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수리
어제 밤에 고장 난 컴퓨터를 고쳤다.
실로 근 2주 만이다.
수리가 어려웠던 것이 아니라,
부품 수배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간에 잠깐 휴가를 즐겼다.
주문한 부품이 누락된 채 배송이 되었기에,
잠깐새 그냥 시간이 마구 흘러가버렸다.
판매 상대가 대응을 소홀히 하였기에,
아예 다른 곳에 재주문을 넣었다.
똥 싼 놈이 화를 낸다고,
잘못을 저지른 것은 상대인데,
외려 화를 내고 있었다.
일부 부품을 빠뜨리고 배송을 하였던 것인데,
녀석은 대응을 하지 않고 뭉개고 있다가,
나의 항의를 받고서야 움직였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는 것을 보니,
한참 미숙한 녀석이구나 싶다.
때문에 나는 이중으로 부품을 구하게 되었으며,
시간도 허비하였다.
날씨도 더우니,
이 핑계로 휴가를 떠나며 수리를 잠시 보류하였다.
대개 PC가 고장 나는 개소(個所)는 정해져 있다.
power supply, fan, cpu, mother board, hard disk 따위다.
어디에서 고장이 났는가는 증상을 잘 살피면 추정이 가능하다.
수년 동안 겪은 바로는,
나의 경우엔 대개 cpu cooling fan, cpu, mother board 3 가지가 주로 고장이 났다.
cpu cooling fan은 고장이 나면 팬이 돌지 않으니 바로 알 수 있다.
게다가 컴퓨터가 절로 꺼졌다 들어왔다 되풀이 된다.
이는 cpu가 일정 온도 이상 올라가면 회로 보호를 위해 자동으로 꺼지기 때문이다.
꺼졌다가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작동이 되는 식이다.
cpu와 mother board 고장을 구별하는 것은 여러 경우가 있어 단순하게 말할 수는 없다.
다만 mother board(or main board)가 고장이 난 경우,
특히 bios가 저장된 cmos에 문제가 있을 때 del key를 눌러,
bios setup(or cmos setup)으로 진입할 수 없다.
이럴 경우 cpu보다는 mother board 문제일 확률이 높다.
cpu cooling fan, cpu, mother board 3 자 중 어떤 것이 고장인줄 알 수 없으면,
차례로 부품을 갈아 끼우면서 확인해도 좋다.
cpu cooling fan은 비교적 저가이지만,
cpu, mother board는 고가이므로 부담이 되면 중고 부품을 이용해도 된다.
기실 chip들은 엄격한 생산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잘 고장이 나지 않는다.
때문에 중고를 사용하여도 운이 나쁘지 않으면 별반 (고장) 위험이 없다.
소싯적엔 무엇인가 공작을 하고 수리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이제 나이를 먹으니 힘이 든다.
우선은 안경을 벗었다 꼈다 하는 것이 여간 귀찮은 것이 아니다.
내 눈은 원래 양안 모두 2.0 이상이었다.
눈을 혹사하였는지 이게 지금은 안경 없이는 못 버티는 형편이 되었다.
독서를 한다든가, 가까운 곳을 보려면 안경을 벗어야 잘 보이고,
조금 먼 곳을 보자면 안경을 껴야 잘 보인다.
이러자니 컴퓨터를 고칠 때에도 수시로 안경을 벗었다 꼈다 하여야 한다.
물질로 구축된 모든 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허물어지고 만다.
시간이란 좀벌레는 강철에도 구멍을 내고 잘라내고 만다.
내 육신도 종국엔 시간의 공격에 무너지고 말리라.
王言:「尊者那先!過去時之根本是何耶?未來時之根本是何耶?現在時之根本是何耶?」
長老言:「大王!過去時、未來時、現在時之根本是無明,以無明為緣而行生,以行為緣而識生,以識為緣而名色生,以名色為緣而六處生,以六處為緣而觸生,以觸為緣而受生,以受為緣而愛生,以愛為緣而取生,以取為緣而有生,以有為緣而生生,以生為緣而老死愁悲苦憂惱生。如是,此全時間最初之始是不能認識。」
(彌蘭王問經)
미란다 왕이 나가세나(나선) 존자에게 묻기를 과거, 미래, 현재의 근본이 무엇이냐 묻자,
나가세나 존자는 이리 말하고 있다.
무명(無明)
그리고 이로부터 태어나고, 늙고, 죽음이 생긴다고 말한다.
생주이멸(生住異滅)
세상의 만물은 생겼다 머무르고 변화하다 종국에 스러지고 만다.
周利槃特迦即從座起,頂禮佛足而白佛言:「我闕誦持無多聞性,最初值佛聞法出家,憶持如來一句伽陀,於一百日得前遺後、得後遺前,佛愍我愚教我安居調出入息。我時觀息微細窮盡,生住異滅諸行剎那,其心豁然得大無礙,乃至漏盡成阿羅漢,住佛座下印成無學。佛問圓通,如我所證,返息循空斯為第一!」
(大佛頂如來密因修證了義諸菩薩萬行首楞嚴經)
“주리반특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이마를 조아려 절하며 부처께 아뢰다.
‘저는 외워 지니는 능력이 없어, 많이 듣는 성질도 없었습니다.
최초 부처님을 뵙고는 법을 듣고 출가하였습니다.
여래의 게송(伽陀->偈頌) 한 구를 기억하는데, 백일이 걸리어,
앞의 것을 외우면 뒤에 것을 잃고, 뒤엣것을 외우면 앞의 것을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부처께서 저의 어리석음을 가엾게 여기시어,
저에게 편안히 있으면서 숨을 고르라 가르치셨습니다.
저는 그 때 숨이 미세하게 가늘어지며 다하는 찰나를 관하고는,
생주이멸의 모든 움직임이 찰나임을 알았습니다.
그 마음이 환히 밝아져 걸림이 없게 되었고,
번뇌가 다하여 아라한이 되어,
부처님의 자리 아래에 머물게 됨으로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는 무학을 이뤘다고 인가하셨습니다.
부처께서 물으신 원통(圓通)은 제가 증득한 바와 같이,
숨 쉬는 것을 되돌려 공(空)을 따름이 제일인가 합니다.’”
능엄경에선 이렇듯 생주이멸을 찰나라 가르치고 있다.
다시 태어난다면 생주이멸을 겪지 않을 수 없다.
나거든 죽지 말아야 하고,
죽으려면 다시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
짓지 말아야 한다.
지으면 언젠가는 허물어지고 만다.
허물어지지 않으려면 애시당초 짓지를 말아야 한다.
컴퓨터가 고장이 나서 글을 쓰지 못하였더니,
그간 쌓인 이야기가 적지 않다.
우선,
다음엔 짓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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