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당 가는 길
소요유 : 2009. 4. 13. 16:48
성황당(城隍堂) 가는 길.
여기 북한산이라면 도시 한가운데 있은즉
성황당이 새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얼핏 짐작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수년 째 관찰한 바로는 전혀 그러하지 않다.
성황당은 살아 계신 것이라,
없던 성황당도 새로 만들어지고,
있던 성황당은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성황당에서 어찌,
성황신(城隍神)만 뵈오랴,
어느 날은 자비의 부처도 뵈옵고,
또 어떤 날은 사랑하는 예수도 뵙는다.
(※ 참고 글 : ☞ 2008/06/22 - [소요유] - 성황당(城隍堂))
만약 저들이 정녕 계시다면,
저리 간절한 소망의 터에 먼저 계시지 아니하시고,
하마 다른 곳에 계시겠는가?
오늘은 꽃구경 차, 산에 오르다.
진작부터 보고 있던 새로운 성황당을 사진으로 기록해 본다.
느끼건대, 저 영원, 그 안쪽 비밀의 한자락을 엿보는 듯한 그윽함은 늘 한결같다.)
※ 참고 글 : ☞ 2008/06/22 - [소요유] - 성황당(城隍堂))
하지만 그 당시만 하여도 없었던 것인데,
거기 앞쪽에 덧얹혀 새로운 성황당이 만들어지고 있다.
자그마하지만 하나 둘 씩 돌이 쌓여간다.
아니 돌이 아닌 게다.
그것은 간절한 소망과 정성의 실재다.
그 원망(願望)이 바람결 따라 하늘가로 푸른 연기처럼 지피어져 오르고 있다.)
비로서 그는 껍질을 내던지고 고단했던 자신의 삶을 알리기라도 할 양인가?
삐걱삐걱 마른 기침소리를 내며 지나는 행객들 발걸음을 붙든다.)
행여, 그 누구인들 꿈길보다 더한 저 아름다움을 풀어낼 수 있겠는가?
저기, 차마 저기에 어찌 그리들 쓰레기를 버릴 수 있겠음인가?
참으로 통탄스런 노릇이다.)
어렸을 때 보던 누나의 분홍 꽃무늬 고무신이 불현듯 떠오른다.
나는 이내 아득한 어린 시절로 잠깐 새 쪼르륵 봄꿈이어듯 미끄러져 들어간다.)
어느 날 민들레 홑씨 하나 떨어지듯 저기 소망 하나가 씨앗이 되어,
은혜의 비를 기도하듯 기다리고 계심이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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