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보살
오늘 어느 사이트에서 놀라운 글을 보고,
한 생각 떠오르는 즉, 삼가 글을 남겨 본다.
내용인즉, 자신이 팔면 오르고, 사면 내리는즉,
이를 알린다는 말씀이다.
자칭 인간 시세 경보기라 이르시니,
그 절절한 마음이 저르르 전해온다.
옛말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라는 말이 있다.
이게 흔히 중을 비웃는 말로 쓰이곤 하지만,
나는 이와 정반대의 상황을 알고 있다.
하여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당신 자신은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하지만,
정작 당신은 몸을 상하고 죽음에 이르곤 한다.
아, 얼마나 슬픈가?
남은 구하고, 자신은 구치 못한다니,
도대체, 이보다 더 슬픈 일이 있는가?
한 분이 계셔,
코인판에서 당신이 사면 떨어지고, 팔면 오른다며,
스스로를 일러 ‘인간 시세 경보기’라 하셨다.
우주선에 새나 원숭이를 함께 태우는데,
이들에 의지하여 조기경보(early warning) 신호를 취하기 위함이다.
사람은 이들로 인해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저들은 고스란히 위험에 노출되고 만다.
헌즉 저들이야말로 보살이 아닌가?
보살은 육바라밀(六波羅蜜)을 행한다.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
타자를 위해, 제 육신까지 희생하니,
어찌 보살이라 이르지 않을쏜가?
헌데, 코인판에 스스로를 경보기라 칭하는 분이 나타나셨음이니,
나는 이 분이야말로 보살의 현신이구나 싶어,
내 불교신자도 아닌데,
부지부식 간에,
깊이 두 손 모아 합장하며, 급히 예를 올리지 않을 수 없구나.
得大勢!以何因緣名常不輕?是比丘,凡有所見——若比丘、比丘尼、優婆塞、優婆夷——皆悉禮拜讚歎而作是言:『我深敬汝等,不敢輕慢。所以者何?汝等皆行菩薩道,當得作佛。』而是比丘,不專讀誦經典,但行禮拜,乃至遠見四眾,亦復故往禮拜讚歎而作是言:『我不敢輕於汝等,汝等皆當作佛。』
(妙法蓮華經)
“득대세보살아,
어떤 인연으로 이름이 상불경(常不輕)인가?
이 비구는 무릇 여러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를 대하면,
모두에게 예배를 들이고, 찬탄하면서 이리 말하였느니라.”
‘나는 그대들을 깊이 존경하고 감히 가볍게 여겨 업신여기지 않노라.
왜인가 하면,
그대들은 모두 보살도를 행하여 부처가 될 분들이기 때문이다.’
이 비구는 경전을 읽거나 외우지 않고,
다만 예배만을 드리며, 멀리서 사부대중을 보면,
부러 따라가서 예배하고 찬탄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느니라.
‘나는 그대들을 가벼이 보지 않으니,
그대들은 모두 부처가 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사대부중 가운데, 이 상불경을 두고,
욕설을 퍼붓고, 비웃음을 던지는 이가 어찌 없었겠는가?
허나, 상불경은 그 때마다 화를 내지 않고, 이리 말하였다.
我不輕汝。
“나는 그대들을 가벼이 여기지 않느니라.”
汝當作佛。
“그대들은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
眾人或以杖木瓦石而打擲之,避走遠住,猶高聲唱言:『我不敢輕於汝等,汝等皆當作佛。』
이때마다 사람들은 몽둥이로 치고, 기와와 돌을 던지면서,
상불경을 피해 멀리 달아났다.
하지만, 상불경은 외려 더 큰 소리로 외쳐 말하였다.
我不敢輕於汝等,汝等皆當作佛。
“나는 그대들을 가벼이 보지 않는다.
그대들은 모두 반드시 부처가 되리라.”
항시 이리 말을 하는 즉,
미처 도를 이루지는 못하고서도,
자신이 마치 도를 이룬 양 착각하는,
사대부중들은 그를 상불경(常不輕)이라 호를 지어 불렀다.
남이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하겠다는 인심도 적지 않고,
남을 가볍게 여기고 깔보는 마음도 늘 가슴 한편에서 일곤 한다.
허나, 상불경 보살은,
남이 비웃든 말든,
언제나 늘 남을 가벼이 대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저들은 부처가 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
법화경엔 상불경(常不輕) 보살이 등장하여,
우리의 마음 연못에 파문을 일으킨다.
한편, 반야바라밀다경엔 상제보살(常啼菩薩)이 등장하여,
우리를 놀라움에 빠지게 한다.
상제보살은 늘상 울기를 잘하는 보살인데,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선, 그 까닭을 이리 밝히고 있다.
有人言:以其小時喜啼,故名常啼。
有人言:此菩薩行大悲心柔軟故,見眾生在惡世,貧窮、老病、憂苦,為之悲泣,是故眾人號為「薩陀波崙」。
“사람들이 말하길,
그는 소싯적부터 울기를 잘하였다. 고로 상제라 불렀다.
사람들이 말하길, 이 보살은 대비심을 행하며 마음이 부드러운 고로,
중생이 악도에 떨어지거나, 빈궁하고, 늙고 병들고, 근심하는 고통을 보면,
그를 슬피 여겨 울었다.
고로 사람들은 이를 살타파륜(薩陀波崙)이라 불렀다.”
반야경(般若經) 계통 경전을 보면,
상제보살이 법을 구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그는 신명을 아끼지 않고, 법을 구하려 매진하였는데,
반야바라밀다를 듣게 되면, 환희심에,
너무도 기뻐 엉엉 울었다 한다.
특히 도행반야경(道行般若經)에서 놀라운 장면을 우리는 목격하게 된다.
인상적이므로 특별히 옮겨두고 새기려 한다.
佛經實難得,何況乃聞耶?我當供養盡力於師。今我一身加復貧窮,亦無有珍琦好物及華香持用供養於師,如我無所有者,請且自賣身,持用供養於師。』作是念已即入城街里,街里衒言:『誰欲買我者?』
불경은 얻기 어렵다.
공양을 하고자 하나, 가난하여 가진 것이 없음이라,
진귀한 물건이나 꽃, 향을 구할 수 없으니 자신의 몸이라도 팔아,
이에 충당코자 하였다.
성터 거리에 나가, 이리 외쳤다.
‘누가 나를 살 사람 없소?’
이제 코인판에 어진 한 분이 나타나셔서,
이리 외치고 계심이라.
나는 몸을 팔아,
그대들을 요익(饒益)케 하고자 하니,
내 외침을 가까이 하는 이들은 이를 바로 알아들으시라.
‘내가 팔았은즉, 오를 것이니, 살 준비를 할 것이며,
내가 샀은즉, 내릴 것이니, 팔 준비를 하라.’
이 말씀을 들으니,
상제보살의 통곡 소리가 귓가에 들리난닷 싶으며,
상불경보살의 대비심이 멀리 있지 않음을 알겠더라.
오늘, 삼가,
코인판에서 보살 한 분을 뵙습니다.
나무 코인 마하 보살
나무 코인 마하 보살
나무 코인 마하 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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