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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화법과 환경운동가적 화법

소요유 : 2010. 11. 17. 20:25


아래 글은 오늘 아침 밭에 나가기 전에 오마이뉴스에 뜬 기사를 접하고,
잠간 댓글을 달았던 것인데 조금 부족한 내용이다.
(※ 참고 글 : "불편한데 에코라이프? 그건 아니죠4대강! 음, 좋은 방향으로 잘됐으면")
해서 조금 가필을 하려다가 그냥 쉬고 싶어 멈춘다.
다만 그 단서만 여기 남겨두련다.
가령 '불편'이란 것도 뜻을 세워 가다보면 어느 덧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
그러하니 '불편'을 의식하는 한도내에서 불편이지 그를 넘어서면 불편이라고 느낄 이유가 없다.

***

4대강에 대한 견해가 그리 불분명해서야,
환경운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싶다.

"우리 인간적으로 일회용 컵은 쓰지 맙시다!"

이 말은 환경운동가의 화법이지만,

- 환경운동에 관심이 많으시니까 하나 더 여쭐게요. 정부가 추진하는 4대강 사업, 어떻게 생각하세요?
"음... 뭐가 됐든 좋은 방향으로 잘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말은 정치인의 문법을 빌려다 쓴 꼴이다.

일회용컵도 심각하지만,
4대강은 이 시대 절체절명의 문제가 아니던가?

그의 절제된 화법은 끝내,

"제 욕구까지 참으면서까지 그렇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에 도달한다.
우리는 참으로 핑계가 많구나.

만약 우리의 삶이 핑계에 의해 제한당하는 것이라면,
애저녁부터 종이컵이 편리하여 마냥 쓴다는 사람을 어찌 말릴 수 있으랴.

이 때 우리는 멈춰 생각해야 한다.
과연 그녀가 말한 우리들의 행복이란 각자의 핑계로 그린 동그라미 크기 안에,
갇힌 면적으로 환산되어도 괜찮은가?

이명박의 4대강 역시 그 홀로 그린 동그라미 안에서 자족함을 너머,
오지랖도 넓게 내 삶을 간섭하지 말라는 멀쩡한 국민들까지,
모두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하다면 그의 핑계를 나무랄 것이 무엇인가?
외려 한껏 칭찬해주어야지.

핑계안에 갇힌 환경운동이란,
한낱 자기감정에 충실한 사치가 아닐까?

밥을 짓는데 2시간이 걸리는 것을 감수할 사람이 그리한다는 것을 그 누가 나무라랴.
하지만 먹고 살려고 단 10분도 그리 시간을 낼 형편이 되지 않는 사람은
핑계를 대며 인스탄트 식품을 목구멍에 꾸역구역 처넣고 출근 길을 달려나간다.

핑계 안에서,
그 누구도 부끄러움을 가질 이유가 없다.
이러고도 환경운동이 제대로 될까?

핑계를 부끄러움으로,
불편을 행복이 아니라 인내(감수)로,
맞바꿀 용기가 없다면,
환경운동은 성공하기 어려운 것임을.

불편을 핑계로 자기감정적 사치, 자기현시에 매몰된,
요 아래 루어투어의 말 역시 사이비 거짓에 불과한 것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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