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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륜탄조(囫圇吞棗)

소요유 : 2016. 9. 19. 16:35


홀륜탄조(囫圇吞棗)


옛날 의생(醫生) 하나가 이리 말하곤 하였다.


‘배(梨)는 사람의 치아엔 좋지만, 

단, 비장(脾腸)엔 좋지 않다.

대추는 비장엔 좋지만, 

다만 치아엔 좋지 않다.’


이를 듣고는, 

제 스스로 총명하다 뽐내는 이가 이리 말하였다.


‘이후, 나는 배를 먹을 땐, 씹기만 하고 삼키지는 않을 테다.

또한 대추를 먹을 때는 삼켜버리고 말지, 씹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좋은 점만 취하고, 나쁜 것은 피하는 바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그이의 이런 괴이한 소리를 듣고는 이리 말하더라.


‘배를 먹을 때, 씹기만 하고 삼키지 않는다니,

이것은 제법 그럴싸하다.

하지만 대추를 먹을 때, 삼키기만 하고 씹지는 않는다는 것은,

참으로 난처한 일이다.

대추를 통으로 삼키면,

위가 이를 어찌 양분을 취할 수 있겠는가?’


그러자,

헛똑똑이는 사람들에게 유구무언이라 할 말을 잃었다.


이상의 이야기는 朱子語類, 碧巖錄 등에 나오며,
그외에도 여러 버전이 있으나,
그 취의는 거의 같다.


저 의생의 말은 그 가르침이 명확하다.

과한 것을 경계한 것이다.

귀한 말은 이리 간단한 것임을.


즉 치아에 좋다고 무작정 배를 먹으면 종내 체하고 말 것이다.

비장에 좋다고 무작정 통으로 대추를 먹어대면,

충치, 치통, 황달엔 외려 역효과가 난다.

그러함이니 적당히 먹을 것이지,

욕심을 마냥 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통일부는 19일 최근 북한 함경북도 일대의 대규모 수해 지원과 관련해 "북한이 수해와 관련한 인도적 지원을 요청해와도 지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북측으로부터 구호 요청을 받은바 없다. 앞으로도 없을 것 같다"면서 "(북한으로부터)긴급 구호 요청이 있다 하더라도 지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준희 대변인은 지원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 "북측이 막대한 비용이 드는 5차 핵실험을 감행했다"면서 "북한이 막대한 비용과 노력을 요하는 핵실험을 할 것이 아니라 민생을 위해 힘써야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수해라는 당면 과업이 있는데도 민생과 관련 없는 부분(핵실험)에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또 "북한 수해 지원에 대한 정부 기본입장은 변화 없다. 수해지원 등 긴급 구호성 인도지원은 피해 상황 등 실태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긴급 구호의 필요성, 투명성, 북한 측의 요청 등을 종합적으로 신중하게 고려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북한이 먼저 수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해 납득할만한 수준의 자구노력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지원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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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ocutnews.co.kr/news/4655866#csidxd53c1c19ca72bca8bc6c4a07172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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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홍수가 나서 수백 명이 사망하고,

수재민이 수만에 이른다고 한다.

정부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홀륜탄조(囫圇吞棗)란 성어(成語)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대추가 비장에 좋고 치아에 나쁘다고 한들,

비장에 효험을 보려면 부득불 씹지 않을 수 없다.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다.’란 말을 한 정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회견을 통해 “지금 국민 중엔 ‘통일 비용이 많이 들지 않냐’, ‘굳이 통일할 필요가 있냐’는 사람들이 있는데 한 마디로 ‘통일은 대박’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통일은 실제 대도약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1061613501#csidx5dd01f84e8344b7b967822c93e12768


난 훨씬 전에 ‘대박’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이런 말은 결코 점잖은 말이 아니다.

(※ 참고 글 : ☞ 2009/10/02 - [소요유] - 대박과 인내)

하여간 통일을 두고 크게 수지맞는 일이란 뜻인데,

그 말을 할 때 비용을 언급한 것을 보니,

대박을 맞기 위해선 필요 경비가 듬을 인식은 하고 있는 양 싶다.

통일이 도박이 아닌 이상, 투자와 인내가 따른다.


순수한 인도적 입장에서 보아도,

곤경에 빠진 이를 두고 측은지심이 일고,

도와주려 함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동네 우물가에 아낙네들이 모여,

갖은 수다를 다 떤다.

이웃 마을에 홍수가 났을 때,

고약한 녀석들이라 쌤통이라 고소해하는 이가 왜 없을까?

우리, 저들을 절대 도와주지 말자 하고는 흩어졌다 하여도,

그날 저녁 내내 마음 한 가운데는 마치 무엇인가 얹힌 듯 편치 않았을 것이다.


국가 경영이란 별단의 특별한 재능이 꼭이나 요구되는 것이 아니다.

바로 그 편치 않은 그 감정을 잃지 않는 것이다.

기본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정치를 훌륭히 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守本 眞心

이것이야말로,

入道之要門

도로 들어가는 긴요한 문인 것임을.

아낙네들이 이는 감정대로 마구 떠들 때,

마을이 아무리 궁벽한 곳에 있고,

인심이 부박스럽다한들,

누군가는 나서 이웃의 고통을 생각하는 이가 하나나 둘은 있을 것이다.


이것은 결코,
이웃과 선린(善隣)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만도 아니오,

통일은 대박이기 때문만도 아니다.

다만 우물가에 어린 아이가 막 빠지려할 때,

손을 내밀어 아이를 구함은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심성 중에 하나이다.


無惻隱之心 非人也

(孟子)


“측은지심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


우리가 사인(私人)이라면,

때론 철천지원수가 되어,

서로 뒤를 돌아볼 여지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나라 사이에,

아녀자의 얕은 소견으로,

기분대로,

어느 날은 대박을 외치고,

또 어느 날은 도와줄 수 없다고,

팽 돌아서서야 어찌 한 나라를 제대로 경영할 수 있겠음인가?


대박을 노려,

홀륜탄조(囫圇吞棗)라,

왼통으로 대추를 꿀떡 삼키면,

배 속에서 대추씨가 위벽을 마구 찌르고 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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