역시 바뀌게 된다.
아니다.
실인즉 대하는 사람이나 사물이 달라지면,
마음보도 따라 변하게 된다.

그렇지 않은가?
줄타기하는 광대를 보아라.
그는 손에 기다란 장대(平衡杆)를 들고 서 있다.
장대가 기울어지면 이를 보고,
따라 마음이 반대로 움직이며 바른 자세를 취하게 된다.
마음이 변하였기에 장대가 기울어진 게 아닌 것을 알 수 있으리라.
만약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다면,
그냥 맨 손으로 임하지 어찌 하여 장대를 쥐고 줄타기에 임하여야 한다는 말인가?
이로 볼 때, 저들은 마음을 잘 다스린다기보다는,
장대 기울어지는 것을 제 마음에 잘 맞추는 기예를 가진 이라 하는 것이 옳다.


여담이지만 평형 장대 길이는,
평형 복귀 시간과 작용 힘과 함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줄타기 예인의 숙달 정도와 신체 조건과도 물론 관계가 있으나,
장대 길이가 길수록 적은 힘과 시간으로 미세 조정이 가능해진다.

곡예사는 단순히 장대의 무게중심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전 과정의 동역학 원리에 따라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운동방정식으로 분석하려면 단순히 정역학적인 방법으로는 접근할 수 없고,
동역학적 밥법을 동원해야 한다.

한편 줄이 길어지면 필연적으로 바람의 영향에 따라 좌우로 흔들리게 되는데,
이럴 경우 그림의 피봇 포인트 O는 더 이상 고정점으로 간주할 수 없고,
측방향 변위가 있는 시스템으로 확장하여 분석하여야 한다.





거액의 로또 당첨금을 받기 전엔 멀쩡하던 사람들이,
받자마자 마음이 변하게 되는 이유는 실로 이와 같다 하겠음이다.
처변불경(處變不驚)
이 경지는 어느 날 정신 차린다고 갖출 수 있는 게 아니다.
평소 수행하여 닦은 뒤에라야 이를 수 있는 경지다.

한비자엔 이런 사례들을 비추어 볼 연구가 이미 준비되어 있다.
2300년 전 이리 깊숙이 인간 심리를 탐구하였던 이가 있음이니,
어찌 놀랍다 하지 않을 수 있으랴?

人主之患在於信人,信人則制於人。人臣之於其君,非有骨肉之親也,縛於勢而不得不事也。故為人臣者,窺覘其君心也無須臾之休,而人主怠傲處其上,此世所以有劫君弒主也。為人主而大信其子,則姦臣得乘於子以成其私,故李兌傅趙王而餓主父。為人主而大信其妻,則姦臣得乘於妻以成其私,故優施傅麗姬,殺申生而立奚齊。夫以妻之近與子之親而猶不可信,則其餘無可信者矣。(韓非子 備內)

군주의 우환은 다른 사람을 믿는 데 있다.
다른 사람을 믿으면 그 사람에게 제압당한다.

그 군주에 대(對)한 신하는 골육의 친함이 있는 것이 아니라,
권세에 묶이어 부득불 섬기는 것이다.
고로 남의 신하 된 자는 그 군주의 마음을 엿보며 살피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러나 군주는 게으르고 오만하니, 그 위에 처한다.
이것이 세상에 군주를 겁박하고 주인을 시해하는 이유이다.

군주가 되어 자식을 크게 믿으면,
간신이 자식을 이용하여 자기 사익을 이루게 된다.
그런고로, 이태(李兌)는 조왕(惠文王)의 상국(相國)이 되어 주보(武靈王)를 굶겨 죽였다.

군주가 되어 그 처를 크게 믿으면,
간신이 처를 이용하여 자기 사익을 이룬다.
그런고로, 광대 시(施)는 여희(麗姬)를 보좌하여,
신생(申生)을 죽이고 대신 해제(奚齊)를 태자로 세웠다.
대저 처만큼 가깝고, 자식처럼 친한 사이지만 믿을 수가 없음이다.
그런즉 그 나머지는 믿을 만한 자가 없다.

丈夫年五十而好色未解也,婦人年三十而美色衰矣。以衰美之婦人事好色之丈夫,則身死見疏賤,而子疑不為後,此后妃、夫人之所以冀其君之死者也。唯母為后而子為主,則令無不行,禁無不止,男女之樂不減於先君,而擅萬乘不疑,此鴆毒扼昧之所以用也。故桃左春秋曰:『人主之疾死者不能處半。』人主弗知則亂多資,故曰:利君死者眾則人主危。

장부는 나이 오십이 되어도 색을 좋아하고 아직 줄지 않는데,
부인은 나이 삼십만 되어도 미색이 쇠하고 만다.
미색이 쇠한 부인이 호색한 장부를 섬기게 되면,
애정이 식고 천시당하지 않을까 의심하며,
자식이 그 뒤를 잇지 못할까 의심하게 된다.
이것이 후비와 부인들이 군주가 죽기를 바라는 바다.

어미가 태후가 되고 자식이 왕이 되면,
영이 행해지지 않는 데가 없고,
금하여 그치지 않는 것이 없으며,
남녀 간의 즐거움도 선군 때보다 줄지 않았는데,
만승의 나라를 마음대로 하는데 조금도 의심함(주저함)이 없다.

이게 짐독(鴆毒)으로 독살하고, 손으로 목을 졸라 죽이는 까닭이다.
고로 도좌춘추(桃左春秋)란 책에서 말하길,
군주가 병으로 죽는 경우는 반도 되지 않는다 하였다.
(人主之疾死者不能處半)
군주가 이를 아지 못하면 난이 자주 일어날 빌미가 된다.
고로 군주의 죽음이 이익으로 여겨지는 사람이 많아지면,
군주는 위험하게 된다.
(※ 桃左春秋 : 或谓《桃兀春秋》之误写,即《楚梼阢》;或谓《赵左春秋》,为赵国所传《左传》;或谓乃墨子所谓百国春秋之一种。各说皆无确据,仅能视为一古书名。 参周勋初《韩非与百国春秋》,《南京大学学报》(哲学社会科学版)1978年第3期,第122-128页。周文申《楚梼阢》之说,但终无确据。)

사람이란 것이 의(義)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기까지 하지만,
이(利)를 위해 도리어 남을 죽이기까지 한다.

故輿人成輿則欲人之富貴,匠人成棺則欲人之夭死也,非輿人仁而匠人賊也,人不貴則輿不售,人不死則棺不買,情非憎人也,利在人之死也。

고로 수레를 만드는 이가 수레를 만들면, 사람이 부귀해지길 바라고,
관 짜는 이가 관을 만들면, 사람이 요절하길 바란다.
이는 수레 만드는 이가 어질고, 관 짜는 이가 흉악한 적당이기 때문이 아니다.
사람이 귀해지지 않으면 수레가 팔리지 않고,
사람이 죽지 않으면 관이 팔리지 않는다.
사람을 미워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죽는데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군주와 신하의 이해는 서로 상충된다.
그러므로 신하 된 자는 소경, 귀머거리가 되어,
군주의 이익을 침해할 의사가 없음을 나타내야 한다.

不瞽不聾,不能為公。

신하가 소경, 귀머거리로 행세함은 충(忠)을 드러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군주에게 자신이 이(利)를 넘보는 사람이 아님을 보이기 위함이다.
하지만 본심을 숨기고, 호시탐탐 군주를 욕보이기 위해 기회를 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날 한물 가버린 사람으로 취급하는 맑스의 생각이 마냥 그른 것이 아니다.
이 땅에 장마철 독버섯처럼 창궐하는 정상배, 정상모리배들을 보라.
그가 인민이나 나라를 위해 행세한다고 늘 선전해대지만,
언제나 한 치도 틀림없이 그가 처한 물리적 상황을 지키고,
앞날에도 지속되길 꾀하기 위해 분망(奔忙)할 뿐이다.
대분망천(戴盆望天)이라고,
공의와 사익은 함께 할 수 없다.
물동이를 이면 하늘을 볼 수 없고,
하늘을 보자면 물동이를 머리 위에 더는 일 수 없는 법이다.

맑스는 학문, 종교 역시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보았다.
법이라 하여 다를 것 없다.
자신들의 기득권, 자본을 지키기 위해 작동할 뿐이다.
오늘날 보아라.
평생 검사직에 있던 자가,
제 일에 이르자 악법이라 이르고, 법 집행을 거부하지 않던가?
저들을 어찌 유물론자 이르지 않을 도리가 있겠음인가?

유물론의 핵심 가치는,
물질이 관념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니까 물질이 정신에 종속한다는 말은,
제법 근사하게 들리지만, 현실은 이와는 정반대라는 것이다.

입 밖으로 뱉어내는 말 치고,
숨겨진 욕망의 분식된 회계장부가 아닌 것이 없다.
로또에 당첨되고 망한 70%의 사람들은,
유물론이 결코 방기될 수 없는 사상이라는 실증 사례일 뿐이다.
모두 욕망의 노예일 뿐이다.

평소에 도법을 닦지 않은 사람에겐,
로또 당첨은 복이 아니고 재앙일 뿐인 것이다.

도법이란 법호를 가진 스님 하나 있어,
법정 스님이 돌아가셨을 때 이리 말했다.


도법 스님은 법정 스님이 대중과 부대끼지 않고 멀찌막이 떨어져 살면서 당신이 본 세상이나 생각을 아름다운 글로 풀어냈기 때문에, 수행자 삶은 마치 똥오줌은 없고 아름다운 꽃과 향기만 있어야 한다는 막연한 기대를 대중들에게 품게 만들었다고 말씀을 잇는다. “대중들은 수행자란 추한 똥도 역한 똥냄새도 없이 아름답고 향기롭기를 바랍니다. 법정 스님은 그렇게 사셨어요. 글에 드러나는 모습도 마찬가지고. 그러니까 ‘법정 스님만이 진짜 스님이야. 고결하고 향기로워. 스님은 그래야 해’라는 환상이 만들어졌죠. 그 틀에 맞추면 다른 스님들은 너무 아닌 거죠. 그래서 실망하고 불만을 갖고 화를 내잖아요. 성철 스님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오년 동안 해인사 강원과 선방에서 살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성철 스님은 별로 매력 있지 않습니다. 물론 그 어른이 불교를 보는 안목은 저보다 훌륭하다고 할 수 있지만, 어떤 논리로도 수긍이 가지 않는 불합리한 점이 많아요. 다만 그 분이 깨달은 어른이고 선지식이니까 비록 제 이성과 사유로 이해되거나 수긍이 가지 않는다하더라도 제 능력으로 볼 수 없는 더 심오한 뜻이 있겠지 하는 차원에서는 모르겠지만, 승복되지 않는 점이 많아요. 그렇지만 그 분은 신화가 되셨잖아요. 세속을 멀리하고 은둔했기 때문에 세상에 오염되지 않아 청정하다는 환상이 만들어졌고, 그 어른이 검정고무신과 누더기로 상징되어지는 무소유도 본의가 어찌되었던 대중들한테 비쳐질 때는 법정 스님처럼 고결하고 담백한 꽃으로서 출가수행자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환상을 떠올리게 했죠. 그렇지만 실제 삶에서 과연 그게 가능할까 하는 문제입니다. 어쨌든 그 어른들도 밥도 먹고 옷도 입고 불도 때고 사셨잖아요. 성철 스님은 해인사, 백련암에 사셨고 법정 스님은 송광사, 불일암에 사시다가 길상사에도 계셨는데, 해인사, 송광사, 길상사 이 절들이 돌아가니까 성철 스님이나 법정 스님 삶이 가능했죠. 그러면 백련암이나 불일암이 돌아가도록 하는 힘은 뭐겠어요?

들여다보면 돈 백 원 벌려고 땡볕에서 땀 흘리고 추위에 떨고, 이른 새벽에서 늦은 저녁까지 사하촌(寺下村) 거리에서 나무 팔고 감자 판돈이 들어와서 절이 운영된다는 말이에요. 또 절을 운영하려고 기복(祈福)이나 상업 수완을 끌어들이잖아요. 이곳을 저는 혼탁한 연못이라고 봅니다. 이 바탕에서 길상사도 돌아가고 불일암도 돌아가고 해인사도 돌아가고 백련암도 돌아가잖아요. 과연 그 분들 고결함과 향기로움이 혼탁함을 떠나서 존재할 수 있었겠어요? 그런데 현실은 모든 영광은 성철 스님이나 법정 스님한테 가고 모든 비난은 상업화되고 기복으로 몰고 가는 절을 운영하는 사람들한테만 쏟아지잖아요.” 침대에 사람을 맞춘답시고 팔다리를 잘라내는 테세우스 침대처럼, 누구라도 환상으로 만들어낸 기준에 맞지 않으면 멋대로 재단하고 도리질을 치는 세태를 꼬집는다. 똥냄새 없이 아름다운 연꽃이 피어나고 향기가 풍겨날 수 없는데, 똥냄새 없이도 꽃이 피고 향내가 날 수 있다는 환상을 만들어지면 결국 실제 삶이 왜곡되고 많은 사람들이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판 없는 존경은 맹종일 수밖에 없고, 또 존경 없는 비판은 비난과 매도가 될 위험성이 높아 냉철한 비판과 진지한 존경이 늘 함께 가야만이 바람직하다는 말씀이다.

도법은 피를 토하듯 절규한다.
세인의 상찬을 받는 이들이 있는 반면, 
이면에서 고단한 현실을 부담하는 이들이 있다고 하였다.
그런 그가 언젠가부터 지리산을 떠나 도심 한가운데 들어,
얼마 전 분신자살 소동을 벌인 자승 밑에 들어 때론 그를 비호하고, 
이 비정한 현실을 외면하곤 하였다.

도법은 한 때 지리산에서 결사체를 만들어,
소외된 사람을 위해 절규하고,
유린당하고 있는 자연을 아파하지 않았던가?
그런 분이 도시 한 복판에 와서,
번지르르한 말품만을 팔아서야, 
중하디중한 시줏밥의 무게를 어찌 감당하려 함인가?
그는 유심론 교주인 부처가 아니라,
맑스의 말씀에 큰 깨달음을 얻었음인가?
그러하다면 절 살림 버리고,
어디 곰보각시라도 하나 구해,
유발(有髮) 도부장수라도 꾀할 노릇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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