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로와 쌍두사
(출처 : chinatimes)
此馬眼下有淚槽,額邊生白點,名為的盧,騎則妨主。張武為此馬而亡。主公不可乘之。
(三國演義)
“이 말은 눈 아래 눈물주머니가 있고,
이마에 하얀 점이 있으며.
이름을 적로(的盧)라 한다.
말을 타면 주인을 해친다.
장무는 이 말을 타고 죽었습니다.
주공(유비)은 타셔서는 아니 됩니다.”
삼국지에 보면 유비(劉備)가 이 말을 타는 장면이 나온다.
주위 사람들은 적로가 흉마인즉 타지 말 것을 권하였다.
하지만 유비는 이를 물리치고 적로를 가까이 두었다.
但凡人死生有命,豈馬所能妨哉!
“무릇 사람이 죽고, 삶은 명에 달린 일이라,
어찌 말이 이를 방해하랴!”
유비는 이리 말하며, 괘념치 않았다.
유비가 유표(劉表)에게 의탁하고 있을 때,
채모(蔡瑁)와 괴월(蒯越)이 연회를 베풀어 유비를 죽이려 하였다.
유비는 적로를 타고 성을 탈출하였는데,
단계(檀溪)에 이르러 길이 막혔다.
備急曰: 的盧:今日厄矣,可努力!
“적로야 오늘 액을 만났구나, 힘을 내거라.”
이리 유비는 적로에게 타이른다.
하자, 적로는 세 장을 힘껏 솟구쳐 오르며 강을 건너니,
유비는 적을 따돌리고 목숨을 구하였다.
과시 사람의 목숨이란 하늘에 달린 것이지,
흉마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하겠다.
그런데, 유비가 적로를 거둔 일에 비추어,
유량(庾亮)의 고사를 함께 음미해두지 않을 수 없다.
庾公乘馬有的盧,或語令賣去。庾云:「賣之必有買者,即當害其主。寧可不安己而移於他人哉?昔孫叔敖殺兩頭蛇以為後人,古之美談,效之,不亦達乎!
(世說新語)
“유공(庾公)의 말 중에 적로가 있어,
한 사람이 팔아버리라 하였다.
유공이 말하길,
‘말을 팔면 필히 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결국 그 주인을 해칠 것이다.
자신이 불안하다고, 그것을 어찌 남에게 넘길 수 있겠는가?’
옛날 손숙오가 머리가 둘 달린 뱀을 죽이며,
후인을 염려하였다는 미담이 있듯,
내 이를 따른다면, 세상 이치에 통하는 셈이 아니더냐?”
여기 손숙오의 고사는 그럼 또 무엇인가?
卻說蒍敖字孫叔,人稱為孫叔敖。奉母逃難,居於夢澤,力耕自給。一日,荷鋤而出,見田中有蛇兩頭,駭曰:「吾聞兩頭蛇,不祥之物,見者必死,吾其殆矣!」又想道:「若留此蛇,倘後人復見之,又喪其命,不如我一人自當!」乃揮鋤殺蛇,埋於田岸,奔歸向母而泣。母問其故,敖對曰:「聞見兩頭蛇者必死,兒今已見之,恐不能終母之養,是以泣也。」母曰:「蛇今安在?」敖對曰:「兒恐後人復見,已殺而埋之矣。」母曰:「人有一念之善,天必祐之。汝見兩頭蛇,恐累後人,殺而埋之,此其善豈止一念哉?汝必不死,且將獲福矣。」逾數日,虞邱等奉使命至,取用孫叔敖。母笑曰:「此埋蛇之報也。」敖與其母,隨虞邱歸郢。
(東周列國志)
“손숙오가 어머니를 모시고 난을 피하여, 몽택에 머물렀다.
힘써 밭을 갈며 홀로 살아갔다.
어느 하루, 호미질을 하는데 머리 둘 달린 뱀이 나왔다.
손숙오가 말하였다.
‘내가 듣건대, 양두사는 상서롭지 못한 지라,
보는 자가 반드시 죽는다 하였으니, 내가 죽게 되겠구나!’
또 생각하기를
‘만약 이 뱀을 그냥 내버려 두면, 후에 다른 이가 다시 이를 보게 될 터이고,
그러면 또 목숨을 잃게 되리니, 나 혼자 당하는 것이 낫겠다.’
이내 호미를 휘둘러 뱀을 죽여 버렸다.
그리고 이를 밭가에 묻고는 바삐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향해 울었다.
어머니가 그 까닭을 물으니,
손숙오는 이리 말씀을 올렸다.
‘듣건대 양두사를 보게 되면 반드시 죽는다 하더이다.
소자가 이제 그것을 보았은즉,
어머니 봉양을 마지막까지 하지 못할 것이 무서워,
이리 우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말씀하시다.
‘뱀이 아직 멀쩡히 살아 있는가?’
손숙오가 대답하였다.
‘소자, 후인이 이를 보게 될까 염려하여 죽여 땅에 묻어버렸습니다.’
어머니가 말씀 하시다.
‘사람이 착한 생각을 하나만 품어도 하늘이 돕는다 하였다.
네가 양두사를 보았으면서,
후인을 염려하여 죽여 묻었은즉,
이게 어찌 한 가지 생각을 품은 것에 그치랴?
너는 반드시 죽지 않을 것이며,
장차 복을 얻게 되리라.’
수일이 지나,
우구(虞邱) 등이 명을 받들고 와서는 손숙오를 거둬 썼다.
어머니가 웃으며 말씀 하시다.
‘이는 뱀을 죽여 땅에 묻은 보갚음이니라.’
손숙오와 어머니는 우구를 따라,
초나라 수도 영(郢)으로 돌아갔다.”
(출처 : 痞客房)
내가 농사를 지으면서,
한 해에도 여러 차례 밭에서 뱀을 만난다.
이를 절대 해치지 않고 멀리 가라고 이르며 밭길을 다니곤 한다.
하우스 안에 들어온 뱀도 잡아서 안전한 곳으로 놓아주었지,
부러 생심을 내어 죽이려 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다만 예초기를 돌릴 때,
풀숲에 숨은 뱀을 미처 피하지 못하여,
본의 아니게 다치게 한 적은 있다.
하여 예초기를 돌릴 때,
풀이 많이 난 곳을 지날 때는,
큰 소리를 쳐서 저들이 피해갈 것을 알리곤 한다.
내가 이리 하는 것은,
결코 손숙오처럼 착한 마음을 지녀, 후인을 염려함이 아니오,
또한 내가 이로 인해 나중에 복을 받고자 함이 아니다.
다만, 중생(衆生)이란 모두 그 삶이 가여운 바라,
이를 도와주지는 못할지라도 해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이 그리 착한 편이 아니라,
악한 사람은 사납게 미워하고,
미운 사람에게 한을 품는 것이 내 본색임이니,
이를 굳이 숨기지는 않으려 한다.
참고로 쌍두사와 관련된 나의 지난 글을 여기 걸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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