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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수(大手)의 법칙과 암호화폐

decentralization : 2018. 10. 1. 08:30


대수(大手)의 법칙과 암호화폐


한글만 적혀 있고, 한자가 병기되지 않으면,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은 도대체 언어생활을 어찌 영위하는지 모르겠다.


예전엔 신문에 한자가 쓰여졌다.

학교에서 한자를 가르치기 때문에, 중학생만 되어도 얼추 신문을 읽어낼 수가 있었다.

요즘엔 신문이 한글 일색일 뿐 아니라,

넷 상에 굴러다니는 글들도 하나 같이 한글로만 적혀 있다.

한자가 아예 깡그리 없어지다시피 하였다.

하여 초등학생일지라도, 얼마든지, 참여하여 제 의견을 드러내며,

어른들 노는데 끼어들 수 있다.

게다가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더욱 일은 수월하다.

한글 아름답고, 훌륭한 글이다.

하지만, 한글만으로는 정확한 뜻을 짚어내기 어려울 때가 적지 않다.


내가 지금 대수의 법칙이라 한글로만 적었다면,

이를 혹 통계학의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으로 이해를 하기 십상이다.

이리 되면, 내가 겨누는 것과는 사뭇 동떨어지게 된다.

통계학의 ‘대수(大數)의 법칙’에서 대수는 큰 수를 지칭한다.


사실 앞의 글 환원주의(reductionism)에서,

대수의 법칙과 관련지어 몇 마디 더 보탰어야 하는데,

이를 빠뜨려,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이는 다음에 혹 기회가 있으면 보충하기로 한다.

(※ 참고 글 : ☞ 환원주의(reductionism))


말이 나온 김에, 통계학에서의 ‘대수의 법칙’에 대한,

한 가지 정의를 소개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크기가 큰 모집단에서 무작위로 뽑은 표본의 평균이 

전체 모집단의 평균과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대수의 법칙에서 대수는,

대수(代數)도 그렇다고 대수(大樹)도 아니다.

대수(大手)를 일컫고 있다.


대수(大手) 즉 큰손을 말한다.


앞의 글 환원주의(reductionism)에서,

어떤 이가 암호화폐 참여자 의견을 두루 물어,

마치 젤리 숫자 맞추듯 시세를 예견할 수 있지 않은가?

이런 발칙한 상상을 하였다.

이런 주장이 결정적으로 엉터리인 이유 중 또 다른 하나의 예를,

지금 대수(大手)의 법칙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다.

대수(大手)의 법칙은 내가 만든 말이다.


어중이떠중이 시세 결정력도 없는 이들이 모아 의견을 낸들,

이게 지 아무리 대수(大數)로 모은들 아무런 가치가 없다.


암호화폐 시세는 시세를 리드하고, 큰 영향을 미치는 큰손들에 매어 있다.

물론 암호화폐가 획기적인 기능을 새로 채비한다든가,

시세를 변동시킬 만한 내적인 정책적 사건이 생긴다든가 하는,

새로운 정보가 시장에 유입되면, 이로써 시세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한들, 이를 지렛대로 시세 변화를 확대, 축소하는데,

역시나 대수(大手)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삼이사들을 상대로 한 표본이 가리키는 확률 시세는,

실제 시세와는 거의 무관하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표본 자체가 실제 모집단과는 큰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시세 결정력이 없는 표본 집단들이,

시장 시세를 어찌 변화시킬 수 있겠으며, 그들만의 시세 예측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아니 이런 집단은 표본이라는 이름조차 붙일 수 없다.

저들은 확률 예측 모집단에 속하지 않는, 집단이라 하여도 과히 틀린 말이 아니다.

종놈들이 지 아무리 많다한들,

집안 대사(大事)는커녕 하찮은 소사일지언정, 

저들이 결정할 힘이 한 톨인들 있으랴?

이보다는 소수일지라도 대수(大手)를 표본으로 한,

시세 예측이 훨씬 실제와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대수(大手)가 표본이 되기를 응할 가능성은 적다.

설혹 있다한들, 그들이 정직한 표본이 되기를 기대할 수도 없다.

게다가 시세는 생명처럼 시간 축에 따라 늘 변한다.

어제 이야기 한 것이, 오늘의 행동을 꼭이나 제약하리라 기대할 수 없다.


그러함이니,

앞의 젤리 숫자 맞추기 글 예에서처럼, 장삼이사의 의견을 기초로 시세 예측을 할 일이 아니다.


그러면 어찌 할 것인가?


그대가 큰손이 될 일이다.


이게 불가능하다고?


그렇다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저 장삼이사 곁을 떠나야 한다.

어중이떠중이 모여 있는 카페, 인스타그램, 카톡, 투자 클럽 등의,

어줍지 않은 모임과 과감히 결별하여야 한다.

저들은 결코 시세 예측 단서 획득 가능 정보원이 되지 못한다.


여기 제갈공명(諸葛孔明)의 공성계(空城計) 장면을 음미해본다.

삼국지에서는 무후탄금퇴중달(武侯彈琴退仲達)란 편명으로 이를 전하고 있다.

무후는 곧 제갈공명을 가리킨다.

그가 거문고 뜯으며 사마중달을 물리쳤다는 뜻이다.


(출처 : 網絡圖片)


孔明分撥已定,先引五千兵退去西城縣搬運糧草。忽然十餘次飛馬報到,說:

「司馬懿引大軍十五萬,望西城蜂擁而來!」時孔明身邊別無大將,只有一班文官

,所引五千軍,已分一半先運糧草去了,只剩二千五百軍在城中。眾官聽得這個消

息,盡皆失色。孔明登樓望之,果然塵土沖天,魏兵分兩路望西城縣殺來。孔明傳

令,教「將旌旗盡皆隱匿;諸軍各守城舖,如有妄行出入,及高言大語者,斬之!

大開四門,每一門用二十軍士,扮作百姓,灑掃街道。如魏兵到時,不可擅動,吾

自有計。」孔明乃披鶴氅,戴綸巾,引二小童攜琴一張,於城上敵樓前,憑欄而坐

,焚香操琴。


  卻說司馬懿前軍哨到城下,見了如此模樣,皆不敢進,急報與司馬懿。懿笑而

不信,遂止住三軍,自飛馬遠遠望之。果見孔明坐於城樓之上,笑容可掬,焚香操

琴。左有一童子,手捧寶劍;右有一童子,手執麈尾。城門內外,有二十餘百姓,

低頭灑掃,傍若無人。懿看畢大疑,便到中軍,教後軍作前軍,前軍作後軍,望北

山路而退。次子司馬昭曰:「莫非諸葛亮無軍,故作此態?父親何故便退兵?」懿

曰:「亮平生謹慎,不曾弄險。今大開城門,必有埋伏。我兵若進,中其計也。汝

輩豈知?宜速退。」於是兩路兵盡皆退去。孔明見魏軍遠去,撫掌而笑。眾官無不

駭然,乃問孔明曰:「司馬懿乃魏之名將,今統十五萬精兵到此,見了丞相,便速

退去,何也?」孔明曰:「此人料吾生平謹慎,必不弄險;見如此模樣,疑有伏兵

,所以退去。吾非行險,蓋不得已而用之。此人必引軍投山北小路去也。吾已令興

、苞二人在彼等候。」眾皆驚服曰:「丞相之機,神鬼莫測。若某等之見,必棄城

而走矣。」孔明曰:「吾兵止有二千五百,若棄城而走,必不能遠遁。得不為司馬

懿所擒乎?」後人有詩贊曰:


    瑤琴三尺勝雄師,諸葛西城退敵時。

    十五萬人回馬處,土人指點到今疑。

(三國演義)


제갈공명이 병사 5천을 이끌고 서성현(西城縣)에 들어가니,

속보가 연이어 십여 차 도착한다.

사마의가 15만을 이끌고 쳐들어온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마의 곧 중달을 가리킨다.


이 때 공명 주변엔 대장도 별무요, 그저 문관들이 있을 뿐,

데려온 병졸 5천이 다였다.

게다가, 이중 2천5백은 군량 수송을 위해 성 밖으로 나간 상태였다.

모두들 놀라 실색인데, 공명이 망루에 올라 쳐다보니,

과연 하늘을 찌르듯 먼지가 일어나고 있다.

중달의 위병(魏兵)이 들이 닥치고 있는 중이다.


공명이 명을 내린다.


‘기치를 전부 숨기고, 제군은 성을 지킬 것이며, 나돌아 다니지 말라.

큰소리로 떠드는 자는 참하리라.

성문 넷을 크게 열어라, 

문마다 20 병졸을 백성으로 가장하여 내세우되,

땅에 물을 뿌리고 비질을 하도록 하라.

비록 위병이 닥쳐도 멋대로 움직이지 마라.

내게 계책이 있느니라.’


공명이 학창의(鶴氅衣)를 입고, 푸른 두건을 쓰고서는,

어린 동자 둘을 데리고, 거문고를 뜯었다.

성 밖엔 적이 있는 가운데,

난간에 기대어 앉아,

향을 사르며 거문고를 뜯었다. - 憑欄而坐,焚香操琴。


사마의 중달이 이를 보고는 퇴각 명령을 내린다.

이에 중달의 둘째 아들이 묻는다.


‘제갈량에겐 군대가 없습니다.

그런즉 짐짓 저리 꾸미고 있는 것입니다.

아버님께서는 어찌 병사를 물리시는 것입니까?’


그러자 중달이 말한다.


‘제갈량은 평생 근신하며 살았다. 

위험을 무릅쓰고 희롱한 적이 없다.

오늘 성문을 활짝 열었으니, 필시 매복이 있을 것이다.

만약 우리 병사가 진격하면, 거기 계책이 숨어 있을 것이다.

네들이 이를 어찌 알랴?

마땅히 속히 후퇴할 일이다.’


이리 중달의 병사들이 퇴각을 하자,

제갈량 측의 사람들 치고 놀라지 않는 이가 없었다.


제갈량에게 사람들이 묻는다.


‘사마의는 위나라의 명장입니다.

이제 15만 정병을 데리고 와서, 승상을 보고서는,

어찌 저리 속히 물러날 수 있는 것입니까?’


공명이 말하였다.


‘저이는 내가 평생 근신하며 살아온 것을 안다. 

반드시, 위험을 두고 희롱하지 않으리라 추측을 하였을 것이다.

우리들 모습을 보고서는 복병을 의심하여 그리 물러난 것이다.

나는 위험한 일을 벌이지 않는다만, 만부득하여 이를 썼느니라.

이제 사람들을 이끌고 산 북쪽 소로를 통해 갈 것이다.’


모두들 놀라 저마다 말한다.


‘승상의 기지는 과히 귀신도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저희들 같으면 반드시 성을 버리고 도망을 갔었을 것입니다.’


제갈량이 말한다.


‘우리 병사는 기껏 2천5백뿐이다.

성을 버리고 달아난들, 멀리 도망을 가지 못할 것이다.

중달에게 잡히고 말 것이다.’


(※ 축약하여 번역함.)


큰손(大手)을 상대하려면,

그대 당신의 성을 비워야 한다.


제갈공명처럼 탄금(彈琴)은 하지 못할망정,

막걸리 받아놓고,

빈대떡이라도 부쳐 먹으며,

담담(淡淡)하니 사태를 주시할 일이다.


대수(大手)는 화려한 불꽃(火花) 놀이를 벌이곤 한다.

飛蛾投火(燈蛾撲火) 

이 때, 부나방(灯蛾, 飛蛾)되어 그저 무작정 달겨들 일도 아니다.


대수(大手)를 상대하며,

그저 무섭다고 달아날 일도 아니며,

섣불리 달겨들 일도 아니다.


사마중달은 게임이론(game theory)에서의 incomplete information 상태에 놓여 있다.

이런 의미에서 기실, 공명의 입장은 외려 대수(大手)의 처지와 같다고 볼 수도 있다.

대수(大手)는 소수(小手)를 상대로 의뭉 떨며 공성계 전략을 펼 수도 있고,

대놓고 물량 공세를 펴며 세를 과시할 수도 있다.

선택은 그에게 달렸다.


사마중달의 처지에선, 공명은 모략을 쓸 수도 있고, 

병력이 충분하여 공격을 할 수도 있는 위치에 있다고 여길 수도 있다.

incomplete information 상태에 놓인 소수(小手)는, 

사마중달이 느끼는 공명 즉 대수(大手)의 전략을 잘 음미하여야 할 것이다.

역할이 바뀐 것이다.

대수(大手)인 사마중달은 소수(小手)인 공명 앞에서, 소수(小手)가 되고,

소수(小手)인 공명은 대수(大手)인 사마중달을 맞아, 대수(大手)가 되어 있음이다.


제갈공명의 공성계를 깊이 깨달으면,

대수(大手)를 상대할 방책이 절로 세워질 것이다.


애초 대수(大手)인 중달을,

소수(小手)인 공명은 과연 속여 넘긴 것일까?

제갈공명, 사마중달은 기실,

서로 적군이 아니라,

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었던 것이다.

공명이 평소 근신하며 살았다는 사실을 중심으로,

저들은 믿음을 거래하였던 것은 아닌가?

하지만, 그 믿음의 포장을 뜯고 나면,

속고 속이는 증물(證物)이 들어 있음이다.


掬水月在手,弄花香滿衣

(唐 於良史)


물을 움켜쥐니 달은 손 안에 있고,

꽃을 희롱하니, 향기가 옷에 가득하여라.


대수(大手)를 적대시하거나, 경원(敬遠)할 일이 아니다.

자타일여(自他一如)

공명처럼 저들과 함께 마음 거래를 할 일이다.


이하, 저 구절이 나오는 시 전체를 실어둔다.


春山夜月 (唐 於良史)


春山多勝事,賞玩夜忘歸。

掬水月在手,弄花香滿衣。

興來無遠近,欲去惜芳菲。

南望嗚鍾處,樓台深翠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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