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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火傷)

소요유 : 2017. 7. 11. 19:49


화상(火傷)


내가 오늘 작업을 하다 화상을 입었다.

손목 부근을 다쳤는데 이것을 그냥 적당히 약을 바르고 견디려다,

비가 그쳤은즉 앞으로 일을 계속 하려니 무엇인가 처치를 할 필요가 있었다.

보관함에서 붕대를 꺼냈는데 이것으로 상처 부위에 감았을 때,

나중 다시 붕대를 풀 경우, 피부 진물과 결합되어 대단히 아플 것이 아닌가?

이런 염려스런 생각이 인다.


하여 성가신 일이지만,

만부득 병원 신세를 지기로 하였다.


내가 관우(關羽)가 아닌데,

생살을 헤집고 뼈를 깎아내는 고통을 참을 위인은 아니 된다.


내가 이 장면을 이끌어내려고,

여기 블로그 이웃이신 ‘정종현 평역삼국지’에 들렸다.

허나 아쉽게도 번역 작업이 초반이시라,

아직 이 부분엔 이르지 않았다.


하여, 만부득 건듯 설핏, 서툴게나마 소개하고 바삐 지나련다.


佗曰:「此乃弩箭所傷,其中有烏頭之藥,直透入骨;若不早治,此臂無用矣。」公曰:「用何物治之?」佗曰:「某自有治法。但恐君侯懼耳。」公笑曰:「吾視死如歸,有何懼哉?」佗曰:「當於靜處立一標柱,上釘大環,請君侯將臂穿於環中,以繩繫之,然後以被蒙其首。吾用尖刀割開皮肉,直至於骨,刮去骨上箭毒,用藥敷之,以線縫其口,方可無事。但恐君侯懼耳。」公笑曰:「如此容易,何用柱環?」令設酒席相待。

(三國演義 : 關雲長刮骨療毒,呂子明白衣渡江)


“그(화타, 華佗)가 말한다.


‘이는 쇠노에 의한 상처라, 거기엔 오두(미나리아재비과 식물)란 독약이 발라져 있습니다.

뼈에 바로 스며드니, 만약 바로 치료하지 않으면, 팔을 못 쓰게 됩니다.‘


관우가 말하다.


‘이를 어떻게 치료합니까?’


화타가 말한다.


‘어떻든 치료법은 있습니다만, 다만 군후께서 아파 두려워하실까 염려가 되는군요.’


관우가 웃으며 응대한다.


‘내가 죽음을 마땅히 돌아갈 고향처럼 여기는데, 어찌 두려울 것이 있겠습니까?’


화타가 말하다.


‘조용한 곳에 기둥을 하나 세우고는 위에 큰 쇠고리를 박습니다.

군후의 팔을 그 고리에 꿰어 넣고는 밧줄로 묶은 연후에,

머리를 보자기로 뒤집어씌웁니다.

예리한 칼로 피부를 절개한 후 바로 뼈에 이른 후,

뼈 위의 화살 독을 긁어냅니다.

약을 써서 바른 후에 실로 그 구멍을 봉하면,

아무 탈이 없을 것입니다.

다만 군후께서 이를 견디어내실 수 있을까 염려스러울 따름입니다.’


관후가 웃으며 말하다.


‘그리 쉬운 노릇이라면 어찌 기둥에 쇠고리를 건단 말이요?’


주위에 명하여 주석을 마려하라 이른다.”


그리고는 관우는 바둑을 두며 태연히 생팔을 화타에게 맡긴다.


내가 병원에 도착하니 화상이라고 특별히 응급 환자 대우를 하여,

바로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과연 그는 숙수(熟手)인 게라,

간호사한테 눈짓으로 준비를 시키더니만,

나 보고 침상에 가서 앉아 있으란다.

그러고서는 여유 만만 자신은 책상에 있던 커피를 마저 마시더니만 내게로 왔다.


여기가 시골이라 화상 등 외상 입은 이가 많기 때문인가?

그의 붕대 감는 bandaging 솜씨가 여간내기가 아니다.


처치를 끝내고 나오니 주사를 맞으란다.

나는 거부하였다.

필경 주사는 염증(炎症)을 방비하기 위함일지라.

나는 염증이 생기는 것을 그리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상처가 나면 염증이 유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일정분 감수할 노릇이다.

이것 강제로 막을 일이 아닌 게다.

물론 염증이 과도하게 일어나 2차 감염이 일어난다면,

문제가 복잡하게 되겠지만,

내 몸이 건강한데 이까짓 것 하나 막아내지 못하진 않을 것이다.


만약 똥이 더럽다고,

주사로써 똥이 생기지 않게 한다면,

혹 재간이 뛰어나 그리 할 수는 있을는지 몰라도,

갖은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밥을 먹으면 의당 똥이 생기는 법이며,

외상이 생기면 당연히 염증이 일어나는 법이다.


염증(炎症)이란 것은 무엇인가?


병원감염(病原感染)등 외부 자극이 있으면,

의당 생기는 생리반응이다.

이때 홍종(紅腫), 발열(發熱), 동통(疼痛) 등의 증상이 생긴다.

이런 현상은 모두 외부 자극의 유해로부터 이를 방어하기 위한,

선천적인 면역계통의 자연스런 반응 양식인 게다.

따라서 제 몸에 유익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다만, 과민하게 반응이 일어나,

외려 자신의 신체 조직 세포를 공격하는 일이 생길 수는 있다.

대표적인 게 풍습성 관절염인데, 오늘 내 경우는,

급성으로 화상이 일어난 것으로 큰 염려가 없다.


이 경우 혈장(血漿)이나 백혈구(白血球)가 대량으로,

상처 난 곳으로 파견(派遣) 되는데,

이는 마치 전쟁터에 군사가 대량 투입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전쟁이 일어나고,

발열, 홍종 등이 생기는 것이다.

만약 이를 인위적으로 막는다면,

이는 거꾸로 우군의 활동을 방해하는 셈이니,

결코 치료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가 처방한 약에도 필경 염증 방지제가 들어 있을 것이다.

이리 거듭 양쪽편에서 처치를 하게 되면,

거죽으론 염증이 일어나지 않아,

의원이 용하다는 칭송을 받을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의 칭송을 위해,

내 몸을 마구 내맡길 일이 아니다.


내가 주사를 거부하니,

간호사가 의사가 나를 다시 호출하였으니 들어가 보란다.

나는 그에게 당당히 거부 의사를 다시 밝혔다.

하지만 그도 자존심을 가진 이인즉,

그 이유는 밝히지 않고 다만 그러고 싶지 않다고만 일러주었다.

그로서도 마냥 강요할 수는 없었는가 보다.

내가 나오자니 주사비 500원을 다시 환불해준다.


내가 순정한 사내인데,

아무렴,

아무 여자 간호사에게 엉덩이를 까고 내리며 맡길 이유는 없음이라.

이리 내 몸은 내가 지키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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