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눈깔사탕 ⅱ

농사 : 2015. 10. 27. 16:44


내가 앞글에서 눈깔사탕 이야기도 하였고,

직불금에 대하여도 언급을 하였다.


직불금을 이야기 하면서 이리 말했다.


‘조삼모사(朝三暮四)는 조사모삼(朝四暮三)일지라도,

3+4나 4+3이나 일곱에 차이나 없지,

저 직불금이란 애시당초 밑지고 들어가는 셈법인 게라.

이도 모르고 혜택이라고 감지덕지(感之德之)하고 있으니,

도대체가 촌부란 위인들이 모두 원숭이보다도 사뭇 덜떨어진 종자가 아닌가 말이다.’ 


이리 말해주어도,

머리가 멍청한 이는 돈을 받았으면 좋은 것이지,

무엇을 그리 탓하는가 하는 이가 있더라.


이에 그들에게 재차 다음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楚人有賣其珠於鄭者,為木蘭之櫃,薰以桂椒,綴以珠玉,飾以玫瑰,輯以翡翠,鄭人買其櫝而還其珠,此可謂善賣櫝矣,未可謂善鬻珠也。(韓非子)


초나라 사람으로 정나라 사람에게 구슬을 팔려는 이가 있었다.

목란으로 함을 만들어, 계수나무와 산초로 냄새를 배게 하고, 

주옥으로 꿰며, 붉은 보석으로 장식하고, 비취를 모아 넣었다.

정나라 사람은 그 함만 사고, 구슬은 돌려주었다.

이것은 상자는 잘 팔았다고 이를 수는 있어도,

구슬을 잘 팔았다 이를 수는 없다.


이를 매독환주(買櫝還珠)라 부른다.


이는 거죽 꾸밈에 넋이 팔려,

정작 실질을 놓치는 경우를 경계하는 말씀이다.


그런데 이 비유를 좀 뒤집어 빗대어 본다.

지금 정책 당국자가 하는 것을 보면,

구슬은 아껴 팔리지 않도록 하고,

함궤는 북치고 장구 치며,

뭇사람의 혼을 빼앗아 팔아재낀 것이 아닌가?


거꾸로 농부들은 정작 중요한 구슬은 놔두고,

거죽 치장 화려한 함궤에 정신이 팔려 껍데기만 취한 것이 아닌가?


이제 눈깔사탕 이야기를 좀 더 해보련다.

한 어린아이가 운다.

비싼 장난감을 사 달라 조르면서 마구 우는데,

어른들은 그에게 눈깔사탕을 주면서 관심을 돌려버린다.

우선 혀에 단맛이 돌면 방금 전 일을 잊어버린다.

그러하니 어린아이인 것이다.

아직 장난감을 손에 넣지도 못하고 있지 않는가 말이다.


爲鳴止小兒啼


어린 아이 우는 것을 멈추게 하는 말.

이제 이를 소개해둔다.


又大梅初參馬祖。問。如何是佛。祖曰。即心是佛。 師云。如今往往向即心裏喪身失命。須還他馬大師觀機設法。應病與藥。一切臨時。無可不可。其大梅蒙馬師開示。豁悟本心。一得永得。更不他觀。直入深山庵居巖穴。後因有僧遊山見之。問曰。庵主住此山多少時。梅曰。只見四山青又黃。僧又問。出山路向甚麼處去。梅曰。隨流去。祖聞之。令一僧去問云。和尚見馬師得箇什麼便住此山。梅曰。馬師向我道即心是佛。我便向這裏住。僧云。馬師近日佛法又別。梅云。作麼生別。僧云。又道非心非佛。 師云。且道馬大師還有為人底意也無。 梅云。這老漢。惑亂人未有了日在。任汝非心非佛。我祇即心是佛。 師云。知恩方解報恩。 僧迴。舉似祖。祖召大眾云。梅子熟也。

(古尊宿語錄)


대매(大梅)화상이 처음으로 마조(馬祖) 선사를 뵙고는 여쭙다.


‘불법이란 무엇입니까?’


마조가 말하다.


‘마음이 곧 부처니라.(即心是佛)’


대매가 말한다.


‘요즘 늘 내 몸과 마음이 편안치 않고 멍하였으나,

마조께서 맞춤 설법을 해주시누나.

마치 병에 합당한 약을 주시듯.

이젠 어느 때가 되어도 옳으니 그르니 하는 의심이 없어졌다.

대매의 어리석음을 마조께서 열어재껴주시니,

내 마음의 본바탕이 확연히 깨우쳐지다.

한번 얻자 영원히 흔들림이 없다.

다시는 다른 것에 한 눈을 팔 일이 없어졌다.‘


즉시 심산에 들어가 동굴에 들어가다.


후에 중이 있어 산에서 그를 보다.

묻기를 이러하다.


‘암주께선 이 산에 얼마나 계셨습니까?’


대매가 답하다.


‘다만 온 산이 푸르고 누랬을 뿐.’


중이 다시 여쭙다.


‘산길을 나가면 어느 메로 가는가?’


대매가 말하다.


‘흘러가는대로 갈 뿐.


마조가 이 이야기를 듣고는,

중 하나에게 대매에게 가서 이리 묻기를 분부하시다.


‘화상께선 마조로부터 깨우침을 얻은 후 얼마나 이 산에 계신 것입니까?’


대매가 말하다.


‘마조께서 마음이 곧 부처다(即心是佛) 이리 말씀하셨다.

나는 그 이후 여기 머물고 있다.’


중이 말하다.


‘마조께선 요즘은 불법에 대하여 달리 말하고 계십니다.’


대매가 말하다.


‘어찌 달리 설하신단 말인고?’


중이 말하다.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다.(非心非佛)

이리 말하고 계십니다.

또한 마조께선 사람의 마음도 없다 하십니다.’


대매가 말하다.


‘저 늙은이가 사람을 가지고 노는 짓을 아직도 그치지 않고 있구나.

네들에겐 非心非佛을 맡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나는 오직 即心是佛이니라.‘


대매가 또한 말하다.


‘은혜(내용)를 알게 되면, 비로소 은혜를 갚는다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중이 돌아가 이상을 아뢰다.

마조께서 대중을 모이게 하고서는 말씀하시다.


‘매실이 다 익었도다.’


그러니 이게 무슨 소리인가?

대매의 매실을 따먹고 싶은 사람들은 가서 마음껏 따먹어라.

이런 이르심이다.


그럼 여기서 잠깐 마조가 누구인가?


달마가 선종 제1조이다만, 서역국 즉 인도에선 부처이래 제28조에 해당된다.

그가 동쪽에서 중국으로 건너와 일조가 되지만, 

그의 스승 즉 27조에 해당하는 분이 반야다라이다.

그 반야다라가 예언하길 


“出一馬駒 踏殺天下人”

“말 한 마리가 나와 천하 사람을 모두 밟아 죽이리라”


이리 말했다.

그 당사자가 바로 이 마조도일(馬祖道一)인 것이다.


일찍이 마조가 즉심즉불(卽心卽佛)이라 외치니 모두들 늦을세라 

다투어 이를 껴안고 그 강물에 뛰어든다. 


하자, 마조는 비심비불(非心非佛)로 바꾸어 선양(宣揚)한다.

이 때, 먼저 즉심즉불(卽心卽佛)이란 강물에 들은 자들은 모두 익사하고 만다.

가엽지만, 법의 바다(강)에선 그들을 죽임은 마땅한 노릇이다.


마조의 우는 아이 달래는 말(爲鳴止小兒啼)이 즉심즉불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비심비불 또한 우는 아이 달래주는 눈깔사탕이 왜 아니겠는가?

다만 대매만 우는 아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는 그 강물에 빠져 죽지 않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이다.


왜 아니겠음인가?


만약 마조가 처음에 비심비불(非心非佛)이라 이르고,

이 때 대매가 그에게 법을 구하였다면,

필시 대매는 이 말을 계기로 깨우침을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후에 마조가 즉심즉불(卽心卽佛)로 말을 바꾸어 법을 선양하고 있었더라도,

대매는 요지부동 비심비불(非心非佛)이라 외쳤을 것이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즉심즉불(卽心卽佛)이든,

비심비불(非心非佛)이든 이게 모두 다 눈깔사탕인 게라.


대저 군자란 남이 장에 간다고 똥지게라도 매고 따라나서지 않는다.

마조란 늙은 중이 즉심즉불(卽心卽佛), 비심비불(非心非佛) 그 무엇이라 하든,

이게 모두 다 눈깔사탕인 게라.


다 큰 어른일지라도 울고 보채는 한, 아직은 어린아이인 것이다.

운다고 사태가 달라지나, 보챈다고 본래의 모습이 바뀌는가?


어렸을 적에 동네에 엿장수가 온다.

엿장수는 엿을 조그맣게 잘라 코흘리개 아이들에게 나눠준다.

이것 하나라도 더 받아먹으려고 아이들은 벌떼처럼 달려든다.

이것 하나 더 받아먹는다고 아귀처럼 허갈진 배가 채워지는가?


다 큰 어른이라면 저 따위 꾐엔 빠져들지 않는다.

그러기는커녕 천하의 큰 도적이 될 싹수라면,

저 엿장수 녀석의 엿 모판을 통째로 빼앗아 달아나야 한다.


쩨쩨하게 까짓 맛보기 엿에 불과한 직불금 받아 타먹으려고 혈안이 되고,

나랏님 은덕이라고 격양가(擊壤歌)를 부르고 자빠져 있음이더냐?


정작은 쌀값은 똥값이 되고,

비료, 농약 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음인데,

서푼 직불금에 깨엿 물고 춤을 추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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