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일(翌日)
익일(翌日)
주문한 물건 택배 배송 일정을 보려고, CJ대한통운 홈페이지에 들렸다.
정보란을 보니 익일 배송이라 적혀 있다.
익일 배송이란 말은 틀린 말이다.
내일(來日) 또는 명일(明日) 배송으로 고쳐 써야 옳다.
익일(翌日)은 기준 일 다음 날이란 의미이다.
가령 어느 화물회사의 배송 시스템 상,
항시 집배지에 화물이 도착한 다음날 배송이 일어나게 되어 있다면,
일반적 배송 방법을 지칭하려 할 때, 익일도(翌日渡)라 표현할 수는 있겠다.
과거 또는 미래의 기준일 바로 다음날 사건(event)이 일어날 때,
익일(翌日)이란 말을 쓸 수 있다.
그러니까 익일이란 다음 날을 지칭하기 위한 일반화(general)된 표현 양식어다.
하지만, 오늘 시점에서 밤 넘겨, 바로 밝아올 다음날을 지칭할 때는,
내일(來日) 또는 명일(明日)로 확정하여 말하여야 한다.
이 말들은 일반적으로 설정된 날이 아닌,
바로 눈앞에서 맞이할 확정된 특정(special, specific) 시점을 가리키고 있다.
한즉, 오늘 현장에 서서, 그 다음 날은 이미 확정되어, 구체화된 내일(명일)인즉,
굳이 익일이란 추상적이고, 일반화된 표현 영역을 거쳐 돌아갈 이유가 없다.
가령, 2017.08.08 다음 날인 2017.08.09을 오늘 2018.01.26 시점에서 가리킬 때,
익일이란 말은 가능하지만 내일이란 말은 쓸 수 없다.
2017.08.08. 익일인 2017.08.09.에 oo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2017.08.08. 내일인 2017.08.09.에 oo사건이 일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 이치를 제대로 파악한 이라면,
오늘인 2018.01.26에 서서, 2018.01.27은 바로 내일이나 명일이지,
익일이라 하는 것이 얼마나 무식한 표현인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유를 하나 들어본다.
약수터에 가서 허리춤에 찬 내 표주박으로 물을 떠먹으면 될 일이지,
여러 사람 입이 수상스레 오간 공용 표주박으로 물을 떠먹을 일이 있는가?
자칫 하면 병자에 의해 오염된 표주박을 건드려 간염, 폐병 따위에 걸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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