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gta      

동사무소를 주민센터로 바꾼 자를 규탄한다.

소요유 : 2014. 3. 8. 10:47


동사무소를 주민센터로 고친 공무원을 그저 달려가 드잡이질을 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도대체가 나랏말을 놔두고 관공서 이름을 영어로 바꾸는 저 천박한 의식이 어디에서 나오는가?

나는 필요시 영어도 곧잘 섞어쓰고, 한자어를 남발하지만,
나는 저로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실어 펴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영어만이 갖는 고유의 색채, 한자어내지는 한문이 빚어내는 그 의미공간을 빌어,
난 자유롭게 내 생각을 표출하고 싶다.
어디 검열 받지 않고, 내 개인은 그리 마음껏 살고 싶다.
전문용어라든가, 닥친 상황하에서 마침 의식에 떠오르는 딱히 적합한 외국어를,
다시 한국말로 바꿀 정도로, 내가 바지런하지 않은 점도 있겠지만.
난 모든 언어는 한 나라, 시민에게 전속된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경계를 짓고, 차단 벽을 에두를 일은 아니단 말이다.
이는 역으로 각 나랏말은 모두 귀하다는 이야기라는 말과 같다.
그래 난 유독 한글만이 최고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모든 언어들을 다 사랑한다.

하지만,
국가기관이 딱히 필요치도 않은데,
멀쩡한 한글 놔두고 영어로 말을 바꾸는데 앞장설 수 있음인가?
가령 어느 특정 국제도시라면 얼마든지 양해할 수 있겠음이나,
동사무소를 도대체 한국인 말고 외국인이 얼마나 이용한다 말인가?

나랏말을 닦고, 아끼며, 자랑하는데,
용을 쓰기에도 바쁜 위치에 있는 자들이,
이 따위 짓거리나 일삼고 있다니 참으로 딱한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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