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유
복(福)
bongta
2009. 10. 15. 18:29
소싯적에 세운상가 밑에 있는 한 중국음식점을 들어 간 적이 있다.
벽에 福자를 쓴 종이가 거꾸로 붙어 있었다.
나는 그 까닭을 주인에게 물었다.
그는 복이 굴러 들어오란 뜻이라고 말한다.
당시는 그러려니 하고 알아들었으나 무엇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남아 있었다.
그 이후 어느 책을 보다 그 까닭을 알아내었는데,
이는 이러하다.
福到了 [ fú dào le ] : 복이 들어왔다.
福倒了 [ fú dǎo le ] : 복이 엎어지다.
覆倒了 [ fù dǎo le ] : 넘어지고 엎어졌다.
이 삼자는 성조가 다를 뿐 중국어 발음이 같다.
그러하니 복이 굴러 들어왔다고 하려면,
복자를 거꾸로 붙여두면 간단히 해결된다.
만약 그러하다면,
자신에게 복스러운 점이 있다면,
스스로 넘어지면 어떻게 되는가?
내 몸 안으로 복이 굴러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복자가 거꾸로 써진 종이’를 벽에다 붙여 놓았자,
내 몸 안으로 복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그것은 그저 벽에다 복을 부려 놓을 뿐인 것을.
그러한즉 ‘복자가 거꾸로 써진 종이’가 아니라,
‘복자가 바로 적힌’ 부적을 몸에 지니고 한번 넘어지고 볼 일이다.
***
이 글을 마치려 하자,
招財進寶를 모두 합친 글자가 역시나 생각난다.
마침 웹에서 사진을 찾아내었다.
여기 덧붙여 둔다.
日日有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