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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의심해야 한다.

농사 : 2017. 4. 20. 17:29


나는 2000년도에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이란 책을 대하였다.

이것 읽기를 다 마치고는,

단 하루도 머뭇거리지 않고 바로 그날부로 육식을 그쳤다.


나처럼 우유부단하고, 게으른 성정을 가진 이로서는,

대단히 충격적이고, 놀라운 역사(役事)라 하겠다. 


성경을 흔히 유사이래 최고의 베스트셀러라고 말하지만,

내겐 성경, 불경보다 더 인상적인 깨달음을 저 책을 통해서 얻었다.

이 책을 만난 것은 내게 큰 행(幸)이다.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이후,

내게 엄청난 경각심과 깨달음을 선사한 이 책.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는 15년간 미풍에도 옷고름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바로 행했다.

어느 날 마트에 갔는데, 게서 만두 세일을 하였다.

예전엔 좋아했던 것이지만, 만두는 눈길을 주지 않는다.

필경 고기를 넣었을 테니까 말이다.

헌데, 채식 만두라 하기에, 조각을 조금 입에 넣었다.

판매원에게 이게 100% 채소로만 만들었느냐 하였더니,

고기가 들어간다고 한다.

나는 바로 뱉어내며,

그러면 이를 어찌 채소만두라 이를 수 있느냐 나무랐다.


그러나, 최근 내 주변 환경의 변화로, 최근 2년래 이를 지키지 못하였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하련다.

하지만 처가 영양 불균형을 염려하며,

달걀이니, 육고기를 자꾸 권하는 형편이다.

본디 여성들은 땅의 질서에 순응하여 보다 현세적이며, 실질적이다.

남자 녀석들은 실익도 없이, 주제넘게 하늘을 엿보며, 공허한 놀음에 지쳐가곤 한다.

(※ 참고 글 : ☞ 여성과 위생, 그리고 제초에 대하여)


세상을 의심해야 한다.


마트에 가면 진열장에 단정하게 앉혀진 그것,

투명한 랩에 감싸인 고기를 볼 수 있다.

여느 공산품보다 더 반지르르하게 빛을 내며, 당신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저들이 바로 엊그제까지,

숨을 쉬며, 따뜻한 피를 혈관 속에 돌리던 이들이었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는가?

값싼 한 줌 사료를 먹고 꺼억 게트림을 하고,

맛있는 건초를 먹었다고 허연 미소를 지었다는 것을 그대는 알 수 있는가?


상인들은 철저하게 이런 인식의 회로를 차단하며,

말갛게 꾸며진 저 진열장 안의 잇속 장치로 사람들의 소맷자락을 잡아 이끈다.


빛살처럼 찬란한 존재를 돈으로 엿바꿔 먹는 저들 상인들.

나는 상인들의 셈법에 저항한다.


햇살oo이란 이름으로 돈을 빌려가라는 비등록 대부업체가 무시로 내 전화를 불러댄다.

한참 일하다 이런 따위의 부름을 받으면 그저 멱살잡이라도 하고 싶다.

하던 일 멈추고, 흙 장갑 벗고 전화를 받으면,

이런 꾀임의 목소리가 박가분 덕지덕지 바른 얼굴로 나타난다.

엊그제는 화가 나서 모질게 대하였다.

헌데 오늘 신새벽엔 그들의 단문이 또 도착하였다.

제 사익을 위해,

뭇 사람의 시간을 앗아가는 불한당들이다.


존재를 엿으로 바꿔 먹는 저들.

빛을 가리는 어둠과 같다.
악의 무리들이다.


성장호르몬, 항생제로 증폭되고,

좁은 케이지에 갇혀 붓듯 천근 무거운 몸으로 살아가는,

소, 돼지, 닭

이 시대 저들 동물들.

저 가여운 존재들.


허울 쓰고 만물의 영장이라며,

타자를 간단(間斷)없이 유린하며,

인간은 무거운 업보를 쌓아 간다.


고통의 당체(當體),

슬픔의 응체(凝體),

죄악의 증물(證物)


저 한 많은 평생, 핏빛 절규, 참을 수 없는 고통은 저들 손에 의해 철저하게 은폐된다.


거짓 증언


도대체 그 어떠한 이름의 ‘생명’이든,

우리가 그 피의 증언을 외면할 권리가 있는가?


내가 아는 어느 블루베리 농가 하나가 있다.

블루베리는 산성 토양에서 잘 자란다.

거의 극산성인 4.2 pH 내외이니,

이런 조건을 맞추는 것이 한국 땅에선 쉽지 않다.

(※ 참고 글 : ☞ pH, pH, pH)


하여 황산을 들이 붓거나, 황을 토양에 투입한다.

내가 한국에선 처음 보고한 사실이지만,

황산은 본디 발암물질이다.

이런 사실을 여러 곳에 알렸지만, 저항이 적지 않았다.

지금은 거지반 모든 카페 활동을 아예 하지 않지만,

어느 곳에선 이 글 하나로 나를 활동 정지까지 하였다.

이렇듯 황산으로 블루베리를 키우는 카페 운영진의 저항이 있었다.


황에 대하여는 내가 이미 기초 정보를 이야기하였다.

(※ 참고 글 : ☞ pH 조절용 자재들 - 03 (황))


추가로 이야기 하자면,

황을 많이 뿌리면,

땅이 굳어지고, 미생물의 활동이 저하된다.

황은 칼륨, 칼슘과 만나 염이 되어 땅을 경화시킨다.

황화칼슘(CaS), 황산칼슘(CaSO4)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석고처럼 단단하다.

황산칼륨(K2SO4)

이것 역시 명반으로 알려져 있다시피 단단한 물질이다.

게다가 칼륨, 칼슘은 블루베리의 경우 많으면 외려 해가 된다.


블루베리는 욕심이 없다.

블루베리는 군자다.


세상에 대하여, 

그저 마냥 맑고, 담담할 뿐이다.

한즉, 그 맛 역시 요란하지 않고, 은은하며,

삿되지 않고, 중정(中情, 中正)을 가지런히 지킬 뿐이다.


도대체가 비료를 원치 않으며,

따라 농약도 필요가 없다.

헌데 세상 사람들은 비료를 넣지 않으면 큰 탈이 나는 줄 안다.

내 수차 천명하지만,

비료를 넣으면 기필코 병충해가 창궐하게 된다.

이 이치를 깨우치지 못하면,

결코 참 농부, 생명을 아는 농부가 될 수 없다.


농부나, 소비자 모두 입을 모아 걱정한다.

거름을 어찌 넣지 않느냐?


내 겪은 바로는,

이 모두 기우(杞憂)이다.

내 깨달은 바로는, 

이 모두 미망(迷妄)이다.

(※ 참고 글 : ☞ 기우(杞憂))


어느 유기농, 천연농 카페에선,

황으로 농약을 만들어 뿌리면 좋다고 선전한다.

일정분 효과를 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말을 믿고 자주 뿌리다가,

땅이 굳어져 곤란한 지경에 처할 줄을 저들은 아는가?


다시 돌아가 말을 잇는다.


저이는 말한다.

법제 유황을 구입하는데, 이게 처음엔 pH 7을 넘는단다.

그런데 이것을 발효시키면 pH가 4~5로 뚝 떨어진다며,

놀라고, 자랑스러운 듯 의기양양하다.

그리고 이를 관주한다고 한다.


이것 당연하다.

의당 순수 원소 황(S) 그것 자체가 산성을 띄진 못한다.

다만, 황산화균(bacteria Thiobacillius)에 의해 황산으로 변할 때,

비로소 산성기가 발현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을 물에 섞으면,

그가 그리 양양(揚揚)히 말하던 pH 4~5는 바로 허물어지고 만다.


가령 저이가 만든 유황발효액 pH 4 1L를 10톤짜리 물탱크에 들이부었다면 어찌 될까?
10톤은 10,000L니 계산하기 편하게 근사(近似)하면,

원래의 발효액 [H+] 이온 농도는 만분지 일로 줄어들고,

pH는 급속히 탱크 속 물의 중성 쪽으로 수렴되어 간다.

참고로 수돗물은 pH 7.0, 지하수나 우물물은 pH 7.0을 사뭇 상회한다.


[H+] 이온 농도에 대하여 음의 로그를 취한 것이 pH인즉,

물이 중성이었다면, 이것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pH = -log10[H+]


원액을 밭에 들이 부었다면,

혹 일시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리 하여도 흙의 항상성(恒常性)이란 대단하여,

오래지 않아 본래의 본성으로 되돌아가고 만다.


인간의 노력이란 때로 대단한 결과를 내지만,

천신(天神) 하늘과 지모(地母) 땅을 상대하고 있을 땐,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과연, 투입 비용, 수고를 보상할 수 있을까?

게다가 땅이 경화되고, 미생물이 죽어나는 것까지 생각하면,

기대한 만큼 이것 그리 대단한 성과가 있을 수 없다.

그 뿐인가?

황 광상에서 채광할 때,
오로지 순수 황만 나오는가?

아지 못하는 새,
각종 중금속이 섞여 들여올 수 있다.


나는 고가의 법제 유황 따위를 쓰지 않고도,

황을 밭에 투입하여 기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안다.
하지만, 뭣 모르고 첫 해에 한 번 남 따라 넣은 후,

지금은 이를 염려하여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저이는 발효합네 하며,

각종 미생물을 투입하는가 보다.

하지만 블루베리의 경우엔 에리코이드 마이코리자(ericoid mycorrhizae)의 활동을 외려,

저해하는 짓을 저지르고 있다.

그가 투입하는 고초균이나 광합성균 따위는 외려 pH를 높이는 작용을 한다.


선무당 작두를 타듯,

설핏 알면 버선을 두 겹으로 껴 신어도,

자칫 발바닥을 베게 된다.


내가 신을 바로 대면하여 직거래 하는 경지에 이르지 않은 한,

하루 스물 넷 차례 나를 의심하여야 한다.


나는 선무당이 아닌가?


세상을 의심하여야 한다.

이는 곧 자신조차 믿지 말고 조심하여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상지계(履霜之戒)라,

한즉 옛 사람들은 서리를 밟듯 조심하라 일렀다.


이상견빙지(履霜堅氷至)

『서리를 밟으면 (장차) 굳은 얼음에 이르니라.』


다음을 예비하여야 한다.


오늘날 단편적인 지식,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난분분 날아다닌다.

그저 단순히 퍼나르기 바쁘다.

장님 문고리 잡듯,

똑같은 것이 무한 반복되곤 한다.


내 이름으로,

칼로 바르고, 송곳으로 헤쳐내 재해석해내어야 한다.

제대로 해득되지 못하면,

저것은 외려 득이 되기는커녕 해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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