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小人)
或曰 賊是小人 何多奸巧,
虛虛子曰 眼目得斜視下視亂視 故主奸狼
<相理衡眞>
어떤 이가 허허자(虛虛子)에 묻는다.
도적들은 소인배이거늘 어찌하여 간사함과 재주가 많은 것입니까?
허허자가 이르신다.
(저들은 사물을)
옆으로 삐딱하니 기울게 보고,
아래로 내리깔고 보며,
이리저리 어지럽게 보는 까닭으로,
저리 간악하고 모지니라.
※ 참고
① 적(賊)
여기서 나는 도적으로 풀어내었으나,
기실 賊은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적만을 이르는 말이 아니다.
무릇 상해(傷害)를 입히는 것은 모두 賊이다.
현명한 사람을 해치고, 백성에게 위해를 가하는 자들도 賊이고,
사람을 죽인 살인자도 賊이며,
복숭아 안에 들어 살을 파먹는 벌레도 賊이라 이르는 것이다.
② 사시하시난시(斜視下視亂視)
사시(斜視)란 사물을 바로보지 않고 삐뚜름하니 보는 것을 이른다.
불교의 팔정도(八正道)의 첫출발은 정견(正見)으로부터 시작된다.
바르게 볾은 바르게 앎(正思惟)의 단초인 것이다.
그러하니 바르게 보지 못하면 결코 바르게 알 수 없음이다.
바르게 알 수 없음이니 어찌 정정(正定) 즉 바른 길, 삼매(三昧)에 들 수 있으랴.
하시(下視)란 다른 이(사물)를 대할 때 아래로 내리깔아 무시하는 것을 이른다.
남을 무시한다는 것은 곧 교만하다는 것이다.
교만한 마음은 욕심이란 기름에 꽂힌 심지인 것이라,
제 욕심을 불 질러 질러 남을 이용하고 동원하는데 쉼이 없다.
난시(亂視)는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마음이 정처 없이 떠다니기 때문에 일어난다.
악한 일을 하기 때문에 사위(四圍)를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혹은 탐심을 일으키는 자는 육합(六合)을 훑어 다니며 남의 것을 빼앗기에 분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